■ 하동・산청 남도 봄맞이 여행

쌍계사 벚꽃 풍경/윤석구
쌍계사 벚꽃 풍경/윤석구

봄의 전령사 중 가장 화려하고 요란한 벚꽃 여행지로 잘 알려진 쌍계사 입구 화개장터 계곡 벚꽃을 구경한다. 이어 하동군 유일의 섬 대도 섬, 단군 성지로 알려진 삼성궁, 산청군의 전통문화 배움터 남사예담촌, 한방 테마 여행지 동의보감촌 등까지. 멋진 1박 2일 프로그램에 합류해 봄맞이 여행을 마음껏 즐겼다.
 

쌍계사 10리 벚꽃 터널 ‘환상 체험’

하동 화개장터에 가까워지자 2차선 좁은 도로는 몰려든 차들로 엉켜서 거북이 주행을 하고 있었다. 정오쯤 쌍계사로 올라가는 입구에 있는 정금이마을서 내렸다. 여기서 화개장터까지는 벚꽃길이 3㎞ 정도 됐다. 계곡 다리를 건너 천년 고찰 쌍계사 10리 벚꽃 터널 속으로 들어섰다. 두세 번 왔던 벚꽃 터널이지만 언제 봐도 가슴을 뛰게 하는 벚꽃 환상 길이었다. 

쌍계사 입구 화개장터 계곡 벚꽃 터널 전경/윤석구
쌍계사 입구 화개장터 계곡 벚꽃 터널 전경/윤석구
화개장터 외곽 벚꽃 터널 전경/윤석구
화개장터 외곽 벚꽃 터널 전경/윤석구

일행과 벚꽃에 취하고 눈이 황홀해서 희희낙락 걸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벚꽃길은 구름처럼 몰려드는 사람들로 꽉 차기 시작했다. 기쁨과 즐거움으로 들뜬 얼굴들을 바라보며 같이 기쁘고 함께 행복해지는 벚꽃길을 흥에 겨워 걸었다. 벚꽃터널과 연결되는 화개장터는 그야말로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사람들로 넘쳐났다. 입구 쪽에 있는 식당 안으로 들어가서 부침개와 막걸리, 섬진강의 특산물인 섬진강 벚굴을 맛보며 벚꽃 절정을 즐긴 후 오후 2시쯤 노량항으로 출발했다.

하동군 유일의 섬 대도 해안 전경/윤석구
하동군 유일의 섬 대도 해안 전경/윤석구
대도 섬 데크길/윤석구
대도 섬 데크길/윤석구

노량항 수협 앞에서 노량대교 아래까지 바다 구경을 했다. 오후 4시에 노량선착장에서 카페리호로 10여 분 만에 대도 어촌체험마을 선착장에 도착했다. 하늘에서 보는 섬 형태가 물고기 등뼈 가시처럼 생긴 대도 섬은 옆에 있는 길쭉한 형태의 농섬과 양옆으로 구름다리 데크 길과 연결돼 있다. 파노라마 뷰로 바다 풍광을 조망하며 섬 전체를 걷는 3㎞ 둘레길은 적당히 땀을 흘리며 걷는다.

대도 섬에서의 아침 밥상/윤석구
대도 섬에서의 아침 밥상/윤석구

저녁은 섬에서 채취한 미역국에다 말린장어조림, 모자반, 톳 등 섬 특유의 반찬들과 새콤달콤한 간자미무침이 곁들여진 백반이다. 어느 맛집 요리보다 훌륭했다. 숙박은 2개의 멋진 돌섬을 품은 바닷가 안쪽으로 들어앉은 폐교를 리모델링해 만든 금모래힐링펜션에서 했다. 교실 하나씩에 취사와 샤워시설을 갖춘 방은 4~5명씩 자도 충분했다. 아침은 바다에서 직접 걷어 올린 생미역을 깨끗이 손질한 미역국에 각종 해조류 반찬 등이다. 바다의 향을 풍기며 입맛을 잔뜩 돋운다. 오전 8시 카페리호를 타고 나왔다. 
 

돌탑과 돌솟대로 쌓아 만든 삼성궁/윤석구
돌탑과 돌솟대로 쌓아 만든 삼성궁/윤석구

 

3333개 돌솟대 쌓아 만든 삼성궁

노량대교 선착장에서 출발해 오전 10시쯤에 지리산의 중턱에 자리 잡은 삼성궁 주차장에 도착했다. 입구는 황토색 빛깔의 커다란 학이 날개를 펼치며 지붕을 장식하고 있었다. 지금껏 본 적이 없는 듯한 독특한 형태를 한 홍익문을 지나 오르막길을 오르기 시작했다. 오를 때마다 기묘한 형태의 돌들과 돌담, 돌문들이 나타났다. 산 중턱에 돌을 하나하나 쌓아 만든 호수 주변으로 돌담과 돌탑을 지나며 기이하고 놀라운 광경에 경이로움에 빠져들었다. 

삼성궁 호수/윤석구
삼성궁 호수/윤석구

돌탑 사이로 난 돌계단을 올라 큰 규모의 두 번째 호수를 지났다. 돌 문을 지나고 또 돌 성곽 문을 통과하고 또 돌 문을 통과했다. 암벽을 깎아 만든 커다란 에메랄드빛 호수가 나타났다. 계속해서 갖가지 형태의 돌 성곽과 거대한 돌 입상들이 끊임없이 펼쳐졌다. 삼성궁은 단군 성지 수도자들이 1500여 개의 돌탑과 3333개의 돌솟대를 쌓아 만든 수련의 터전이라고 한다. 한 번은 꼭 봐야 할 만한 특별나고도 기이한 동화 속 마을 같은 삼성궁이었다.  

남사예담촌의 520년된 사효재 향나무/윤석구
남사예담촌의 520년된 사효재 향나무/윤석구
남사예담촌의 흙담길/윤석구
남사예담촌의 흙담길/윤석구

 

‘왕의 남자’ 촬영지 부부회나무 감상

남사예담촌의 부부회나무/윤석구
남사예담촌의 부부회나무/윤석구

오후 1시에 도착한 남사예담촌은 수많은 선비가 과거에 급제해 가문을 빛냈던 학문의 고장으로 알려진 곳이다. 공자가 탄생했던 니구산(尼丘山)과 사수(泗水)를 이곳의 지명에 비유할 만큼 예로부터 학문을 숭상하는 마을로 유명한 곳이다. 남사예담촌 해설사를 예약하고 주차장에서 만났다. 10년 경력이라는 해설사분의 위트 넘치는 해설을 들으며 이리저리 골목과 집들을 드나들며 답사한 남사예담촌은 우리나라 전통 한옥의 아름다움을 더욱 느끼게 해줬다. 

답사는 영화 ‘왕의 남자’ 촬영지였다는 수령 210년 된 부부회나무부터 시작했다. 나무 두 그루가 서로 엮인 독특한 형태다. 부부가 그 아래를 통과하면 금실 좋게 백년해로한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는 명소다. 300년 동안 잘 보존된 이씨고가, 수령 520년 된 사효재의 향나무, 국가등록문화재로 지정된 흙담 길을 걸었다. 또 이순신 장군이 백의종군 시 유숙한 곳인 니사재 등 남사예담촌을 1시간 동안 알차게 답사했다. 여유를 갖고서 전통문화를 배우고 휴식하면서 충전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마을이었다.

 

동의보감촌/윤석구
동의보감촌/윤석구

 

한방 테마 관광지 ‘동의보감촌’ 관람

오후 3시에 도착한 동의보감촌은 한방을 테마로 조성한 국내 최초의 건강체험 관광지다. 엑스포주제관, 한방기체험장, 한의학박물관, 한방테마공원, 동의본가, 한방자연휴양림, 본디올한의원, 약초판매장, 숙박시설 등 한방과 관련된 다양한 시설을 갖췄다. 대한민국 힐링여행 1번지를 꿈꾸는 곳이다. 해설사 안내를 받으며 한방기체험장을 둘러보고 무릉교 출렁다리를 왕복했다. 시간이 부족해 전체 관람은 뒤로 미루고 관광버스에 올랐다.

절정의 벚꽃 관광뿐만 아니라 귀로 듣는 해설 답사여행도 즐거웠다. 어느 때보다도 많은 것을 보고 느낀 알찬 여행이 된 것 같아 가슴이 뿌듯했다.

 

윤 석 구 트래블디렉터 여행플랫폼 ‘파랑나침반’ 카페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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