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의 아파트 단지는 20세기 한국이 만들어낸 가장 독창적인 산물이다.” 국내 아파트 단지의 원형으로 꼽히는 서울 마포주공아파트의 시작과 끝을 파헤친 책 ‘마포주공아파-트’ 저자의 말이다. 최근 나온 이 책은 2021년 여러 학술상을 받았던 ‘한국주택 유전자’를 쓴 고 박철수 서울 시립대학교 건축학부 교수의 유작이다. 저자는 “한국의 아파트 단지는 한국 현대성의 척도이자 전형”이라며 “마포주공아파트는 K-하우징 모델로 한국의 아파트 단지 특징은 모두 이곳에서 시작됐다”고 말한다. 2회에 걸쳐 이 책을 훑어본다.책에서는 한국의 아파트 단지 역사뿐만 아니라 당시 1인당 국민소득 80불이었던 나라가 3만 불을 넘어선 현재 모습으로 발전하는 과정을 엿볼 수도 있다.마포주공아파트는 1961년 5월 16일 쿠데타로 정권을 장악한 군부가 추진한 대표적 국가 프로젝트였다. 군부는 자신들이 무능한 기성 정치인과 다르다는 것과 혁명을 정당화하기 위해 가시적인 성과를 제시해야 했다. 육사 8기 공병 장교로 쿠데타 핵심 인물인 장동운은 5월 28일 대한주택영단(이듬해 대한주택공사로 바뀜, 한국토지주택공사 전신) 이사장에 취임해 서울에 고층의 단지식 아파트 건립 계획을 세운다.
감성시대
김상호 기자
호수 1359
2024.04.22 16:30
-
여러분은 ‘휘게 라이프’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나요? 휘게 라이프란 덴마크어로 편안하고 고요하다는 뜻을 가진 휘게(Hygge)에서 유래한 말입니다. 소박한 일상에서의 행복을 지향하는 삶의 방식을 말합니다.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따뜻한 분위기 속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거나 혼자서 차를 마시며 책과 함께 여유 있는 시간을 보내는 것 모두 휘게 라이프죠. 행복이 꼭 화려하고 대단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덴마크 사람들은 휘게 라이프를 통해 보여주고 있습니다. 오늘은 휘게 라이프를 조경 공간에 담아 생태 친화적인 주거 공간을 구현한 공동주택 단지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경기 안산에 위치한 그랑시티자이(2차)가 바로 그 주인공인데요. 2020년 10월에 준공한 그랑시티자이는 총 2872세대의 대규모 단지로, 최고층이 49층에 이르는 고층 아파트 11개 동과 오피스텔 3개 동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시화호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고층의 주거 단지에는 자연 속 일상의 행복을 느낄 수 있도록 다양한 조경 공간이 자리 잡고 있는데요. 그랑시티자이의 조경 공간 속 휘게 라이프를 지금부터 살펴볼까요. 생태계 체험 캠핑광장 여유 선물그랑시티자이는 단지 남쪽으로 시화호와 맞닿아 있습니다.
뉴아파트
공간서술
호수 1359
2024.04.20 16:58
-
동해는 그리운 고향처럼 언제나 가슴을 설레게 한다. 살면서 힘겨울 때 무작정 달려가고 싶은 곳이기도 하다. 푸른 동해에 조성된 해파랑길은 오륙도 해맞이공원부터 시작해서 고성 통일전망대까지 동해안의 해변 길, 숲길, 마을 길 등 총 50코스(750㎞).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장거리 걷기 길로 사랑받고 있다.푸른 하늘, 푸른 바다와 파도 소리를 벗 삼아 한 달에 한 번씩 동해바다를 걷자는 계획을 세웠다. 해파랑길을 2코스씩 묶어서 걷는 프로그램이다. 버스를 이용해 언덕길이나 차도 등 힘든 걷기 길은 건너뛰면서 걷는 트레킹이다. 여유로운 걷기 길이다. 소식을 들은 지인들도 합류했다. 하얀 백사장 푸른 바다 끝없이 펼쳐져해파랑길 40코스는 주문진해수욕장에서 사천진리 해변공원까지 12.5㎞다. 주문진해변 조형물 앞에서 인증샷을 찍고 해변 길을 걷기 시작했다. 넓은 백사장과 푸른 바다를 끝없이 바라보며 걸었다. 백사장 위로 만든 데크 길이 얼마간 이어졌다. 백사장에 앉아서 파도를 즐기는 여행객의 풍경이 해변의 정취를 한껏 느끼게 했다.바다로 돌출된 바위 봉우리에 도착, 데크 계단을 올라 전망대로 올라 동해를 가슴 가득 품었다. 절벽 아래 바닷가로 기기묘묘한 바위 형상들이
테마여행
윤석구
호수 1359
2024.04.20 09:00
-
올해도 벌써 4분의 1이 지나갔다. 연초 세웠던 계획이 잘 진행되고 있는지 한 번쯤 점검이 필요한 시기다. 어느새 익숙한 생활에 빠져들어 출근과 회의, 퇴근을 반복하고 있지나 않은지 말이다. 벌써 이 루틴이 익숙하다면 시나브로 나도 모르게 길들여진 삶을 살고 있다는 의미다. 그렇지만 문득 모든 존재가 낯설게 느껴질 때가 있다. 알 수 없는 철학적 물음이 내게 찾아온 순간이다. 매일 봐왔던 풍경이,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거리와 골목이, 심지어 내가 존재한다는 것이 이상하게 생각되는 경우다. 도대체 이유가 무엇일까.평범한 직장인을 거쳐 지금은 철학의 대중화에 힘쓰고 있는 저자는 일상이 반복되면서 굴러가는 것을 프랑스 철학자 알베르 카뮈의 ‘시지프스 신화’에서 해답을 찾는다. 시지프스는 바위가 굴러떨어질 것을 알지만 그래도 산꼭대기까지 밀어 올려놓아야 한다.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해야 하는 것이 그의 운명이다. 무엇인가 열심히 하면서 살지만 일상이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을 알아차리는 순간 우리가 해야 하는 것은 단 하나, 반항이다. 여기서 말하는 반항은 뛰쳐나가는 것이 아니라 현실에 충실 하라는 의미다. 삶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행복하
감성시대
윤필 출판평론가
호수 1358
2024.04.19 09:13
-
“무릎 나간다, 살살 해라.” 마라톤을 한다거나 산을 탄다고 말하면 다들 무릎 관절 걱정을 해준다. 달리기 좀 하는 사람, 산 좀 타는 사람은 누구나 수없이 듣는 말이다. 고마운 관심이지만 사실 당사자들에게는 그다지 의미가 없는 말이다. 제대로 사용하기만 한다면 걷고 뛰고 산을 타는 것은 관절을 상하게 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오히려 생활체육이라고 불리는 탁구, 배드민턴, 축구 같은 게임 운동이 관절에 더 위험하다. 골프 같은 한 방향 운동은 더욱 그렇다. 관절을 생긴 대로 사용하는 순방향 운동은 안전하지만 자연스런 방향과 달리 쓰면 위험한 것이다. 나의 경우 얼마 전에 뛴 마라톤 풀코스 후유증은 허벅지 근육의 통증을 제외하면 거의 없었다. 관절이 아프지 않다는 것을 발견하고 조금 놀라기도 했다. 달리기는 관절의 순방향 운동이어서 그렇다. 그런데 달리기를 하지 않고도 무릎과 고관절로 대표되는 다리의 관절들 때문에 고통받는 사람들이 많다. 이런저런 질병의 영향일 수도 있지만 대체로 소모성 관절질환이다. 즉 잘못 사용해 관절이나 그 주변이 닳아버린 것이다. 이런 경우 고치기는 힘들더라도 예방할 수는 있다. 관절을 잘못 사용하는 대표적인 곳이 계단이다. 지하철이든
라이프
최윤호
호수 1358
2024.04.14 09:00
-
감자남아메리카가 원산지로 서늘한 고산 기후에서 잘 자란다. 세계적으로 쌀, 밀, 옥수수와 함께 재배 면적 4위의 작물이다. 많은 필수 아미노산을 함유하고 있고 당분이 적다. 비타민 C는 다른 채소와는 달리 불로 조리해도 파괴되지 않는다. 우리나라에는 1920년경 강원도에 있었던 독일인 매그린이 개발한 난곡 품종을 화전민들에게 보급하여 재배가 시작됐다. 농사가 힘든 강원도의 자연조건 상 감자는 쌀과 밀보다 귀한 작물이었다. 18세기 후반 프로이센과 오스트리아 간 바이에른 왕위 계승 전쟁으로 군량미가 바닥나자 감자 쟁탈전이 벌어졌다고 한다. 제1차 세계대전에서 유럽인들을 먹여 살렸다. 음식 재료 중 가장 다양하게 사용되는 게 감자인 것 같습니다. 자체로 조리하기도 하지만 메인 요리의 곁들임이나 부가첨가물일 경우가 많지요. 피시앤칩스나 햄버거세트, 된장찌개에 들어간 감자처럼 말이죠. 하지만 요놈이 없다면 완제품이 아닐 테지요. 화려하진 않아도 없으면 안 될 존재입니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실력과 개성이 넘치는 조연이 많이 나오는 작품은 평가도 좋고 흥행도 성공하기 마련이죠. 얼굴을 보면 대번에 알아보지만 이름은 약간 생소한 조연이 있습니다. 50여 년을 많은 작품
라이프
배종찬
호수 1358
2024.04.13 16:00
-
따뜻한 봄바람에 취할 때쯤 반갑지 않은 소식이 어김없이 들려옵니다. 바로 미세먼지죠. 미세먼지는 한껏 들뜬 봄 기분에 찬물을 끼얹는 것 같습니다. 이토록 좋은 날씨에 고작 먼지 때문에 외출주의라니 뭔가 억울합니다. 하지만 그 작은 먼지는 오염물질을 품고 호흡기에 깊숙하게 침투합니다. 우리 일상과 건강에 영향을 끼치니 조심하지 않을 수 없죠. 미세먼지가 큰 이슈가 되니 ‘공기정화’ 또는 ‘공기청정’이라는 수식어를 앞세우고 추천되고 판매되는 식물들이 부쩍 늘어났는데요. 과연 식물이 미세먼지와 공기의 정화에 효과가 있을까요. 우리 집에 있는 식물로 실내공기 청정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 어떠한 관리를 해주는 것이 좋을까요.◇식물이 공기청정 효과 있을까?식물의 공기청정 효과가 강조되기 시작한 것은 미국항공우주국(NASA)에서 포름알데히드와 같은 유해물질을 정화하는 효과가 있다고 발표한 뒤부터입니다. 그렇다면 식물은 정말 공기를 정화할 수 있을까요? NASA의 발표는 1989년 밀폐된 공간에 발암물질인 휘발성 유기화합물질과 식물을 함께 넣어 정화할 수 있는지 실험을 진행한 것에서부터 시작됐는데요. 실제로 식물은 휘발성 유기화합물을 정화하는 결과를 보여줬습니다. 하지만
라이프
흔흔라이프
호수 1358
2024.04.13 07:00
-
심리학 둘러싼 거짓과 오해 파헤쳐그건 심리학적으로 맞지 않습니다만 최승원 지음/책사람집스스로 ‘의심 많은 심리학자’라고 소개하는 최승원 교수가 심리학을 둘러싼 거짓과 오해를 파헤치며 신중한 판단을 돕는 심리 교양서를 펴냈다. ‘마시멜로 실험’이나 ‘외상 후 성장’과 같은 심리학 연구가 과장・왜곡되는 과정을 살피고, MBTI의 열풍이나 모차르트 효과 등 유사 심리학에도 스포트라이트를 비춘다. 책의 후반부는 사회적 의사소통 장애, 가면 우울증 등 마음의 병을 차분히 살핀다. 오해와 편견을 걷어내고 타인의 세계를 오롯이 받아들이는 일은 자기 자신을 알아가는 일과 맞닿아 있다. 암과 치매 앓는 70대 아버지 간병기우파 아버지를 부탁해 김봄 지음/메디치미디어70대 보수 엄마와 40대 진보 딸의 좌충우돌 공생기를 다룬 베스트셀러 ‘좌파 고양이를 부탁해’ 저자의 신작. 이번엔 뇌경색으로 인한 반신 마비, 암과 치매를 앓는 70대 아버지의 간병기를 엮었다. 크게는 정치 성향이나 세대 갈등으로, 작게는 술로 인한 갈등으로 파벌을 이루는 가족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 식구를 새삼 들여다보게 해준다. 간병비와 돌봄 노동, 의료 현장의 모순, 노인복지 문제 등 무거운 담론도 담았다.
감성시대
한국아파트신문사
호수 1357
2024.04.12 16:29
-
새벽을 연다저 붉은 태양. 밤하늘은하수 강처럼 흐르고화산은 마그마를 밀어낸다. 깊은 바닷속 출렁이는 산호그 탄생과 잊혀짐그리고 그 비밀들감춤과 드러냄그곳엔 아픔이 있다. 사랑, 그 화려함과 초라함그리고 느림과 그 빠름단 것은 쓴 것과만나고빛과 어두움이 함께 한다. 손님과 나그네는길을 재촉하고우주와나그 소년은적토마를 타고들 푸른 언덕을 달려간다. 백 창 훈 l 주택관리사 제5회/ 월간문학세계 등단/ 한국문인협회회원/ 국제펜클럽한국본부회원/ 시마을작품선집’꽃보다 아름다운 그대’외2집, 좋은생각사람들 자작나무시집‘물푸레나무의 사랑’외 4집
감성시대
백창훈
호수 1357
2024.04.12 16:21
-
나이 먹어가니남는 건 먹는 낙(樂)뿐인가 한다. 마누라 음식이 내 입에 딱 맞으니식복(食福) 하나만은 확실한 것 같다. 가끔 하는 외식은 별미다. 나는 식사할 때는 식사에만 집중한다.바쁜 아침 시간 견과류조차도 종류별로 그 맛을 음미하며 먹는다. 술은 양은 많이 줄었지만여전히 중요한 낙이다. 배 영 모 l 주택관리사 제1회/ 2005년 문학저널로 등단/ 한국문인협회 회원/ 제5회 문학저널 작품상 수상/ 2015년 시집 ‘새질내기 열두 굽이’ 출간
감성시대
배영모
호수 1357
2024.04.12 16:20
-
4월 10일은 22대 국회의원 선거를 치르는 날이다. 이번 총선에서는 300명(지역구 254명, 비례대표 46명)의 국민 대표를 선출한다. 평균 경쟁률은 지역구 2.75대 1, 비례대표 5.5대 1이다. 비례대표 투표지는 38개 정당이 후보를 내 역대 최장(51.7㎝)이다. 총선은 사활을 건 총성 없는 전쟁이다. 선거 이슈는 시대와 상황에 따라 달랐다. 변수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는 경우도 많았다. 변수의 게임은 항상 선거판을 뒤흔들었다. 다이내믹한 한국 정치 특성상 짧은 기간에도 큰 변화가 일어났다. 역대 총선에서 가장 화려한 성적을 올린 정당은 민주공화당(공화당)이다. 공화당은 6대부터 10대까지 내리 1당을 차지하며 원내 과반수를 차지했다. 대한민국 첫 총선은 1948년 5월 10일 실시됐다. 의원 수는 서울 10명, 경기 29명, 충북 12명, 충남 19명, 전북 22명, 전남 29명, 경북 33명, 경남 31명, 강원 12명, 제주 3명 등 총 200명이었다. 유권자 784만871명 중 748만7649명이 투표장에 나와 우리나라 총선 역사상 최고 투표율(95.5%)을 기록했다. 전무후무한 투표율이다. 2대 총선(1950. 5. 30)은 무소속 당선자
감성시대
김규회
호수 1357
2024.04.08 09:16
-
여러분은 이상적인 주거단지를 결정하는 요소를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교통이 얼마나 편리한지, 동네가 얼마나 안전한지, 혹은 주변에 좋은 편의시설과 교육시설이 있는지가 중요할 겁니다. 그중에서도 자연환경은 많은 사람에게 삶의 중요한 요소일 텐데요. 누구나 자연 속에서 신선한 공기를 마시고 햇볕을 쬐며 걸을 때 마음의 안정과 함께 긍정적이고 행복한 감정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주변의 자연을 주거공간과 엮어낸 공동주택 단지 한 곳을 여러분에게 소개하려고 합니다. 경기도 과천에 위치한 과천센트럴파크푸르지오써밋아파트가 그 주인공인데요. 2020년 12월에 준공한 이곳은 총 1317세대의 대규모 공동주택 단지입니다. 높낮이를 아우르며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지는 거대한 수공간, 주변 완충녹지와 연계된 산책로 등 풍성한 자연이 깃든 공간을 특징으로 하고 있는데요. 그럼 지금부터 과천센트럴파크푸르지오써밋의 조경공간을 자세히 살펴볼까요? 개울이 폭포로 이어져 장관 연출과천센트럴파크푸르지오써밋의 자연을 가장 잘 보여주는 공간은 시간의 정원에서 중앙광장으로 이어지는 연속된 자연경관의 축입니다. 시간의 정원은 709동과 710동 사이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조금은 거칠지만 꾸밈없
뉴아파트
공간서술
호수 1357
2024.04.06 09:10
-
“현재의 가족과 함께 사는 삶에 만족하시나요?”미국의 심리치료사이자 가족 치료의 일인자로 불리는 저자가 상담받으러 오는 가족에게 던지는 첫 질문이다. 대부분의 사람은 대답하기를 망설인다. 한 번도 깊이 생각해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이 질문에 자신 있게 “예”라고 대답할 수 있다면 좋은 가정에서 생활하고 있다고 생각해도 된다. 가족이 한집에 살면서도 서로 얼굴을 마주치지 않고 지내기 일쑤다. 물론 미국 이야기지만 우리도 크게 다를 바 없다. 가정은 우리가 사랑과 이해와 지지를 얻을 수 있는 최후의 보루다. 가정에서 힘을 얻어 바깥세상에 맞설 용기를 낸다. 하지만 수많은 문제가 있는 가정은 오히려 안식보다는 힘을 앗아가고 가족 구성원들 사이에 지옥을 만들기도 한다. 두 남녀가 가정을 일군다는 것은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 중 하나다. 여기에 더해 자녀를 성인으로 키워내기 위해 힘을 합치는 과정에서 수많은 역경이 따라올 수 있다. 아이 양육이 잘 된 가정은 새로운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적극적이고 창의적인 해결책을 찾아 나서지만 문제가 있는 가정의 부모는 위기를 방치해 문제를 더 크게 키운다. 저자는 갓 태어난 아이의 자존감은 5~6년 동안 전적으로 가족의 영향
감성시대
윤필 출판평론가
호수 1356
2024.04.05 09:02
-
봄기운이 완연해졌다. 비가 살짝 내린 3월 17일 일요일 오전, 마라톤 풀코스 42.195㎞를 뛰었다. 대부분 겸손하게 ‘완주가 목표’라고들 하지만 평생 몇 번 뛰지 않는 마라톤이다. 실제로는 그럴 리가 없다. 나의 경우 3시간 30분 안에 완주하는 것이 목표였다. 흔히들 말하는 330이다. 평생 목표는 3시간 20분인데 요즘은 속도 훈련을 하지 않으니 현실적인 목표로 수정했다. 서브3에는 한참 모자라지만 그래도 폼 난다. 이날 실제 기록은 3시간 40분 22초였다.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대신 아주 많은 교훈을 얻은 달리기였다. 경영학에서 말하는 ‘실패학’이라고나 할까. 첫째, ‘속도냐 강함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요즘은 주로 유산소 운동을 등산 혹은 트레일런을 통해 장시간 훈련한다. 웨이트 트레이닝도 강하게 하는 편이다. 그러다 보니 평지 속도가 높아지지 않는 단점이 있다. 대신 온몸이 강인해져서 마라톤을 뛰어도 그다지 고통스럽지는 않다. 더 빨리 뛰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둘째, ‘앞 끝 착지냐 뒤꿈치 착지냐’ 기술과 실력의 만남이다. 트레일런과 달리기를 할 때 앞 끝 착지를 많이 훈련한다. 발목의 힘이 강해지고 달리기의 추진력이 생기고 있다.
라이프
최윤호
호수 1365
2024.03.31 16:00
-
홍콩은 란타우 섬, 홍콩 섬, 구룡반도로 이뤄져 있다. 산과 바다・도심의 볼거리, 맛집・문화・하이킹 등 3・3・3 여행으로 이해하면 쉽다. 그러나 이름이 나 있는 관광지만으로는 홍콩을 다 이야기할 수 없다. 잘 알려지지 않은 지역도 많기 때문이다. 중국 본토 근해의 235개 섬과 주룽반도에서 선전 강 사이의 육지를 포괄하는 지역인 신계까지 보면 더 그렇다. 케이블카 타고 란타우섬 한눈 조망홍콩이 중국에 반환되면서 1998년 홍콩 서쪽의 란타우섬 해역을 매립해 만든 공항이 첵랍콕국제공항이다. 공항에 짐을 맡기고 옹핑고원으로 향한다. ‘옹핑 360’은 란타우섬을 한 번에 조망할 수 있는 케이블카를 타고 란타우섬을 둘러보는 최고의 방법 중 하나다. 20분 정도 올라가 옹핑빌리지로 갈 수 있는 여행 코스다. 홍콩 4대 트레일인 란타우트레일이 바로 아래 푸른 숲길 사이로 이어진다. 하얀 구름이 란타우 피크(934m)의 고봉에 걸려 모자를 쓰고 그 아래 앉아있는 부처상이 푸른 하늘에 평화롭다. 홍콩 유명 연예인들이 모금해 만들었다는 청동 좌불상인 빅부다는 포린사를 많은 사람이 찾는 명소로 만들었다. 케이블카에서 내려오며 보는 일몰의 석양은 산과 바다를 비추며 마음을 편
테마여행
이성영
호수 1356
2024.03.31 09:04
-
따뜻한 봄 햇살이 가득한 4월은 피어나는 계절이죠. 지난가을에 튤립 구근을 심었나요? 그렇다면 겨우내 추운 발코니에서 얼은 듯이 시간을 보낸 화분에서 튤립 꽃대와 봉오리가 올라오는 것을 지켜볼 수 있었을 겁니다. 오랜 시간을 기다리며 키워 올린 소중한 튤립들. 어떻게 해야 튤립을 보다 오랫동안 감상하며 잘 즐길 수 있을까요?◇아파트에서 튤립을 오래 즐길 수 있는 방법▷저온처리, 적절한 햇빛= 지난해 가을에 심은 튤립은 올봄에 피어납니다. 겨우내 저온처리가 충분했고 적절한 시기의 햇빛요구도 잘 채워졌다면 잎과 잎 사이에서 꽃대와 꽃봉오리가 길게 올라와 정상적으로 예쁘게 피어납니다. 하지만 저온처리 과정이 부족했거나 영양이 부족한 구근은 잎과 잎 사이에서 꽃봉오리가 아닌 이미 피어난 꽃잎부터 내밀어 짧은 키로 성장을 끝냅니다. 지난겨울이 다소 따뜻했던 터라 발코니에 기형적으로 짧은 키의 튤립들이 많이 보입니다. 이외에도 지역 간의 기온 차에 따라 이런 기형적인 모습도 보이는데요. 주로 겨울이 따뜻한 남부지방 발코니에서의 튤립은 다소 건강하지 못한 모습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형이라고 해도 튤립은 튤립답게 예쁩니다. 오랜 기간 봄을 간절히 기다리는 식물 집사의
라이프
흔흔라이트
호수 1356
2024.03.30 09:00
-
유물 복원하며 역사의 조각 이어붙여나는 시간을 복원하는 사람입니다 신은주 지음/앤의 서재작은 관심은 여러 우연을 필연으로 바꿔놓는다. 문화재 복원가인 저자는 우연을 넘어서는 운명 같은 순간이 단지 혁명적인 기술을 발견한 과학자에게만 일어나는 일은 아니라고 한다. 이 책은 박물관 보존과학실에서 20여 년간 유물을 복원하며 역사의 조각을 이어 붙여온 저자가 전하는 말들이다. 저자는 유물을 복원하며 1000년을 넘어 헤어져 있던 편린들이 제자리를 찾는 의미를 일깨운다. 담담하면서도 세심하게 오래되고 낡은 것들을 살피는 저자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항상 곁에 있지만 미처 알지 못했던 진짜 내 삶을 발견하게 된다. 시사 이슈 56가지 ‘나만의 논리’ 찾는 법논리의 힘 지식의 격 허원순 지음/한국경제신문‘국회의원을 250명으로 감축하자는 주장은 타당한가?’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궜던 이 논쟁은 쉽게 답을 내기 어렵다. 찬성과 반대의 입장을 모두 파악해야 최선의 결론에 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랜 기간 논설위원으로써 사회 전반의 첨예한 갈등에 논리를 세우고 풀어갔던 저자가 그간의 글을 모아 책을 펴냈다. 자칫 멀게 느껴지지만 우리의 생활과도 밀접한 시사 이슈 56가지
감성시대
한국아파트신문
호수 1355
2024.03.29 09:13
-
금 가격이 그야말로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사상 최고치 경신 이후 연일 상승세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에서 팔려나간 골드바는 지난달 약 66억 원어치에 달했다. 이젠 돌 반지 한 돈(3.75g)이 40만 원을 훌쩍 넘는다. 세계 통화정책을 좌지우지한 앨런 그린스펀 전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일화다. 그가 한 모임에 강연자로 초청됐다. 초청 관계자가 그린스펀에게 강연료로 “달러가 좋을까요, 아니면 유로가 좋을까요?”라고 물었다. 그는 잠시 침묵하더니 짤막하게 “골드”라고 대답했다. 18년 동안 FRB 의장으로 군림하며 ‘달러의 수호자’로 힘써온 그가 금을 선택했다는 사실은 아이러니했다.“황금은 인간의 깊숙한 잠재의식 속에 있는 본능을 만족시켜 상징으로 이용하도록 촉구하는 어떤 힘을 갖고 있다” 세계적인 심리학자이자 철학자인 프로이트(1856~1939)의 말이다.예로부터 금은 영원한 생명을 지닌 신의 상징으로까지 여겨졌다. 금은 권세와 부귀, 그 자체였다. 고대인은 황금을 태양과 동일시했다. 이집트 투탕카멘 왕(재위 기원전 1361~ 1352)의 유명한 황금 마스크는 중량이 무려 10.23㎏이나 된다. 15세기 콜럼버스(
감성시대
김규회 도서관닷컴 대표
호수 1355
2024.03.28 08:50
-
여러분은 언제 특별한 사람이 된 것 같은 느낌을 받나요? 식당에서 밥을 먹을 때와 내 취향을 잘 아는 가족이 내 입맛에 맞는 메뉴로 식사를 차려줄 때를 생각해 보세요. 혹은 백화점에서 옷을 고를 때와 양복점에서 몸의 치수를 꼼꼼히 재며 나에게 딱 맞는 정장을 살 때는 어떤가요? 말하지 않아도 여러분의 선택을 알 것 같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만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받을 때 특별한 사람이 된 것 같은 느낌을 받으니까요. 사람들의 이러한 심리는 공간을 대할 때도 비슷하게 발현됩니다. 은퇴 후 전원주택을 꿈꾸는 이유도 나만을 위한 다락, 아내가 좋아하는 부엌 옆 정원, 딸이 바라는 햇빛이 가득 들어오는 서재 등 우리만을 위한 특별한 공간을 구현할 수 있으니까요. 공동주택 단지의 조경공간도 예외는 아닙니다. 이전까지는 입주민들의 관심이 단지 전체를 향했지만, 최근에는 그 관심이 주동 단위로 더욱 세분화하는 추세입니다. 이제 입주민들은 더는 ‘단지 중앙 광장에 있는 진경산수’에 만족하지 않고 ‘내가 사는 동 앞의 필로티 정원’을 원하게 됐죠. 음식이나 옷처럼, 공간도 이용자들을 위해 세분화할수록 특별함을 더할 수 있으니까요.오늘은 이처럼 공간을 세분화해 단지 곳곳에
뉴아파트
공간서술
호수 1355
2024.03.24 09:00
-
봄의 전령사 중 가장 화려하고 요란한 벚꽃 여행지로 잘 알려진 쌍계사 입구 화개장터 계곡 벚꽃을 구경한다. 이어 하동군 유일의 섬 대도 섬, 단군 성지로 알려진 삼성궁, 산청군의 전통문화 배움터 남사예담촌, 한방 테마 여행지 동의보감촌 등까지. 멋진 1박 2일 프로그램에 합류해 봄맞이 여행을 마음껏 즐겼다. 쌍계사 10리 벚꽃 터널 ‘환상 체험’하동 화개장터에 가까워지자 2차선 좁은 도로는 몰려든 차들로 엉켜서 거북이 주행을 하고 있었다. 정오쯤 쌍계사로 올라가는 입구에 있는 정금이마을서 내렸다. 여기서 화개장터까지는 벚꽃길이 3㎞ 정도 됐다. 계곡 다리를 건너 천년 고찰 쌍계사 10리 벚꽃 터널 속으로 들어섰다. 두세 번 왔던 벚꽃 터널이지만 언제 봐도 가슴을 뛰게 하는 벚꽃 환상 길이었다. 일행과 벚꽃에 취하고 눈이 황홀해서 희희낙락 걸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벚꽃길은 구름처럼 몰려드는 사람들로 꽉 차기 시작했다. 기쁨과 즐거움으로 들뜬 얼굴들을 바라보며 같이 기쁘고 함께 행복해지는 벚꽃길을 흥에 겨워 걸었다. 벚꽃터널과 연결되는 화개장터는 그야말로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사람들로 넘쳐났다. 입구 쪽에 있는 식당 안으로 들어가서 부침개와 막걸리, 섬진강
테마여행
윤석구
호수 1355
2024.03.23 0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