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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지락갯벌을 지나면 조개가 ‘바지락 바지락’ 소리를 내며 밟힌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서해안을 비롯해 우리나라의 전 연안에 서식한다. 주로 모래와 펄이 섞인 혼합 갯벌에 양식장이 운영되고 있다. 이동이 적은 어패류라서 1912년부터 양식에 성공했다. 칼슘과 단백질, 비타민 B 등의 영양소가 풍부하며 한국인이 가장 많이 먹는 조개다. 핵산이 풍부한 바지락으로 국물을 내면 감칠맛이 뛰어나고, 개운한 맛을 낼 수 있어 다양한 요리에 들어간다. 제철인 봄에는 살이 통통하고 맛도 달다. 독소가 생성되는 산란기인 7~8월에는 날로 먹는 것은 삼가야 한다. 산과 들에서 꽃놀이가 시작되는 3~4월이면 모래펄에서도 꽃놀이가 시작됩니다. 바지락이 겨우내 바닥에 숨겼던 제 몸을 드러냅니다. 대파 한 줌, 청양고추 한 개, 통통한 봄 바지락만 있으면 준비 끝입니다. 감칠맛 나는 조갯국 한 모금에 어제 마신 술은 물론이고 오늘 술도 깰 것 같은 기분이지요. 매년 봄 선산이 있는 전북 고창에 갑니다. 힘든 벌초는 후다닥 끝내고 꼭 들르는 곳이 선운산자락 바다 쪽인 심원면 하전 마을입니다. 모래와 펄이 적당히 섞여 있어 전국 바지락 수확량의 40%나 담당합니다. 고종사촌인 김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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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종찬
호수 1354
2024.03.22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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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은 잔디 사이로 연둣빛 보드라운 잔디 털이 보입니다. 벚나무 가지마다 꽃눈이 맺힙니다. 3월은 설레는 마음으로 식물을 들여오기 좋은 계절입니다. 이 시기가 되면 식물집사들은 각양각색의 식물 화분을 들었다 놓았다 하며 어떤 새로운 식물을 데려올지 즐거운 고민을 하는데요. 고심해서 데려온 새로운 식물이 한 달을 채우지 못하고 비실거리는 모습을 보이면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새로운 식물을 제대로 잘 맞이하는 방법은 따로 있습니다. 식물을 잘 맞이하는 것은 새로운 식물뿐만 아니라 기존 우리 집 식물들도 안전하게 지키는 방법이 됩니다.식물에 대해 잘 모를 때, 우리는 종종 구매한 식물을 그저 예쁜 오브제와 같은 존재로 여기며 무턱대고 여기저기에 놓아봅니다. 하지만 식물은 마치 사람처럼 종류마다 성격이 다르고 이에 따라 원하는 환경도 다릅니다. 식물마다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하기도 하고 병을 앓기도 하고 잘 보살펴주면 회복하기도 합니다. 식물이 이러한 생명력을 가진 존재라는 것을 충분히 알게 되면 우리 집에 들어온 새로운 식물들이 더 이상 이유 없이 죽어 나가는 일이 줄어들겠지요. 올봄 새로운 식물 식구가 들어오면 어엿한 식물집사로서 정성껏 맞이할 준비를 함께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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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흔라이프
호수 1354
2024.03.1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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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이다. 만물이 소생하는 봄인가? 아직은 아니다. 이른 봄꽃이 활짝 피고, 낮 햇살이 따사롭지만 그렇다고 완전한 봄이 왔다고 하기엔 이르다. 그래도 주로(走路)를 보면 싱숭생숭 달리고 싶은 마음을 억누를 수 없다. 당연하다. 계절이 바뀌고 있는 데다 마라톤 대회들이 줄을 잇는 3월이 왔다. 조금만 여건이 된다면 운동화 끈을 질끈 묶고 달려 나가는 것이 달리기 좀 하는 사람들의 심정이다. 자연의 변화와 몸의 변화를 맞추는 것은 중요한 일이니 나가서 달리자.그런데 신경 써야 할 것들이 있다. 조심하거나 주의해야 할 일이라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 자칫 ‘겨울에서 봄으로 바뀌는 환절기에 뛰는 것은 위험하다’고 인식되는 건 피하고 싶다. 그래서 “그렇지 않다”고 말하려고 한다. 안 뛰는 것이 위험하지, 뛰는 것이 위험한 것은 아니다. 조금만 신경 쓰면 더 잘 뛸 수 있고 더 안전하게 오래 뛸 수 있다. 3월에 제대로 뛰기 위해서는 복장부터 갖춰야 한다. 겨울에는 대충 싸매고 뛰면 되지만, 기온이 풀리기 시작하면 훌떡 벗고 시원하게 뛰고 싶어진다. 아직은 좀 더 참자. 자칫 찬바람에 체온이 식어 감기에 걸릴 수도 있고, 피부나 근육에 무리가 올 수도 있다. 따뜻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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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호
호수 1354
2024.03.16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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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초 제주도에 다녀왔다. 업무상 급하게 1박 2일 일정으로 다녀올 준비를 하면서 가슴 설레는 두 가지 계획을 품고 있었다. 수영과 한라산 등산이다. 제주에서나 가능하며 아주 특별한 경험이 될 것이었기에 뛰는 가슴을 주체하기 힘들었다. 수영은 멋진 운동이다. 잘하지는 못하지만 좋아한다. 수직으로 살아가는 우리 인간들에게 수평으로 움직이는 거의 유일한 운동이고 건강을 위해 필수적인 운동이다. 무엇보다 혈류와 호흡, 심폐기능에 좋다. 관절 부담 없는 전신 근력운동이라는 점도 중요하다. 힘을 빼야 잘할 수 있는 운동이라는 것도 중요하다. 생존의 관점에서도 수영은 중요하다. 누구나 처할 수 있는 아주 흔한 사고에서 생존하는 보편적 방식으로서의 운동이다. 그래서 많은 선진국에서는 어린이와 학생들에게 수영교육을 필수적으로 한다. 심지어 옷 입고 하는 수영을 학교에서 가르치기도 한다. 그런데 이번에 내가 제주에서 한 수영은 또 다른 면이 있다. 38℃의 온수 풀 수영이다. 서귀포 ‘더 시에나 리조트’에 있는 온수풀이다. 그곳은 30~33℃인 다른 온수 풀보다 훨씬 따뜻한 38℃로 운영하고 있다. 보통 체온인 36~37℃를 살짝 벗어난 온도다. 1℃가 올라가며 느껴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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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호
호수 1352
2024.03.03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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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춘이 지나고 몇 차례 꽃샘추위를 겪으며 봄을 기다리는 시기입니다. 봄이면 새로운 식물을 들이고 싶은 마음이 앞서기 마련이죠. 식물을 키운 경험이 적은 초보 식물집사들도 봄에는 식물들에 대한 애정이 치솟습니다. 그래서 계획에 없는 식물쇼핑을 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하지만 무조건 내 눈에 예뻐 보이는 식물을 사다 보면 식물을 죽이는 사태가 또 벌어질지도 모릅니다. 오늘은 봄맞이 식물을 살 때 고려해야 할 점에 관해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우리 집 환경에 맞는 식물첫째는 바로 ‘환경’입니다. 식물을 단순히 우리 집을 꾸며주는 예쁜 오브제라고 생각해 구매한다면 그 식물은 아마 금방 죽을지도 모릅니다. 식물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성장하고 적응하고 죽기도 하죠. 그만큼 환경에 많은 영향을 받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식물을 구매하기 전 고려해야 할 첫 번째가 바로 환경이라는 것이죠. 식물을 구매하기 전에 일단 우리 집 어디에 식물을 둘지를 생각해 보고 그 공간이 어떤 환경을 갖추고 있는지 생각해 봐야 합니다. 우리가 느끼기에 집안 환경이 어디든 비슷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요. 하지만 식물은 작고 미묘한 환경 차이에 아주 크게 반응하는 생명체입니다. 식물의 특성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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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흔라이프
호수 1352
2024.03.02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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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쌀을 주식으로 먹는 지역에서는 떡 문화가 발달한다. 청동기, 철기 시대 유적에서 시루가 발견됐고, ‘삼국사기’에 ‘떡 병(餠)’ 글자가 확인되는 것으로 보아 유래가 오래됐음을 알 수 있다. 떡은 본디 명절이나 관혼상제에 쓰이는 의례 음식이었으나 쌀 생산이 늘며 대중적인 음식이 됐다. 백일상에 올리는 백설기, 신부집에 들어온 함을 올리는 봉치시루, 이바지 떡으로 불리는 인절미와 절편, 회갑상이나 제례에 높이 괴여 올리는 고임떡이 있다. 절기에 맞춰 1월 정초에는 떡국을 먹고, 삼짇날에는 진달래로 화전을 지졌고, 한가위에는 햇곡식으로 송편을 빚어 차례상에 올린다. 만드는 법에 따라 찐 떡, 친 떡, 지진 떡, 삶은 떡으로 나뉜다. 설날이 되면 가장 설레는 이는 어린아이들이지요. 어른들께 절 한번 올리는 수고로 적지 않은 세뱃돈을 받으니 얼마나 행복합니까? 그리고 아침 차례를 마치면 수북한 떡국이 상에 차려집니다. 저는 어릴 적부터 떡국을 좋아해 설날을 손꼽아 기다렸습니다. 설날 떡국을 먹는 풍습은 하늘에 제사를 지낸 음식을 음복하면서 시작됐다고 합니다. 제사 음식인 떡국을 나눠 먹던 것이 현재까지 내려왔다는 것이죠. 설날 먹는 떡국 한 그릇은 나이를 한 살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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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종찬
호수 1350
2024.02.18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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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윤발. 홍콩 무협 영화와 누아르 양쪽에서 엄청난 작품들을 남겨 많은 사람이 사랑하는 홍콩 영화배우다. 1955년생이니 지금 69세. 그러니까 대충 칠순이다. 워낙 청렴하고 모범적으로 살아 그를 존경하는 사람도 많다. ‘와호장룡’이라는 아름다운 영화를 본 사람들은 기억하겠지만, 무당파의 고수로 나오는 주윤발은 어지간한 공간은 휙휙 날아다니고, 키 큰 대나무밭에서는 낭창낭창 대나무만을 밟으며 장쯔이와 너무도 아름다운 대결을 펼치기도 한다(주윤발은 저우룬파보다 주윤발이라고 부르고 장자이는 장쯔이라고 부르는 것이 더 익숙하다).얼마 전 부산국제영화제를 참관하러 한국에 왔을 때 모습은 나이 들고 수척해진 모습이었다. 그러나 단정하고 꼿꼿함을 유지하고 있는 자세가 인상적이었는데, 그 칠순의 주윤발이 생애 두 번째 하프마라톤을 뛰었다는 소식이 최근 전해졌다. 중국 언론을 통해 세상에 알려진 그의 마라톤 기록은 이렇다. 1월 21일 홍콩에서 열린 홍콩마라톤의 하프코스, 그러니까 21.0975㎞를 뛰는 대회에 출전했는데, 2시간 26분 8초의 기록으로 골인했다. 2023년 11월 홍콩~주하이~마카오 대교 하프마라톤에 처음 참가했을 때 2시간 27분 56초로 골인했으니 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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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호
호수 1350
2024.02.1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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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 초보 집사님들이 식물을 죽이는 가장 많은 원인이 과습이라는 사실 알고 있나요? 오늘은 식물의 과습 증상을 알아보고, 과습이 왔을 때의 대처법까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식물상담소 시절 ‘식물은 물을 먹고 사는 것 아니었나요?’, ‘물을 주는데 왜 죽나요?’라는 질문을 받아본 적이 있습니다. 도대체 과습은 식물에 정확히 어떤 피해를 주길래 식물을 죽게까지 만드는 걸까요? ◇과습 탓에 죽어가는 식물들과습은 물이나 습기가 많은 환경 상태를 이야기하는데요. 식물에 ‘과습에 걸렸다’, ‘과습이 왔다’고 하면 과습한 환경으로 인해 탈이 났다는 것을 말합니다.식물에 물은 정말 중요하지만 모든 생명체의 공통된 필수요소는 바로 공기죠. 화분에 물을 주면 물 뿐만 아니라 물이 흘렀던 자리로 새로운 공기도 함께 들어오게 됩니다. 그렇게 새롭게 공급된 공기로 식물의 뿌리는 쾌적하게 호흡하면서 잘 자라게 된답니다. 하지만 물이 제대로 흘러 빠지지 않으면 수분이 흙 속에 가득 고이면서 공기층이 부족하게 되고 축축하며 어둡고 따듯한 이 흙 속에서는 이러한 환경으로 인해 부패균이 증식하게 됩니다. 이 부패균으로 인해 뿌리가 괴사하게 되면 과습이 시작됩니다. 과습으로 물러져 썩은 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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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흔라이프
호수 1350
2024.02.1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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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은 일주일에 한 번 주세요.” 어떤 이는 화원 사장님의 이런 말대로 일주일에 한 번씩 거르지 않고 열심히 물을 줬다죠. 그랬더니 그대로 서서히 죽어버렸다는 겁니다. 식물상담 시절에 이런 이야기를 자주 들었습니다. 왜 화원 사장님이 시키는 대로 해도 우리 집에만 오면 식물이 금세 죽어버리는 걸까요.‘물 주기 3년’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식물에 물을 잘 주기까지 3년이라는 시간과 경험이 필요하다는 것이죠. 오늘은 여러분의 3년을 아껴드릴 만한 올바른 물 주기 이야기를 나눠보려고 합니다. ‘물 주기’만 잘해도 식물 킬러였던 과거를 어느 정도 청산하고 어엿한 식물집사로 거듭날 수 있습니다. 내 물 주기 방법을 꼭 체크해 보기 바랍니다.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일주일에 한 번씩 물을 주면 식물은 서서히 죽어갑니다. 건조나 과습에 강한 몇몇 식물들은 적응할 수 있겠죠. 하지만 언젠가 탈이 날 가능성이 큽니다. 그럼 식물에 언제 물을 줘야 할까요. 식물은 일주일에 한 번, 두 번, 정해져 있는 시스템을 갖춘 예쁜 기계가 아니랍니다. 이 점을 염두에 두면 답을 금방 알 수 있어요. 물은 식물이 목말라할 때 줘야 합니다. 마치 우리가 배고플 때 식사하듯 말이죠. 이것을 무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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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흔라이프
호수 1348
2024.01.28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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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틱 뒤로 뻗지 마세요.” “뭐, 뭐라고요? 뭐요? 뭐랬어요!”“스틱 조심하세요. 뒤에서 맞을 뻔했어요.” “스틱이 뒤로 오면 안 되죠.”앞의 대화는 내가 겪은 일이고, 뒤의 것은 얼마 전 목격한 일이다.요즘 산에 자주 가면서 갈 때마다 느끼는 것이고, 기회 있을 때마다 하는 말인데 ‘등산스틱은 자신과 타인 모두에 위험하다.’ 등산스틱을 쓰는 사람들이 넘쳐난다. 한때는 거의 모든 사람이 스틱을 들어 마치 스틱이 없으면 산에 가지 못하는 것 같은 분위기더니 그래도 요즘은 조금 덜하긴 하다. 등산스틱은 배낭의 무게가 몸에 가해지는 중력을 분산시키기 위해 활용하는 유용한 도구다. 가파른 구간에서 버팀목 역할을 해주기도 하고 미끄러울 때 찍어 아이젠을 대신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도심 등산에서는 필요 없는, 쓸데없는, 위험한 도구다. 특히 암릉이 주를 이루는 우리나라의 험한 산에서는 오히려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 양손이 자유로운 상태에서 수시로 주변의 바위나 지지목, 안전 철책을 잡고 가야 하는데, 스틱을 잡고 있느라 우왕좌왕 어쩔 줄 모르는 장면을 너무나 흔하게 목격한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요소는 손목을 과하게 사용하게 된다는 점이다. 발목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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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호
호수 1790
2024.01.27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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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내린다. 조금 날리다 마는 작은 눈이 아니라 제법 알이 굵은 눈이다. 함박눈이다. 눈이 거리를 덮고, 산과 들을 덮는다. 지상의 많은 사람이 걱정하기 시작하지만 어떤 사람들에게는 신나는 기회로 다가온다. 스키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흥분을 감출 수 없는 시기다. 인공설 아닌 자연설에서, 그것도 싸락눈이 아닌 함박눈 쌓인 슬로프를 달릴 수 있다면 천금을 주고도 바꾸고 싶지 않은 기회가 펼쳐진다. 달리기하는 사람도 조금은 흥분된다. 좀처럼 해보기 힘든 경험의 시간이기 때문이다. 눈 덮인 언덕, 눈 천지인 산과 들을 뛰어다니는 경험은 아주 가끔 우리에게 찾아오는 황금 같은 기회인 것이다. 내가 좀 거칠게 달리기 훈련을 하고 싶은 곳이 있다. 서울 성북동 너머의 북악스카이웨이다. 올겨울은 서울에 눈이 많이 내리고 있다. 13년 만에 가장 많은 눈이 내렸다는 날, 한창 눈이 내리는 도중에 북악스카이웨이 달리기에 나섰다. 너무 예쁘게 펑펑 쏟아지는 눈을 바라만 보기에는 아까웠다. 그 눈송이 속으로 들어가고 싶었다. 그래서, 어디로 뛸까, 고민하다 북악스카이웨이로 코스를 정했다. 눈 덮인 산을 뛰어보고 싶었지만 경험은 거의 없다. 장비는 어떻게 하고, 코스는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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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호
호수 1346
2024.01.14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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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助氣) 몸에 기운을 돋워 준다는 뜻의 이름이 붙은 생선이다. 일반적으로 조기로 부르는 참조기는 가슴지느러미부터 꼬리지느러미까지 사각형 모양의 일자 형태이며 비늘은 조금 큰 편이다. 아래턱이 위턱보다 튀어나왔고 배 밑이 노란색이다. 조기 중 맛이 가장 뛰어나 참조기라고 불린다. 유사종인 수조기는 참조기보다 비늘이 작고 몸통 비늘에 검은 점들이 있다. 위쪽 입이 아래턱보다 튀어나와 주둥이가 뾰족해 보인다. 백조기는 보구치라고도 불린다. 부세는 참조기와 모양이 비슷하지만 크기가 좀 더 크다.난류성 어종으로 3월경부터 국내 연안에 나타나기 시작해 6월까지 추자, 법성, 낙월, 변산 일대(칠산바다)를 횡단하며 북측 해안까지 이동한다. 평저하고 파도가 얕은 곳을 찾아 산란하기 위한 것이다. 원래 5년 정도 자란 성채가 산란하는데 인간의 남획 이후 자구책으로 2년 정도면 산란을 시작한다. 최근에는 산란 장소도 바뀌고 있다. 과거의 조기 어장은 대부분 꽃게 어장으로 바뀌었다. 한반도 바다에서 가장 많이 잡히던 조기가 귀한 생선이 됐다. 어릴 적 어머니나 할머니가 “이거 맛있으니까 한 번 먹어봐”라며 내민 음식이 그렇게 싫던 때가 있었습니다. 산나물무침일 수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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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종찬
호수 1346
2024.01.14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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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식물집사님들은 홈가드닝을 하면서 어떤 점이 가장 힘들게 느껴졌나요. 식물을 오랫동안 키워온 저도 가끔은 홈가드닝이 버겁게 느껴져 이 식물 생활을 그만두고 싶어질 때가 있답니다. 식물들이 조용히 나를 위로해 줬던 시절은 잊어버리고 왠지 내 에너지를 잡아먹는 존재처럼 느껴질 때가 있었습니다. 식물집사 사이에서는 그런 시기를 ‘식물 권태기’라고 하는데요. 여러분도 그러한 식물 권태기 느껴본 적 있나요? 오늘은 이런 시기를 잘 넘길 수 있는 편안한 홈가드닝을 위한 팁을 갖고 왔습니다. 식물 권태기에 빠진 식물집사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소유하고 있는 식물 화분 개수가 본인 에너지의 이상이라는 점입니다. 화분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내 에너지를 쏟아 보살펴야 하는 반려식물이 그만큼 많다는 의미겠죠. 특히 겨울이 되면 발코니에서 지내던 식물들이 실내월동을 하기 위해 나의 생활권에 더 깊숙이 들어오게 됩니다. 겨울철에 더 가까워진 반려식물들로 일상은 더 초록초록해지겠지요. 하지만 신경 써야 할 일은 더욱 늘어나기에 자연스럽게 에너지 소모가 더욱 높아집니다. 특히 발코니에서 맘 편하게 줬던 물주기도 실내에서는 쉽지 않죠. 실내에서 식물이 만족할 만큼의 물주기를 해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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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흔라이프
호수 1346
2024.01.13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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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이 저물어가는 겨울날, 영하 10℃를 넘나드는 추운 날, 속초 바다에 섰다. 짧은 하루짜리 여행이라 동해 일출을 볼 수는 없었다. 그래도 며칠 계속된 눈과 비가 지나고 나자 강한 바람과 함께 맑고 투명하고 파란 하늘이 깊고 거친 바다와 어우러지면서 가슴 속을 파고든다. 또 한 해를 보냈다. 고마울 따름이다. 사람들이, 세상이, 하늘이 고맙다. 애쓴 나 자신이 대견하다. 가슴 속이 확 뒤집혀 개운해지는 강풍 앞에 서서 속 시원한 송구영신의 시간을 가졌다. 세월 참 빠르다. 어느새 계묘년 토끼의 해가 다 가고, 갑진년 용의 해가 밝아온다. 다사다난. 다이내믹한 한국에 사는 우리는 매년 정치적 사회적으로 격변의 시간을 보낸다. 2024년도 다르지 않을 터다. 총선과 경제, 미국 대선과 전쟁들. 여기에 극적인 날씨를 더해 보통 사람들의 일상도 복잡다단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래도 확실한 것 한 가지는 자기 자신의 건강을 자기가 돌봐야 한다는 것이다. 내가 늘 강조하고 다니는 “내 일생에서 오늘이 가장 강하다”는 말은 새해에도 계속된다. 내 목표는 오늘, 내 인생에서 가장 건강하고, 가장 잘 버티고, 가장 일을 잘할 수 있는 상태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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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호
호수 1344
2024.01.01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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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였던 연말이 지나고 다시 시린 겨울로 돌아왔습니다. 1월은 뭐든 새로 시작하기 좋은 달이죠. 하지만 움츠러드는 이 겨울은 자칫 잘못하면 냉해를 입어 식물이 금방 상할 수 있으니 새로운 식물을 들이는 것은 지양해 주세요. 이 시기에는 새로운 식물보다는 추위를 피해 실내로 들어와 버티고 있는 기존의 식물을 더욱 살뜰히 살펴주는 것이 좋습니다. 겨울철 실내로 들어온 식물들에 그동안 발코니에서는 미뤄왔던 소소한 식물 관리를 틈틈이 해줄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아집니다. 식물생활을 시작해 보면 작은 것부터 큰 것까지 가드닝 용품에 욕심이 생길 때가 있습니다. 그때마다 모든 가드닝 용품을 구매하다 보면 식물이 자라면서 필요 없어지는 것부터 해서 식물이 죽거나 키우는 식물의 취향이 바뀌면서 쓸데없이 쌓여가는 용품들이 많아질 수 있는데요. 어느 순간부터 식물이 자리해야 할 공간에 이러한 가드닝 용품으로 가득 차 오히려 피로감만 쌓이게 되죠.오늘은 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일회용품들을 홈가드닝 아이템으로 만들어 사용하는 방법을 이야기 나눠 보겠습니다. 일상 속에서 간편하게 사용되는 일회용품을 홈가드닝 용품으로 대체하면 부담 없이 가볍고 미니멀한 홈가드닝을 지속할 수 있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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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흔라이프
호수 1344
2023.12.3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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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추운 겨울에는 신선한 채소를 구하기 힘들다. 그래서 겨울이 오기 전 먹을 것을 저장하는 풍습이 생겼는데, 대표적인 음식이 김치다. 김치에는 비타민이 많이 함유되어 있고, 발효과정에서 발생하는 유산균은 장을 튼튼하게 해준다. 어느 가정이나 겨울을 나기 위해 김장을 한다. 예전에는 월동을 준비하는 큰 행사로 다수의 인원이 대량으로 담갔다. 김장은 고려 시대에 이미 유행했던 것으로 보인다. 고려 이규보의 ‘동국이상국집’은 ‘무를 소금에 절여 구동지(겨울 3개월)에 대비한다’고 했고 요물고(料物庫)라는 채소보관소가 나온다. 조선 중기에 도입된 배추는 재배가 어려워 궁중에서나 쓰였다. 1950년대 우장춘 박사가 품종개량을 통해 통배추를 만든 이후에 대중적으로 사용하게 됐다. 이전에는 주로 무나 당근 같은 뿌리채소를 이용했다. 고추도 임진왜란 이후 전파됐지만 1960년대 농업 생산성이 증대하면서 널리 쓰였다. 빨간 양념이 버무려진 현재의 양념 배추김치는 근래에 탄생한 비교적 새로운 음식이다. 손이 시리고 입에서 입김이 나기 시작하면 김장철이 왔다는 뜻입니다. 김장이라는 것이 먹는 사람은 모르겠지만 하기는 참 힘듭니다. 저는 김장철이 되면 채칼이 아닌 칼질로 산더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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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종찬
호수 1342
2023.12.17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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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12월이다. 계묘년(癸卯年) 검은토끼의 해가 거의 다 갔다. 올해가 시작될 무렵, 한 매체에서 한 해 계획을 써달라고 해 나는 ‘2023 버킷 리스트’를 나열해 봤다. 봄에는 4년 만에 마라톤 풀코스를 뛰기 위해 ‘동아마라톤’에 참가하고, 여름에는 바다수영 익히기에 도전하고, 가을에는 설악산 대청봉이나 공룡능선 등산을 하겠다, 겨울에는 해외여행을 떠나보자. 이렇게 4가지 큰 계획을 세워 공개했다. 모든 계획과 결심은 실천이 문제다. 우선 동아마라톤을 뛰었다. 4년 만의 풀코스 완주로 3시간 45분쯤 걸렸다. 빠르지는 않은 기록이지만 편안하고 즐겁게 뛰었다. 훈련을 별로 많이 하지 않았는데 웨이트 트레이닝을 많이 했더니 뜻밖에도 ‘펀런’이 됐다. 이상한 자신감도 생겼다. 이제 마음만 먹으면 좀 더 빨라지거나 좀 더 편안해지는 방식을 알겠다 싶었다. 여름에는 생각처럼 제대로 되지 않았다. 바다 수영을 하겠다고 수영복이랑 수영 도구들을 챙겨 격주로 동해안에 갔지만 날씨가 잘 맞지 않았다. 게다가 거대한 바다에 대한 공포감을 극복하지 못했다. 그저 해변에서 깔짝깔짝 물장난 수준의 수영만 몇 번 하고 말았다. 이 버킷 리스트는 내년에도 계속돼야 할 판이다.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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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호
호수 1342
2023.12.16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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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거리는 장식과 캐럴 노랫소리가 길거리를 채워가는 예쁜 겨울이 왔습니다. 설레고 두근거리는 크리스마스 때면 우리는 오너먼트가 달린 화려한 트리를 떠올리지요. 사계절 내내 팬트리 한 켠에 보관하다 꺼낸 트리는 찌그러지거나 망가져서 다시 손을 봐줘야 할 때가 많죠. 크리스마스 시즌이 지나면 다시 철거해야 해서 번거롭기도 합니다. 그냥 두자니 봄이 되도록 거실을 지키게 됩니다. 트리보다 더 좋은 방법이 있지요. 초록으로 가득한 식물집사의 집에는 붉은색만 곁들여줘도 금세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물듭니다. 겨울에 어울리는 식물들에 약간의 장식을 곁들여주는 것만으로도 우리 집 식물이 이미 훌륭한 트리(나무)가 돼 주거든요. 혹시 트리를 살까 말까 고민인 식물집사가 있다면 이번 연말은 우리 집 식물에 크리스마스를 입혀 포근한 겨울을 즐겨보는 건 어떨까요?◆블루버드파랑새의 깃털을 닮았다고 블루버드라고 불리는 이 나무는 비단삼나무라고도 합니다. 블루버드는 뿌리 활착을 잘해 생명력이 짙은 식물이죠. 크리스마스를 맞이해 식물초보들도 들이기 좋은 식물인데요. 눈으로 보기에 거칠어 보이는 이 침엽수의 잎은 실제로 만져보면 깃털과같이 부드러운 촉감이 들고 오묘한 은빛이 납니다. 성인
라이프
흔흔라이프
호수 1342
2023.12.16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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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산에 자주 다닌다. 산에서 걷기보다는 뛰기에 주력한다. 어지간한 오르막이나 평지를 만나면 상향등산 중에도 달리고 하산 때는 거의 달린다. 트레일런(Trail Run)이라고 하기에는 좀 부족하지만 그런 기분을 내보는 중이다. 그러다 11월 19일, 일요일 아침에 열린 ‘소아암환우돕기 행복트레일런 축제’에 참가했다. 첫 공식 트레일런 대회 경험이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가 하루 잠깐 풀리면서 조금 흐린 날, 이른 시간임에도 500명이 대모산 등산로 바로 아래 있는 서울 강남구 수서역 6번 출구에 모였다.나는 별다른 장비를 갖고 있지 않아 평소의 커다란 등산배낭에 준비물들을 꽉꽉 눌러 넣고 갔다. 많은 사람은 트레일런 선수급으로 보였다. 반바지에 짝 달라붙는 러닝 배낭에 얼굴 주변에 각종 방한 장비들을 썼다. 트레일런을 뛰는 사람들은 보통 마라토너보다도 더 강력한 사람들이었다는 걸 잠시 잊고 있었다. 운동 종목은 대체로 공식처럼 흘러간다. 우선 조금씩 동네에서 달리다가 등산을 하고, 트레일런을 하고, 울트라마라톤을 하고, 철인삼종경기에까지 진출하게 된다. 운동 좋아하고 어느 정도 체력과 의지를 갖추고 있는 사람들의 순차적 코스가 이렇다. 나로서는 첫 출전인 트
라이프
최윤호
호수 1340
2023.12.03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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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첫눈도 봤고 이제는 본격적인 추위가 시작되는 12월입니다. 무성했던 잎들이 모두 떨어지고 지난날의 녹음은 상상이 안 될 정도로 춥고 떨리는 계절입니다. 월동 중인 식물 돌보기가 생각만큼 쉽지 않아 소홀해지는 순간들도 종종 찾아오기도 합니다. 이런 시기에는 이 식물을 처음 만났을 때를 떠올려 보며 겨울을 버텨주는 것만으로도 고맙다고 생각하는 게 좋습니다. 이번에는 내 식물에 대해 자세히 알아가는 방법에 관해 이야기해 보죠.◇초본식물과 목본식물우리가 집에서 키우는 식물은 어떻게 분류가 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식물의 기본적인 특성분류를 알고 나면 내 식물이 어떤 모양으로 자라날지 파악해 볼 수 있답니다. 식물은 크게 관엽식물, 다육식물, 구근식물, 난초류로 나눕니다. 우리가 가장 많이 접하는 식물은 바로 관엽식물인데요. 관엽식물은 대부분 따뜻한 곳에서 물을 많이 먹으며 자라나는 식물 분류입니다. 적은 빛에도 어느 정도 잘 견디는 편이기에 실내에서 관상용으로 많이 쓰입니다. 이 관엽식물은 자라나는 모양과 특성에 따라 초본류, 목본류로 나뉩니다.초본식물은 흙 밖으로 올라온 줄기가 연하고 수분을 가득 품고 있는 부드러운 풀과 같은 모양새를 띕니다. 1~2년밖에 살
라이프
흔흔라이프
호수 1340
2023.12.03 0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