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무가 주는 혜택은 매우 다양하다. 탄소를 흡수해 지구의 온난화를 막아주고, 신선한 공기를 지속적으로 배출해 줄 뿐만 아니라 봄이면 사람들의 눈을 즐겁게 해 준다. 그 외에도 구역간의 경계를 표시하기도 하고, 다양한 열매를 제공한다. 나무는 하나지만 나무가 주는 혜택은 시대나 사람에 따라 여러 가지로 나타난다. 최근에는 탄소중립과 미세먼지 차단에 주안점이 있는 듯하다. 더 많은 탄소와 미세먼지를 흡수해 사람들에게 이롭게 하는 것을 최우선 목적으로 두고 있다. 그런데 나무가 갖는 특성 중에 많은 탄소를 흡수하면서 동시에 많은 미세먼지를 흡수하는 것은 상반되는 일이어서 두 가지 목적을 동시에 만족시키기 어렵다. 탄소나 미세먼지나 나무의 잎에 있는 기공과 관련이 깊은데 미세먼지가 기공의 기능을 저해하기 때문이다. 기공만이 아니라 잎 표면의 흡착된 미세먼지도 저해 요소인데 이런 오염물질은 주기적으로 세척해 줄 필요성이 있다. 이렇게 미세먼지 등을 잎에서 탈락시켜 잎의 기능을 향상시키는 작업이 ‘트리샤워’다. 깨끗한 물로 잎을 강한 수압으로 씻어주는 작업으로 잎의 세척은 나무에도 도움을 준다. 일반적으로 나무의 체내로 미세먼지가 들어갈 것으로 생각하지만 실제로 많은
김철응의 나무 진료시대
김철응
호수 1358
2024.04.18 08:59
-
4월 5일은 식목일이다. 과거 식목일이 공휴일일 때는 많은 사람이 산이나 집에 나무를 사서 심는 일이 흔했다. 이제는 산에 가도 나무를 심을 공간이 많이 사라졌고 단독주택이 줄어들면서 집에 나무를 심는 것도 어려운 일이 되고 말았다.전 국민의 절반 이상이 공동주택에서 거주하는 우리나라의 특성상 이제 식목일에 나무심기라는 일은 남의 일처럼 되고 말았다. 그렇다면 별도로 나무를 심는 것이 거의 불가능한 공동주택에서 식목일을 어떻게 누려야 할까. 식목일에 공동주택 내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 있을까.사실 계획에 의해 조성된 공동주택에 새로운 나무를 식재하는 것은 부담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꽃을 심는 것은 어떨까. 우리는 식목일에 나무만을 심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넓은 의미에서 초화류를 가꾸는 것도 의미 있는 행사가 될 수 있다. 최근 각 지자체에서 조경가드닝 과정이 많이 개설이 되고 있다. 이런 교육과정을 수료한 사람들만이 아니라 관심 있는 사람들이 모여서 작은 정원을 꾸며보는 것을 추천한다. 올해 식목일에는 여러 공동주택에서 다양한 꽃을 여건에 맞게 심어보는 여유가 있었으면 좋겠다.여러 이유로 식목일 변경에 대한 의견이 있다. 지금의 4월 5일은 잎과 뿌리의
김철응의 나무 진료시대
김철응
호수 1356
2024.03.30 16:00
-
최근 새로 지어지고 있는 공동주택은 차별성을 부각하기 위해 조경을 활용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그래서 비싼 나무, 희귀한 나무, 아름다운 나무 등을 풍부하게 식재하고 있다. 나무를 많이 심는 것은 바람직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최근 공동주택은 지하에 주차장을 만드는 경향으로 인해 나무를 식재할 수 있는 토심의 한계가 있다는 사실이 문제다. 하중 증대 때문에 지상부에 많은 양의 흙을 부설하기 어려운 탓이다. 많은 나무를 심다 보니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토심과 면적의 부족이 예상된다. 단기적으로는 이식한 나무의 뿌리가 덜 발달한 상태여서 쓰러짐의 위험성이 높다. 이렇게 쓰러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지주를 설치한다. 지주의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개별 나무별로 지주를 설치한다. 지주대를 나무에 부착시키고 철사나 천으로 고정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이식한 나무가 흔들리지 않도록 해 준다. 지주대와 나무를 단단히 고정할수록 위험성은 줄어들 것이다. 안전을 위해 고정한 지주가 시간이 지나면서 나무의 생육에 지대한 위험을 줄 때가 있다. 지주는 뿌리가 발달하지 못했을 때 고정해 주는 것이 주목적이다. 물론 가지의 처짐 등으로 부러질 수 있는 곳에 설치하기도 한다
김철응의 나무 진료시대
김철응
호수 1354
2024.03.18 08:57
-
국민이 가장 좋아하는 나무로 소나무를 꼽는다. 1년 내내 푸르름을 보여주고 상징성도 강하기 때문이다. 그런 소나무가 기후변화로 우리나라에서 점차 사라질 수도 있어 아쉬움이 크다. 소나무의 퇴장을 막을 수는 없겠지만 최대한 늦춰야 한다. 또 기후변화 못지않게 소나무를 소멸시킬 수 있는 소나무재선충병은 예방이 가능하므로 예방에 힘써야 한다.소나무재선충병 예방방법은 나무주사, 토양관주 등이 있는데 주로 활용하는 방안은 나무주사다. 예방 성분이 있는 식물보호제를 직접 주입하는 방식이다. 효과는 좋지만 실행과정에서 다소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다. 나무주사에 이용되는 약제는 다양하다. 종류에 따라 주입약량이 다소 차이가 날 수 있다. 약효 기간도 차이가 날 수 있다. 보통 흉고직경 30㎝인 경우 흉고직경당 1㏄ 정도 주입했을 때 2년 정도 약효가 있다고 말한다. 약량은 흉고직경이 커질수록 늘어나며 약제에 적혀있는 약량을 준수해야 한다. 공동주택에서 이뤄지고 있는 소나무재선충병에 대한 나무주사에서 효율성이 떨어지는 경우는 다음과 같다. 첫째는 흉고직경 5㎝ 소나무에 약제를 주입하는 경우다. 흉고직경 10㎝ 미만은 나무주사 주입을 지양한다. 직경 대비 구멍의 크기가 크기
김철응의 나무 진료시대
김철응
호수 1352
2024.03.07 09:09
-
시대가 변하면 추구하는 방향이나 생각이 달라지기 마련이다. 최근 지어지고 있는 공동주택 조경시설 중에 잔디가 포함된 경우가 늘고 있다. 잔디는 골프장에나 있는 것이라 치부하던 과거와는 달리 다양한 수목과 함께 어우러져 있는 잔디공간을 특화 공간으로 내세우는 공동주택이 늘어나고 있다. 석가산이나 수경시설을 주요시설로 설치해 각광을 받았다면 이제는 여기에 일정 규모의 잔디공간을 더한 경우도 늘고 있다. 잔디공원은 공동주택 관리사무소에서 관리하기는 쉽지 않다. 수목은 어느 정도 지식을 갖고 있는 이들이 많지만 잔디는 전문가를 찾기가 쉽지 않다. 이런 이유로 잔디를 즐기는 장소가 아니라 잔디는 출입금지를 해놓고 보여주기만을 하는 곳도 있다. 잔디공원을 개방했을 때 가장 큰 문제는 잔디 손상이다. 넓게 펼쳐진 초록공간에 중간중간 갈색으로 잔디가 훼손된 부분은 좋은 경관이 아니다. 그런 경우 훼손된 부분을 복원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잔디의 종류 및 기본적인 특성을 알고 있으면 유리하다. 잔디는 크게 생육을 잘하는 온도에 따라 △한지형 △난지형으로 구분한다. 잔디 잎이 25~35℃에서 잘 자라면 난지형 잔디라 하고, 15~25℃에서 잘 자라는 잔디를 한지형 잔디라
김철응의 나무 진료시대
김철응
호수 1350
2024.02.17 16:00
-
도로의 가로수나 공동주택 내의 나무에 대한 가지치기가 시작되는 시기다. 나무는 그대로 놔두더라도 잘 자란다는 인식이 있기는 하지만 사람과 함께 사는 생활권에서는 어느 정도 관리를 할 수밖에 없다. 나무의 입장에서는 손대지 않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사람의 입장에서는 나무의 모든 것을 수용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공동주택 저층의 경우 발코니 쪽으로 나무가 식재돼 있는 경우 일조권의 문제가 발생한다. 사람의 기본권인 일조권을 나무가 방해하는 것이다. 의견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나무를 살리기 위해 사람이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는 의견과 사람이 우선이기 때문에 나무를 베어 없애야 한다는 의견이 서로 대립한다. 이 경우 어떻게 해야 할까?사람과 나무가 공존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공동주택에서 발생하는 가지치기 갈등을 해결하는 방안을 최근 개정된 도시숲법에서 찾아볼 수 있을 것 같다. 도시숲법에서는 기존 10년 단위의 기본계획을 수립하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연차별 가로수 계획 수립・시행을 하도록 추가하고 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10년 계획과 매년 시행할 계획을 함께 수립하도록 함으로써 체계적인 가로수 관리가 이뤄지는 초석을 마련했다. 올
김철응의 나무 진료시대
김철응
호수 1348
2024.01.28 16:00
-
8년 만의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즐겼다. 적설량도 지역에 따라 10㎝가량 쌓일 정도로 많이 내려 사람들의 마음을 풍요롭게 했다. 이처럼 어린이나 일반인에게는 하얀 눈이 즐거움을 줄 수 있다. 하지만 공동주택을 관리하는 입장에서는 무엇보다 힘든 노동의 연속이다. 사람들이 눈에 미끄러지지 않도록 미리미리 쓸어내거나 제설제를 살포해야 했다. 바닥을 빗자루로 쓸어내는 것은 한계가 있다. 브로워(송풍기)를 갖고 처리해도 인력으로 모두 처리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밤새 눈이 내리는 경우 처리해야 할 양은 더 많이 늘어나기 마련이다. 즐거움을 즐기는 사람과 즐거움을 즐기도록 묵묵히 일하는 사람이 상존하는 것이 현실이다. 어떤 단지에서는 값비싼 소나무류에 눈이 많이 쌓이지 않도록 가지의 눈을 털어줘야 할 때도 있다. 눈은 실제로 나무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쌓이는 눈의 하중으로 인해 가지가 부러질 위험성이 높아진다. 눈은 크게 건설(乾雪)과 습설(濕雪)로 구분한다. 눈의 종류는 구름 속에서 얼음알갱이가 어떻게 부착되는가에 따라 달라진다. 대기 온도에 따라 얼음알갱이, 물방울, 과냉각 물방울(0도 이하에서도 얼지 않는 물방울)을 이루는데 기온이 낮아질수록 과냉각 물방울이 적어진다
김철응의 나무 진료시대
김철응
호수 1346
2024.01.13 15:35
-
기후변화라는 단어가 이제 우리의 일상생활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고 있다. 다른 나라의 일로만 여겨졌던 기후변화가 일상화되고 있는 느낌이다. 기후변화는 사람을 힘들게 하지만 나무도 힘들게 한다. 올해 가을은 전국의 나무에 적지 않은 피해를 줬다. 다소 과장해 치명적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 좀 더 정확히는 ‘이런 기후변화가 지속되면 치명적인 피해가 예상된다’고 말할 수 있다. 서울의 경우 지난해 11월 2일 25.9℃까지 기온이 올라갔다. 이는 11월 기온으로는 116년 만에 가장 더운 날이었다. 11월임에도 불구하고 반소매로 거리를 활보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여름이 다시 온 것으로 착각할 정도의 기온은 이후로 3~4일 지속됐다. 그러다 11월 8일 최저기온이 갑자기 영하 1.8℃로 떨어졌다. 영하의 기온이 되면 살아있는 나뭇잎은 저온 피해를 본다. 나뭇잎이 정상적인 잎 생장을 하다 갑작스러운 저온으로 인해 잎의 기능이 모두 상실됐다. 덕분에 나뭇잎은 가지에서 떨어지지 않고 고스란히 붙어 있는 상태를 유지했다. 잎이 죽은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단풍이 들 시간적 여유도 당연히 없다. 그렇기에 지난가을은 단풍이 제대로 든 나무를 찾아보기 어려운 특별한 시기였다. 가을이
김철응의 나무 진료시대
김철응
호수 1344
2023.12.31 16:00
-
나무는 계절별로 사람들에게 행복함을 준다. 형형색색의 꽃으로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봄철과 여름이 지나면, 나무가 지닌 고유의 잎 색깔 단풍을 제공하는 가을이 온다. 그리고 다소 앙상한 듯해도 자연미를 보여주는 겨울까지 나무는 항상 사람과 함께 한다. 겨울철 도심에서는 좀 더 아름다운 경관을 위해서 나무에 몇 가지 시설물을 설치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장식을 위한 조명이나 나무에 예쁜 천으로 감싸주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그런데 이런 시설물이 나무에 주는 영향은 없을까 하는 의문이 생긴다.◇나무에 조명 걸기조명이 나무에 주는 피해는 크게 열과 빛에 의한 것이다. 몇 가지로 구분된다. 먼저 조명에서 발생하는 열은 오랜 시간 지속될 경우 일부 광엽 상록성 수종에서 피해가 나타날 수 있다. 최근 사용하는 전등(트리용)은 LED방식이다. 여기에서 발산되는 25℃ 내외의 열은 겨울철 야간의 차가운 기온과 상쇄돼 피해가 잘 나타나지 않는다. 하지만 지속 시간과 주변 기온의 변화 등에 따라 차이는 있을 수 있다. 낙엽성 수종에서는 열에 의한 피해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LED에서 발산되는 열은 차가운 기온 때문에 가지에는 거의 피해를 주지는 못한다. 빛에 의한 피해는 수종에
김철응의 나무 진료시대
김철응
호수 1342
2023.12.22 09:28
-
곤충의 일반적인 생활사는 봄에 알에서 깨어나고 겨울에는 월동하는 것이다. 날씨가 따뜻하면 활동을 하고 날씨가 추워지면 활동을 멈추는 것은 저온에 취약한 곤충이 살아남기 위한 생존 법의 하나일 것이다. 당연히 겨울철에 활발하게 활동하는 곤충을 보기는 쉽지 않다. 그런데 겨울철에 활발한 활동을 일삼아 소나무의 활력을 저하시키는 독특한 해충이 있다. 바로 솔껍질깍지벌레다. 솔껍질깍지벌레는 일반 곤충과는 다르게 무더운 여름에는 여름잠(夏眠)을 자다 추워지면 본격적인 활동을 한다. 1963년 전남 고흥군에서 처음 발생이 보고된 이후 1983년이 돼서야 솔껍질깍지벌레의 피해임이 확인됐다. 매우 오랜 시간 피해가 나타났는데도 원인을 밝혀내지 못한 대표적인 해충이다. 매년 2~8㎞ 정도의 속도로 확산하고 있으며 주로 해안가를 중심으로 확산한다. 약충(불완전변태를 하는 애벌레)이 가는 실 모양의 구침을 소나무 수피에 꽂고 가해할 때, 세포막 파괴 및 세포 내 물질의 분해가 복합적으로 이뤄져 피해를 준다. 솔껍질깍지벌레에 의한 전형적인 피해증상은 4∼5년생의 수관 하부 가지의 잎부터 갈색으로 변하며 심한 경우에는 수관 전체가 갈변해 고사한다. 잎이 갈변하는 시기는 3∼5월이며
김철응의 나무 진료시대
김철응
호수 1340
2023.12.02 16:00
-
겨울이 다가오면서 나무를 위한 여러 가지 월동작업이 시작된다. 경제적 가치가 높은 나무일수록 더 많은 보호를 하는 데 집중하지만 오히려 잘못 알려진 정보로 인해 돈만 낭비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대표적인 것이 나무의 줄기에 감싸는 잠복소다. 잠복소는 잎을 가해하는 해충이 월동을 위해 지표면으로 내려갈 때 줄기 중간에 보온이 될 수 있는 시설을 만들어 그 안에 모이도록 한 다음 봄철에 해체해서 소각하는 방제 방법 중 하나다. 이 방법은 시기나 대상을 명확히 파악하고 있는 상태에서 시행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먼저 잠복소가 효과를 나타내기 위해 가장 필요한 전제 조건이 하나 있다. 바로 가을철에 잎을 갉아 먹는 해충이 나무에 존재해야 한다는 점이다. 잎을 갉아 먹는 해충이 있고 그 해충이 월동을 위해 지표면으로 내려와야 한다. 잎을 갉아 먹는 해충이 없으면 지표면으로 내려올 해충이 없으므로 방제 대상이 없다는 의미가 된다. 즉 방제할 필요성이 사라지는 것이다. 사실 잠복소는 솔나방과 미국흰불나방을 방제하기 위한 한 방법이다. 가만 생각해 보면 10월에 나뭇잎을 갉아 먹는 해충을 볼 수 있을까? 대부분의 해충은 월동을 위한 상태로 들어가 있기 때문에 10월 중에도
김철응의 나무 진료시대
김철응
호수 1338
2023.11.18 16:00
-
올해는 수목진료 체계가 제대로 시행되는 첫해다. 5년간의 유예기간이 지나고 맞은 첫해 수목진료에 대한 인식은 긍정적 면이 부각되면서 점차 안착해 가고 있는 듯하다. 수목진료는 무차별적이고 비전문적인 농약살포로부터 시민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시작됐다. 병해나 해충의 종류를 확인하지 않고 일정 기간마다 살포하는 고독성의 농약으로부터 시민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도입됐는데 점차 그 목적을 달성해 가고 있는 느낌이다. 하지만 아직도 수목진료 체계의 한 축인 공동주택 관리자의 입장은 별로 변한 것이 없는 것 같다. 출입구나 승강기에 농약살포 공지는 하지만 어떤 농약을 왜 살포하는지에 대한 설명은 아직 부족하다. 그 이유는 관리사무소에서 처방전의 발급을 요구하지 않는 것에서 비롯됐다. 수목진료 체계는 진단한 뒤 처방에 따라 치료를 하는 것이 원칙이다. 즉 진단서와 처방전을 작성한 후 치료하도록 했다. 이것은 농약을 살포하기 전에 예찰이라는 단계를 거쳐 실제 어떤 농약을 살포해야 하는지를 기록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공동주택에서는 이런 체계가 아직은 익숙하지 않다.공동주택에 있는 수목관리는 나무병원과 계약이 이뤄지고 그에 따라 치료가 진행된다. 그런데 이런 과정에서
김철응의 나무 진료시대
김철응
호수 1336
2023.11.08 09:00
-
공동주택 내에 가장 많이 식재돼 있는 수종이 느티나무가 아닐까 한다. 오래전부터 우리와 함께 살아온 전통 수종이라고도 할 수 있다. 우리나라 환경에 가장 잘 맞아 전국 어디를 가나 쉽게 만나볼 수 있다. 그만큼 자연적인 환경에서 잘 자란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다 보니 느티나무에 대한 병해나 해충 피해에 대한 관심은 비교적 적은 것 같다. 어떤 느티나무는 9월 초순부터 잎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정상적이라면 한 달 정도 후에나 떨어져야 할 잎이 무더기로 떨어져 앙상한 가지를 보이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런 경우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비슷한 위치에 자라고 있는 몇 주의 느티나무에서 떨어진 잎을 주워 살펴보면 병징이 서로 다름을 알 수 있다. 잎이 떨어지는 것은 똑같은 현상이지만 피해잎의 병징에서 원인을 파악할 수 있다.▷느티나무 흰별무늬병= 가장 많은 것은 잎에 반점 형태의 점무늬가 다수 있는 경우다. 푸른 잎 중간중간에 갈색을 띤 점무늬가 불규칙하게 나타나는데 빈도가 매우 높다. 그리고 간혹 갈색 점무늬 중앙에서 회백색이 발현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느티나무 흰별무늬병이다. 곰팡이에 의한 병인데 태풍이 지난 뒤 상처 등을 통해 병원체가
김철응의 나무 진료시대
김철응
호수 1334
2023.10.25 16:46
-
전국의 나무가 잎을 잃어가고 있다. 잎이란 잎은 모두 갉아 먹는 무시무시한 해충의 출현으로 지자체만이 아니라 공동주택에서도 약제 살포를 한다고 난리다. 활엽수 잎이란 잎을 모두 갉아 먹는 해충은 미국흰불나방이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예전부터 우리나라에 살고 있던 해충이 아니라 외국에서 유래된 해충이다. 1958년 서울 용산 외인주택에서 처음 발견돼 미국이란 이름이 붙은 것 같다. 원산지는 캐나다로 알려져 있다. 미국흰불나방은 불나방과 해충으로 성충의 색깔이 흰색이기 때문에 흰불나방이 됐다.미국흰불나방은 우리나라에서 굉장히 문제가 되는 해충인데 발생빈도가 높을 뿐만 아니라 산란수가 많아 발생밀도도 높다. 보통 해충은 1년에 한 번 일생이 이뤄진다. 겨울을 난 해충이 봄이나 초봄에 성충이 돼 알을 낳고 사라지는 생태를 보인다(이를 1화기라고 한다). 미국흰불나방은 1년에 3번 반복하는 일생을 보인다. 즉 겨울철 번데기로 월동한 뒤 5월에 성충이 돼 알을 낳고 여기에서 깨어난 애벌레가 7~8월경 성충이 된다. 그리고 또 알을 낳아 8~9월에 애벌레가 피해를 준 다음 성충이 된다. 그리고 또다시 알을 낳는다. 얼마 전까지는 일 년에 2번 애벌레가 발생하는 것으로
김철응의 나무 진료시대
김철응
호수 1330
2023.09.19 16:13
-
장마철과 태풍이 지난 직후 나뭇잎의 가장자리가 갈색으로 변색되는 증상을 많이 보게 된다. 증상만으로 보면 수분이 부족할 때 나타나는 현상이다. 비가 많이 와서 토양에 수분이 많은데 수분부족 증상이 나타나는 것에 당황하게 된다. 하지만 그렇게 당황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나무에 피해증상이 나타나기까지는 시간이 걸리고 또 피해증상이 나타나도 초기에는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니 일찍 발견하지 못했다고 자책할 필요는 없다. 주로 나뭇잎에서 나타나는 수분부족 피해는 고온이 원인인 경우가 많지만 수종별 차이도 많은 영향을 준다. 같은 지역에 식재돼 있는 나무라도 수종별로 피해증상이 일찍 나타나는 수종이 있고 다소 늦게 또는 나타나지 않는 수종도 있다. 30℃ 이상의 기온이 며칠 지속될 때 교목(키 큰 나무)보다는 관목(키 작은 나무)에서 먼저 피해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관목이 교목에 비해 뿌리가 깊이 들어있지 않아 지표면에서 가까운 곳이 먼저 수분이 부족해져 수분흡수에 다소 불리할 수 있다. 관목은 세근과 측근의 생육깊이가 30~45㎝ 내외다. 피해가 빠르게 나타나는 수종을 천근성(뿌리가 땅속 깊게 들어가지 않는 특성)과 그렇지 않은 수종을 심근성(뿌리가 땅
김철응의 나무 진료시대
김철응
호수 1328
2023.09.08 15:41
-
최근 진단 의뢰받은 내용 중에 가장 많이 차지한 해충은 미국선녀벌레와 갈색날개매미충이다. 피해증상이 비슷하고 애벌레의 모양도 유사하기 때문에 같은 해충으로 오인하기도 한다. 둘 다 최근 외국에서 유입된 해충으로 극성맞을 정도로 대발생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외래해충이 점차 기승을 부리고 있다. ◇미국선녀벌레이름은 예쁘다. 선녀라고 하니 아름답고 예쁠 것같은 느낌이 들지만 이름과는 달리 다소 사납게 생겼고 피해증상은 끈적끈적하게 지저분하다. 원래 우리나라에 선녀벌레라는 곤충이 있다. 북아메리카에서 침입한 것이 같은 과에 속하고 비슷한 모양이라 미국선녀벌레라 이름이 지어졌다. 우리나라에 처음 보고된 것은 2009년으로 알려져 있다. 감나무, 참나무류, 산철쭉 등의 조경수와 농작물, 초화류 등 140여 수종에 발생해 기주범위가 매우 넓은 해충이다. 7월 이후 성충과 약충(불완전변태하는 애벌레)이 집단으로 모여 즙액을 빨아 먹기 때문에 나무를 쇠약하게 만드는 피해를 준다. 그에 못지않게 열매를 가해해 상품성을 떨어뜨리기도 한다. 잘 튀어다니는 특성이 있어 약제방제를 하더라도 주변으로 도망갔다 다시 돌아와 피해를 주는 경우가 많아 방제에 어려움이 있다. 약충은 4
김철응의 나무 진료시대
김철응
호수 1326
2023.08.25 09:16
-
공동주택 경관을 위해 꽃을 피우는 나무를 많이 심는다. 살포시 노란색의 산수유가 피고 나면 화려한 벚나무류가 활짝 피고, 이어서 산철쭉류가 화단을 풍성하게 만든다. 그런데 이런 꽃이 피는 시기는 주로 4월과 5월에 몰려있어 한여름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시기에는 오히려 꽃을 보기가 어렵다. 노란색으로 피는 모감주가 있지만 식재 빈도가 높지 않아 자주 보기는 어렵다. 관목으로 조팝나무류와 수국류가 꽃을 피우지만 낮은 위치에서 피어 눈에 잘 띄지 않는다. 여름철에 꽃을 원하는 사람들이 가장 선호하는 수목이 배롱나무다. 배롱나무는 목백일홍이라는 다른 이름도 가지고 있는데 백일동안 꽃이 핀다는 데에서 유래한 명칭이다. 그만큼 오랜 기간 꽃을 볼 수 있는 나무다. 이렇게 오랫동안 꽃을 볼 수 있다는 건 장점이지만 겨울철 심한 추위에 견디지 못한다는 단점도 있다. 배롱나무는 남부 수종의 대표적인 나무로 따뜻한 곳에서 주로 생활하기 때문에 겨울철 중부지방에서는 저온에 의한 피해를 잘 받는다. 최근 지구 온난화로 인해서 남부지방에서 자라는 나무가 중부지방으로 올라와 생존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지구 온난화는 평균기온의 상승을 의미할 뿐 연중 최저기온의
김철응의 나무 진료시대
김철응
호수 1324
2023.07.29 07:56
-
우리나라 국민이 가장 좋아하는 나무라면 역시 소나무다. 우리나라 산림에 잘 적응하기도 하고 사계절 푸르른 소나무 잎은 우리 민족의 정서와도 맞닿아 있다. 그래서인지 산이나 공동주택에 가장 많이 심는 나무가 소나무다. 소나무과(科)에 속하며 소나무와 닮은 나무가 몇 종류 있다. 신경을 쓰지 않으면 소나무로 오인하기 쉽다. 일반적으로 소나무과 나무는 잎의 개수로 분류한다. 멕시코에 자생하는 막시마르티네즈소나무는 잎이 1개짜리도 있다. 우리나라에서 주로 생장하는 소나무의 잎 갯수는 2개, 3개, 5개짜리다. 잎 2개짜리는 소나무와 곰솔이 있다. 소나무는 육송, 적송이라고도 불리며 강원도를 비롯해 중부 이북에 주로 생육한다. 반면 해송, 흑송으로 불리는 곰솔은 남부지방 또는 해안가 쪽에서 주로 생육한다. 이것들은 잎의 두께 차이가 있다. 곰솔은 잎끝이 다소 뾰족해 잎끝을 누르면 따끔하게 느껴진다. 소나무는 다소 부드러운 감촉이 감돈다. 잎 3개짜리는 크게 리기다소나무와 백송이 있다. 잎의 특징만으로 구별하기는 다소 어려워 줄기로 구분한다. 리기다소나무는 줄기에서 맹아라는 수염털 같은 잎이 불규칙하게 자란다. 백송은 줄기가 연녹색의 물고기 비늘 같은 무늬를 보인다.
김철응의 나무 진료시대
김철응
호수 1322
2023.07.15 08:30
-
아침에 일어나 문을 열면 달콤하면서도 부드러운 향이 실내로 들어온다. 야트막한 야산이 바로 앞에 있는 공동주택에 사는 덕에 누리는 혜택이다. 인공 향이 아닌 자연에서 발산하는 향을 맡는 것은 행복이다. 그런데 이런 행복을 누릴 수 있는 공동주택은 생각보다 많지 않은 것 같다. 달콤한 향을 발산하는 나무의 정체는 아까시나무다. 우리나라에 들어온 지 100년이 더 된 나무지만 잡목으로 취급받는 안타까운 나무다. 주로 야산에 심는 나무로 알려졌지만 실제로 공동주택에도 심어주면 좋은 나무다. 단 크기를 관리하는 수고로움이 있다.아까시나무는 콩과 나무로 토양을 윤활하게 해주고 특별한 관리의 수고도 적은 훌륭한 나무다. 양봉을 위한 밀원으로도 가치가 높다. 최근에는 경관을 위한 붉은색 꽃이 피는 아까시가 보급돼 향만이 아니라 시각적인 면도 만족시켜준다. 보통 아카시아나무로 부르고 있는 나무의 정식이름은 아까시나무다. 이름이 낯설게 느껴지지만 이제는 제대로 알고 불러야 할 것 같다. 아까시나무는 우리나라 기후에서 살지 못하고 열대성 기후에서 잘 자라는 나무다. 기린이 긴 목을 이용해 따 먹는 잎이 아까시나무다.그런데도 아까시나무에 아카시아나무라는 이름이 붙었던 것은 학명
김철응의 나무 진료시대
김철응
호수 1320
2023.07.01 09:00
-
공동주택에서 조경용으로 가성비 높은 나무가 따로 있다. 나무 가격이 저렴하면서 같은 색깔의 꽃이 피는 나무를 일정한 면적에 동시 식재해 경관적인 풍요도를 줄 수 있는 나무가 진달래과(Ericaceae)의 나무들이다. 흰색, 붉은색 등 다양한 색깔을 지녔고 꽃의 크기도 다른 나무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에 꽃이 피어 있는 구간은 모두 꽃세상을 만든다. 이렇게 공동주택에 많이 식재하는 나무를 철쭉으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우리가 흔히 보는 나무는 산철쭉이다. 영산홍 등 다른 나무와 구분하는 기준은 꽃이 피어 있는 부분의 수술 개수를 세어보면 된다. 수술이 10개라는 점이 특징이다. 산철쭉은 색깔에 따라 이름이 달라진다. 겨울에는 잎이 지는 낙엽수의 성격을 지니고 있으며 함경도를 제외한 우리나라 전역에서 양호하게 생육하고 있다. 철쭉은 연한 분홍색을 띤다. 우리나라 전역의 산간에서 자생하며 산철쭉에 비해 키가 다소 크게 자란다. 꽃의 색깔이 은은한 연분홍색을 띠는 것이 대표색이고 흰색, 노란색을 띠는 것도 있다. 주로 산간에서 자라지만 소교목처럼 높게 자라는 특성이 있어 최근 고급 수종으로 공동주택 내에 식재하는 경향이 있다. 뭐니 뭐니 해도 원조는 진달래
김철응의 나무 진료시대
김철응
호수 1318
2023.06.17 1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