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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전령사 중 가장 화려하고 요란한 벚꽃 여행지로 잘 알려진 쌍계사 입구 화개장터 계곡 벚꽃을 구경한다. 이어 하동군 유일의 섬 대도 섬, 단군 성지로 알려진 삼성궁, 산청군의 전통문화 배움터 남사예담촌, 한방 테마 여행지 동의보감촌 등까지. 멋진 1박 2일 프로그램에 합류해 봄맞이 여행을 마음껏 즐겼다. 쌍계사 10리 벚꽃 터널 ‘환상 체험’하동 화개장터에 가까워지자 2차선 좁은 도로는 몰려든 차들로 엉켜서 거북이 주행을 하고 있었다. 정오쯤 쌍계사로 올라가는 입구에 있는 정금이마을서 내렸다. 여기서 화개장터까지는 벚꽃길이 3㎞ 정도 됐다. 계곡 다리를 건너 천년 고찰 쌍계사 10리 벚꽃 터널 속으로 들어섰다. 두세 번 왔던 벚꽃 터널이지만 언제 봐도 가슴을 뛰게 하는 벚꽃 환상 길이었다. 일행과 벚꽃에 취하고 눈이 황홀해서 희희낙락 걸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벚꽃길은 구름처럼 몰려드는 사람들로 꽉 차기 시작했다. 기쁨과 즐거움으로 들뜬 얼굴들을 바라보며 같이 기쁘고 함께 행복해지는 벚꽃길을 흥에 겨워 걸었다. 벚꽃터널과 연결되는 화개장터는 그야말로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사람들로 넘쳐났다. 입구 쪽에 있는 식당 안으로 들어가서 부침개와 막걸리, 섬진강
테마여행
윤석구
호수 1355
2024.03.2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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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시간 오전 3시는 캄보디아 시간으로 새벽 1시다. 프놈펜에서 살고 있는 지인의 안내로 시내 골목 여행자의 거리를 들어선다. 한밤중이라 더위는 없다. 일본인이 운영한다는 카페 야외 식탁에서 맥주 두 병을 시킨다. 골목길에서 불어오는 바람과 함께 이동시간의 피로를 날린다. 눈이 많은 일본의 북부지방에 가려다 여행지를 갑자기 캄보디아로 변경했다. 자정에 도착하는 비행기를 예약한지라 빠른 입국을 위해 대사관에서 미리 비자를 발급받고, 인천공항에서 항저우를 거쳐 프놈펜으로 가는 항공을 이용했다. 앵무새의 시끄러운 소리에 잠에서 깨어난다. 어느새 아침이다. 고층아파트의 활짝 열린 창문으로 바삭 강이 유유히 흐른다. 시원한 바람은 넓은 실내 공간을 지나 반대편 창문으로 빠져나간다. 메콩강 선상서 화려한 야경 즐겨프놈펜은 프랑스의 식민 잔재와 크메르의 영향이 어우러진 도시다. 인구 200만 명 정도가 사는 캄보디아의 수도다. 화려한 은탑과 에메랄드 부처가 있는 왕궁이 보인다. 캄보디아 하면 북부의 앙코르와트를 여행지로 떠 올리지만 캄보디아의 수도와 주변의 도시를 보지 않고 그 국가의 현재를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도시의 건설과 함께 1373년에 거리의 언덕에 사원이
테마여행
이성영 여행객원기자 ㈜한국숲정원 이사. 산림교육전문가
호수 1352
2024.03.0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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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자령은 강원 평창군과 강릉시의 경계에 위치한 해발 1157m의 산이다. 겨울철에는 눈과 상고대로 환상적인 눈꽃 풍경을 선사한다. 해발 840m에 있는 대관령 휴게소부터 여유를 갖고 오를 수 있는 최고의 트레킹 코스다. 선자령에 폭설이 예보되면 심장이 먼저 뛰곤 한다. 선자령 능선을 하얗게 뒤덮은 눈길을 걸으며, 나뭇잎마다 나뭇가지마다 얼어붙은 상고대 눈꽃 축제를 즐기고 싶다는 생각이 머리에 가득 차기 때문이다.능선 길과 계곡길 중 어느 방향이든 다 좋지만, 바람이 덜 부는 왼쪽 계곡길을 택했다. 눈으로 하얗게 덮인 넓은 공터를 지나 숲속 눈길로 들어섰다. 나뭇가지마다 얼어붙은 상고대와 하얀 눈을 뒤집어쓴 숲길은 그야말로 환상 설국이었다.주목, 소나무, 참나무 등 온갖 나무에 핀 상고대 눈꽃으로, 숲길은 마치 숲의 얼음 요정들이 달라붙어서 마치 마법을 부려 놓은 듯한 기묘한 모습들로 탄성이 절로 나온다. 숲속 눈길 터널을 헤치고 눈길을 올라서 마주한 하얗게 눈 덮인 양떼목장은 동화 속의 비경이었다. 목장 철망 담장을 지나 능선을 넘어 주목과 소나무 상고대 숲길을 다시 지났다. 숲길 아래의 삼거리 이정목을 지난다. 다시 하얀 상고대가 주렁주렁 달린 주목 숲속
테마여행
윤석구 트래블디렉터/ 여행플랫폼 ‘파랑나침반’ 카페 운영
호수 1351
2024.02.2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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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 식사를 마치고 여행자의 도시를 떠나 치앙라이로 향한다. 어젯밤 치앙마이 ‘나이트마켓’ 광장에는 버스킹 가수의 통기타 선율과 목소리로 울려 퍼졌다.‘바람만이 아는 대답(Blowing in wind)’이라는 밥 딜런(Bob Dylan) 원곡의 노래였다. 2016년 음악가로는 최초로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되기까지 밥 딜런의 대표곡 가운데 하나로 반전운동을 대변하는 노래로 잘 알려진 곡이다. 오랜만에 이국의 땅에서 듣는 그 노래의 여운이 채가시지 않아 달리는 차 안에서 마음속으로 흥얼거려 본다. ‘사람은 얼마나 많은 세월이 흘러야 자유라는 것을 얻을 수 있을까/ 사람은 얼마나 여러 번 고개를 돌리고 외면할 수 있을까/ 친구여, 그 대답은 바람 속에 있다네/ 불고 있는 바람 속에서 날아가고 있다네’ 지나가는 작은 마을들은 우리나라 온실에서나 볼 수 있는 부겐베리아 선홍색 꽃들이 흐드러지게 피었다. 치앙마이주와 치앙라이주의 경계를 이루고 있는 쿤째 국립공원을 지난다. 이곳을 관통하는 118번 왕복 4차선 도로를 따라 3시간 정도 소요되는 곳에 태국 최북단 도시가 있다. 해발 1000m 구불구불 산길 달려치앙라이로 가는 중간쯤에 메카짠 온천이 있어 잠시 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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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영
호수 1348
2024.01.2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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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 금산은 비단이 펼쳐진 것 같이 아름답다 해 금산(錦山)이라 불린다. 원효대사가 보광사라는 절을 세워서 보광산이라 불렸고, 이성계가 100일 기도 끝에 조선을 개국한 그 영험함에 보답으로 온 산이 비단으로 덮었다는 뜻인 금산이란 이름을 하사했다고도 전해진다.금산에는 이성계가 기도했다는 이씨기단을 비롯하여 삼사기단, 쌍홍문, 화엄봉, 사선대 등 금산 38경을 이루는 천태만상의 기암괴석들이 있는 명산 중의 명산이다. 바다에 뿌려 놓은 것 같은 작은 섬들과 어우러져 아름다운 풍광을 선사한다.산 정상 아래에 있는 보리암은 새해 일출을 보고 소원을 빌고자 전국에서 몰려드는 참배객들로 넘쳐난다. 양양 낙산사, 강화도 보문사와 함께 해수관음보살 상이 세워져 있는 3대 기도처로도 유명하다. 새벽 돌계단을 한 계단 한 계단 올라안내산악회 리무진버스를 밤 11시에 타고 밤새 달려 새벽 4시가 넘어 삼천포항에 도착했다. 이른 새벽에 문을 열어준 삼천포회센터 식당에서 떡국으로 한 살을 더 먹었다. 40여 분 이동해 금산으로 오르는 들머리에 새벽 5시 45분에 닿았다. 7시 37분 해돋이 시간에 맞추는 데는 여유가 있었다. 들머리 입구의 금산주차장에서 헤드랜턴을 이마에 달고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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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구
호수 1347
2024.01.2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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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치앙마이 공항에서 처음 보는 신기한 빨간색 차에서 누군가 손짓을 한다. 우리는 치앙마이와 치앙라이 여행을 위해 직항으로 인천공항에서 6시간 걸려 치앙마이에 도착했다. 4일 전에 먼저 출발한 몇 명은 방콕을 경유해 치앙마이에 도착했다. 이들 중 일부가 우리를 마중 나왔다.그 빨간색의 멋스러운 차가 ‘썽태우’라는 이동 수단이라는 것을 알았다. 치앙마이 국제공항은 시내에서 남서쪽으로 4㎞ 떨어진 곳에 있어 편리하게 시내로 접근할 수 있다. 공항에는 미터기 없는 콜택시가 있고 타기 전에 가격을 흥정하는 오토바이를 개조한 삼륜택시 ‘뚝뚝’이와 1톤 트럭을 개조해 10명 정도를 태울 수 있는 ‘썽태우’라는 교통수단이 있다. 이곳 시간은 한국보다 두 시간이 늦은 오후 8시니 아직 저녁 시간이다. 기내식도 없는 저가 비행편을 이용한 터라 저녁 요기도 하고 과일도 살 겸 시장으로 향한다. 미리 공항에서 가볍게 갈아입고 떠난 옷차림으로 달리는 차에서 시원한 이국의 밤을 맞는다. 현지를 잘 아는 지인과의 동행으로 동남아의 자연과 역사, 고유한 특성의 로컬 문화, 열대과일, 오가닉과 로컬푸드가 넘치는 가성비 좋은 먹거리, 타이마사지를 만나는 문화여행이 그렇게 시작됐다. 외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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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영
호수 1344
2023.12.3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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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 죽도라는 이름을 가진 섬이 여러 개 있다. 충남 홍성의 유일한 유인도 죽도는 태안반도에서 남쪽으로 길게 늘어진 안면도와 홍성 앞 천수만 바다 가운데쯤 위치한 아주 작고 예쁜 섬이다. 죽도는 12개의 작은 섬들로 이뤄졌다. 사람이 살고 있는 가운데 섬들은 왕관처럼 펼쳐지며 방파제로 연결돼 있다. 하늘에서 보면 마치 털을 잘 다듬어서 팔다리 머리가 몽실몽실한 애완견 푸들처럼 앙증맞은 형태를 간직한 아름다운 섬이다.섬에 대나무가 자생하고 있어 죽도로 불리는 이 예쁜 섬은 해돋이와 해넘이를 동시에 감상할 수 있는 국내 몇 안 되는 섬이라고 한다. 국가 어항인 남당항에서 3.7㎞ 떨어진 천수만 한가운데 위치한 죽도는 여객선이 하루에 여섯 번 왕래할 정도로 관광지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바다가 열리는 전설의 섬으로 유명한 간월도까지 당일치기로 관광하기 위해 여행 프로그램에 합류해 동대문역사문화공원 8번 출구 앞에서 오전 7시 25분에 관광버스로 출발했다. 멋진 수채화 같은 바다위 작은 섬들바다를 향해 둥그렇게 툭 불거지게 조성된 시멘트 구조물 선착장에서 배표를 받고 11시 배를 탔다. 100여 명이 넘게 타는 자그만 여객선 선장이 “배 타는 시간이 10분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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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구
호수 1343
2023.12.22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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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는 별이 흐르고 하얀 눈길을 따라 다다른 푸른 바다에 둥실 떠 있는 조각배 하나 꿈속 세상.’추운 겨울밤, 어둠이 찾아오면 고요하게 잠들었던 겨울 정원이 불빛을 받으며 하나둘씩 잠에서 깨어난다. 경기 가평군 축령산 수레넘이고개에서 시작되는 계곡의 물소리가 겨울밤 나지막이 흐른다. 깃대봉으로 높이 치닫는 나무들은 어릿한 불빛에 새하얗게 빛을 낸다. 며칠 함박눈이 펑펑 쌓여 온통 나뭇가지 새하얀 풍경에 오색별빛이 반사되는 날이면 마치 동화 속 세상이 된다. CNN이 선정한 한국에서 꼭 가봐야 할 명소로 선정된 ‘오색별빛정원전’이 겨울철 야간에 개장한다. 굳어버린 감성, 설렘으로 ‘파동’복수초, 히어리, 풍년화가 봄바람에 기지개를 켠다. 수국, 장미, 플록스, 베로니카, 백합, 원추리, 수련 등 비밀의정원, 서화연과 달빛정원, 하경정원, J의 오두막정원에서 여름을 빛내던 식물들이 피어난다. 아침고요 산책길이다. 감국, 쑥부쟁이, 구절초 등 들국화가 가을의 정취를 풍긴다. 축령산 기슭에선 은행나무, 계수나무, 단풍나무의 화려함이 절정을 이룬다. 식물들은 모두 추위에 고개를 떨구고 겨울 속으로 들어갔다. 산속은 그 흔한 고라니 울음소리도 자취를 감췄다. 가랑거
테마여행
이성영
호수 1340
2023.12.0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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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지자체체마다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출렁다리를 만드는 게 대세가 된 지가 꽤 됐다. 서울 근교에 맑은 호수와 수려한 주변 경관으로 인기 있는 마장호수 출렁다리를 다녀왔다.경기 양주시 송추에서 고개 하나만 넘으면 바로 도착하는 파주시와 양주시 경계에 있는 마장호수는 2000년에 저수지로 만들었다. 이후 파주시가 마장호수 일대를 산책로와 둘레길, 캠핑 길, 카누와 카약 물놀이 시설, 흔들 다리, 전망대, 카페 등을 두루 갖춘 도심형 테마파크 마장호수공원으로 2018년 3월에 재탄생시켜 지난해 141만 여 명이 다녀갔다고 한다. 옥빛 호수 둘레길 걸으며 풍광 즐겨 올봄에는 중간에 끊어졌던 200m여 둘레길 호수 위로 다리를 놓아 5㎞ 가까이 되는 호수둘레길을 다 돌 수 있게 만들었다고 한다. 또 늘어나는 관광객들로 부족한 주차장 시설도 계속 확충해서 이용자들이 편하고 즐겁게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 파주 제1의 관광지로 사랑받고 있다.좁은 계곡을 가로지르는 마장호수 댐 아래에 있는 공영주차장에 주차를 했다. 호수 주변 도로 옆으로도 많은 주차장이 있었다. 경사가 70°쯤 돼 보이는 하늘 계단을 올라 댐 둑에 닿았다. 산골짜기에 있는 호수치고는 꽤
테마여행
윤석구
호수 1339
2023.11.30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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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은 보는 시간 때에 따라서 빛깔이 달라진다. 가을비에 떨어진 낙엽과 이른 아침 생기 있는 촉촉한 빛깔의 단풍, 햇살이 눈이 부신 정오의 빛깔, 어두워지는 거리의 낙엽과 단풍은 각각의 색깔들로 다가온다. 그 빛깔로 인해 일상의 바쁜 시간에 잠시 자신을 돌아보는 여유가 생긴다면 제대로 가을을 즐길 줄 아는 사람이다. 그래서 가을은 마무리가 아니라 휴식을 취하고 다시 시작함을 의미하기도 한다. 높은 산에서 시작된 단풍은 이제 도시를 마지막으로 물들이며 가을을 마무리하려 한다. 잠시 시간을 내어 일상을 떠나 수도권의 가을을 만나본다.◆서후리숲서후리숲은 30만 평 규모의 사유지에 숲을 사랑하는 동호인들이 숲길과 정원을 가꾸기 시작해 2014년 10만 평 규모로 개장한 개인수목원이다. 숲의 자연스러움을 해치지 않고 조경을 들여놓은 섬세함이 돋보인다. 숲길은 비밀의 정원을 탐사하듯 작은 폭포를 지나면 단풍나무, 백합나무, 철쭉나무, 층층나무, 자작나무, 산벚나무, 산딸나무, 메타세쿼이아, 은행나무, 자작나무 숲을 만난다. 기존 숲과 어우러지며 아기자기하게 이어진다. 경사가 심하지 않아 누구나 걷기에도 좋다. 산책 코스는 활엽수로 이뤄진 1시간짜리 A코스와 소나무·잣나
테마여행
이성영
호수 1336
2023.11.04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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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은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명산이다. 최고봉 대청봉이 아니라도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 절경을 감상할 수 있는 권금성과 흔들바위가 있는 울산바위를 가볼 수 있다. 수직 암벽 계곡이 장관인 천불동계곡, 가장 넓고 긴 수렴동 계곡과 백담계곡, 십이선녀탕 계곡 등 명소가 즐비하다. 한계령에서 바로 아래 흘림골 계곡에서 주전골 계곡으로 이어지는 트레킹 코스가 있다. 누구나 쉽게 설악산의 비경을 보고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단풍 계절이 오면 전국에서 몰려드는 관광객으로 발 디딜 틈이 없는 설악산 최고의 명소다. 절정의 단풍을 즐기기 위해서 안내산악회 버스에 올랐다.흘림골 탐방로 아치형 입구를 들어서자 급격한 오르막 데크 계단이 나왔다. 이어 돌계단과 데크 계단을 번갈아 밟으며 급경사 길을 600m쯤 올랐다. 과거 신혼부부가 이 폭포 앞에서 아들 낳기를 빌었다는 흘림골의 명소인 여심폭포에 올랐다. 과거에는 폭포의 독특한 형상 때문에 ‘여성의 깊은 곳을 연상케 한다’는 민망한 안내문이 있었다. 지금의 새 안내판에는 ‘바위와 물이 절묘한 조화를 이뤄 여심폭포라고 한다’고 바뀌었다. 다시 급격한 데크 계단을 헉헉대며 올라 등선대 고개에 닿는다. 철심 계단과 데크 계단을 디디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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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구
호수 1335
2023.10.2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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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에 한 걸음 앞서 우리를 찾아온 억새꽃의 하얀 보풀이 바람과 빛을 만났다. 보는 이의 마음도 따라 흔들린다. 가을이다. 억새꽃은 햇빛과 바람에 시시각각 다채로운 빛을 낸다. 햇살의 비스듬한 역광은 투명한 은빛의 출렁임을 낳는다. 억새의 싱싱하고 까칠한 푸른 잎들 위로 낱꽃망울의 선홍빛 부챗살은 가을바람에 씨앗을 날려 보낸 후 새하얀 꽃처럼 다시 핀다. 그래서 억새는 초록에서 보라색, 다시 은색과 흰색으로 바뀐다. 10월이면 새하얀 꽃으로 변해 마지막 꽃의 날개를 바람에 맡긴다. 강원도 ‘리틀 백록담’에 억새 만발전국 5대 억새 군락지 중 하나인 민둥산은 해발 1119m다. 정상의 66만여㎡에 달하는 능선을 억새가 하얗게 뒤덮고 있다. SNS에는 한라산의 백록담을 닮은 푸른 초지의 풍경을 담은 인증사진들이 가슴을 설레게 한다. 정체는 돌리네(doline)다. 석회암 함몰로 생긴 타원형의 웅덩이다. 기반암이 석회암으로 이뤄진 지역에서는 석회암의 주성분인 탄산칼슘이 빗물에 녹으면서, 돌리네 중앙에는 빗물이 빠져나가는 싱크 홀(sink hole)이라는 배수구가 발달한다. 민둥산 정상에서 보는 돌리네의 중앙에는 빠져나가지 못한 물이 작은 호수를 만들어 신비함을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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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영
호수 1333
2023.10.14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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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내포지역이라고 불렸던 충남 서산, 예산, 홍성은 백제시대부터 중국 대륙과의 교류가 활발하게 이뤄졌던 길목이다. 그래서 백제 불교문화의 정수와 역사를 진정으로 느껴볼 수 있는 곳이다. 매년 봄가을 두 번씩 진행해 오던 서강대학원 OLC 동문 가족 해설 답사 여행을 19차로 다녀왔다. 동문 가족과 함께 하는 역사 답사 여행을 즐기며 동문 간의 친목도 다지는 의미 있는 여행이다. 서산 삼존 마애불, 해미읍성, 개심사, 천하제일 명당 남연군묘, 추사 김정희 고택 등 5곳을 답사했다. 충남 서산시 운산면 용현리의 마애여래삼존상은 6세기 인도와 중국 불교가 태안반도를 거쳐 백제로 전해져 한반도에 정착하는 국제 핵심 교류를 알려주는 소중한 문화 유적이다. 관광버스에서 내려 용현집이란 식당 맞은편에 있는 계곡의 데크 계단을 건너 50m여 걸었다. 다시 암벽 너덜계곡의 급경사 데크 계단을 30m쯤 올랐다. 기와집 관리소 왼쪽에 있는 조그만 불이문 들어서서 짧은 돌계단을 올라갔다. 마애여래삼존상의 과학과 예술갓을 쓴 듯 넓은 돌이 얹힌 천연 바위 절벽에 조각된 2.8m 높이의 삼존불상이 시선을 확 끈다. 삼존마애불 왼쪽에는 웃음 가득한 미소를 지닌 제화갈라보살 입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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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구
호수 1331
2023.09.2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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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렬한 무더위가 한풀 꺾이며 아침저녁으로는 제법 선선한 바람이다. 하늘도 구름 사이 코발트 빛이다. 가을이 서서히 다가오고 있음을 느낀다. 오랜만에 등산스틱을 꺼내 아침 일찍 집을 나선다. 산과 바다. 무엇보다 여름내 지치게 했던 게으름의 시간을 설악의 정기로 채우고, 멋진 파노라마 뷰를 보기 위해 강원도 고성군 토성면 화암사 숲길로 간다.금강산 제1봉은 지금은 설악산국립공원에 편입돼 백두대간 북설악을 대표하는 신선봉이다. 불교 법상종의 개조 진표율사는 금강산의 동쪽에 발연사를, 서쪽에는 장안사를, 그리고 남쪽에 화암사를 창건해 금강산을 중심으로 불국토를 장엄하고자 했다. 화암사는 남쪽에서 보면 금강산이 시작되는 신선봉 바로 아래에 세워져 있는 형상이어서 ‘금강산 화암사’로 표기돼 있다. 금강산 화암사 숲길은 화암사에서 출발해 수바위, 성인대(신선대)를 거쳐 다시 화암사로 돌아오는 산행코스로 주차장에서부터 왕복 6.9㎞ 3시간 정도 걸린다. 힐링이 필요할 땐 화암사 숲길로일주문을 지나 수암전이라는 매점 앞에서 금강산 화암사숲길을 오른다. 잠깐 오르니 거대한 바위가 서 있다. 동해고속도로에서 속초로 진입하면서부터 푸른 산들 사이로도 보였던 수바위(秀巖)다. 주
테마여행
이성영
호수 1329
2023.09.0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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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까지 중국 출장을 100회 넘게 했으면서도 정작 민족의 영산인 백두산 트레킹을 이제야 했다. 해발 2744m인 백두산의 변화무쌍한 날씨 때문에 천지의 장엄한 풍광을 제대로 마주하는 행운을 잡는 것은 로또 당첨만큼이나 어려운 일이라고 했다. 날씨가 가장 좋다고 알려진 7월 말에서 8월 중순쯤 기간에도 100번 정도는 올라야 천지의 찬란한 비경과 마주할 수 있다고도 했다. 3박 4일 일정으로 부푼 기대를 가슴에 가득 안고 인천공항에서 중국 선양시로 가는 대한항공 비행기로 8시에 이륙했다. 선양공항에 도착해 1시간이 넘는 입국 심사를 받았다. 좌우 손가락을 다 모아서 검색 스크린에 댔다가 좌우 엄지손가락을 또 한 번 댔다. 다시 안경을 벗고 얼굴까지 촬영 당했다. 탑승 소지품을 검색받고서야 면세구역으로 넘어갔다. 요즘 중국과의 관계가 껄끄러워서인지 몰라도 검색이 너무 심한 것 같아 기분이 좀 상한 채 중국 땅을 밟았다. 고구려 시조 주몽이 쌓은 오녀산성첫날 관광버스로 3시간을 달려 고구려 졸본성이 있던 환인으로 갔다. 점심 식사 후 고구려 시조 주몽이 나라를 세우고 쌓은 도성의 하나로 알려진 오녀산성으로 갔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오녀산성은
테마여행
윤석구
호수 1327
2023.08.26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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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평창·대관령·횡계리, 발왕산 용평리조트를 옆으로 도암호를 이루는 송천이 흐른다. 송천을 십여 리쯤 따라가다 좌측으로 구불구불 산길을 오르면 피덕령으로 길이 이어진다. 피덕령은 대관령과 함께 평창과 강릉을 이어주는 고갯길이다. 이 고개를 넘어가면 강릉의 성산과 정선의 구절리를 잇는 닭목재를 만난다. 겨울이면 도암호 피골에서 피덕령까지 눈꽃길이 펼쳐진다. 백두대간 3구간이 지나가는 길목의 높은 산골에 오래전부터 화전을 일구던 마을이 있다. 피덕령 안반데기다. 언제부터인가 사람들은 이곳에서 한나절 머물기도 하고 때론 어둠을 뚫고 밤이 돼서야 찾아오기도 한다. 계절에 따라 겨울의 눈꽃과 광활한 하얀 설경이나 여름과 초가을 배추밭이 만드는 푸른 구릉지의 풍경과 더불어 하수가 흐르고 별이 쏟아지는 별밤을 기대하며 잠시 찾기 때문이다. 해발 1100m 넓은 분지들 숨통 탁 트여해발 평균 1100m 안반덕. 넓은 분화구 같은 분지들이 능선과 능선을 이어주며 초여름의 감자꽃과 한여름의 푸른 배추밭은 광활한 알프스의 초지처럼 하늘과 맞닿아 숨통이 확 트이는 장관을 이룬다. 하얀 풍력발전기의 커다란 날개는 새파란 하늘과 땅의 초록 물결을 어루만지다 백두대간 능선을 넘어오
테마여행
이성영
호수 1325
2023.08.0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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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 1268m~1573m 능선길 8.5km 걸어무더운 여름철이면 계곡 물길이나 숲속 길을 걷는 게 훌륭한 피서 방법이다. 태백산국립공원은 태백산과 함백산, 금대봉, 대덕산 등을 아우르는 우리나라의 22번째 국립공원이다. 이중 태백산과 함백산으로 주로 겨울철 눈꽃 산행과 트레킹만 했었다. 이번에 함백산의 고원 밀림 숲길을 처음으로 피서 트레킹을 했다. 출발은 1268m 두문동재였다. 이어 1573m 함백산을 찍고 1330m 함백산 만항재까지 고도차가 많이 나지 않는 구간 8.5km를 걷는 코스였다. 오전 7시에 서울 양재역에서 28인승 여행 산악회 리무진버스로 출발해 10시쯤 두문동재에 도착했다. 고갯마루부터 시작되는 고원 능선 길을 수없이 오르내리며 걷는 길은 지루할 틈이 전혀 없는 명품 밀림 숲속 피서 트레킹 길이었다. 두문동재 표지석을 배경으로 인증샷을 찍고 금대봉 반대편 돌담길로 접어들었다. 한창 녹음이 짙은 밀림 숲속 터널 길 속은 35도가 넘는 불볕더위가 무색하게 냉장고에 들어앉은 것같이 시원했다. 완만하게 이어지는 숲길은 뙤약볕이 차단된다. 햇볕을 직접 피부에 쏘이지 않아 좋다. 숲길에서 나와 고개에 올라서면 200여 평쯤 돼 보이는 너른 터가
테마여행
윤석구
호수 1923
2023.07.22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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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일어나 그곳에 간다. 차도 막히지 않아 시간의 여유로움도 있다.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강가. 물안개가 예봉산과 검단산 사이로 밀려온다. 팔당호에서 일어나는 이른 아침의 자연현상이다. 여름의 일출이 빨라 벌써 안개 사이로 희미하고 강 위에 나무들은 그림자를 수묵화처럼 만들어 낸다. 이른 아침인데도 주차장에 차량이 많다. 강가를 산책하는 사람들, 물안개의 풍경을 잡으러 카메라를 설치하는 사람들, 드론을 띄워 안개 속의 풍경들을 헤집는 사람들이다. 이들의 고요한 움직임이 그림 속 같다. 안개 낀 새벽, 그림같은 풍광 펼쳐져북한강과 남한강이 물머리를 맞대는 두물머리. 양수리의 순수 우리말로 정겹다. 희미한 나무의 윤곽과 푸른 나뭇잎들이 아직 뿌연 안개 속이다. 여름의 휴일 이른 아침 산책하는 사람들도 많다. 두물머리의 새벽은 안개로 시작한다. 사람들도 안개 속에 나타나 햇빛의 시간으로 안개를 걷어 초록의 나뭇잎들과 강가의 연잎들이 투명하도록 떠날 줄을 모른다. 서서히 강 건너의 산들과 강물 속의 작은 섬들의 머리꼭지가 안갯속에 나타나 다시 사라진다. 안개의 강에서 만나는 풍경들로 산뜻한 아침을 맞는다. 두물머리 느티나무 아래에는 고인돌이 있다. 옛사람들이
테마여행
이성영
호수 1321
2023.07.0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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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목포에서 직선거리 145㎞, 뱃길로 233㎞. 국토 최서남단 가거도 여행은 아주 특별하고도 아주 감동적이었다. 전남 신안군 흑산면의 가거도는 동중국해 북쪽 황금 어장의 길목에 자리하고 있어 한·중·일 어선들의 각축장이 되는 섬이다. 국제적 해상 문제의 최일선을 담당하며 국가 엄호를 책임지고 있는 매우 중요한 섬이다. 이걸 이번에 여행하면서 알게 됐다. 망망대해에 끝없이 펼쳐지는 바다와 함께 비경을 마음껏 누리는 가거도 여행이었다. 밤 11시 출발 1박3일 패키지여행처음 가는 여행지는 패키지여행 상품을 이용하는 것이 좋은 것 같다. 여행의 막연한 두려움도 떨쳐 버릴 수 있는 데다 비용도 저렴해서다. 이번 가거도 여행은 1박3일로 4끼 식사가 제공됐다. 여행경비는 28만5000원이었다. 비슷한 여행을 꿈꾸는 사람들과 함께해서 더욱더 즐거운 여행길이 됐다. 관광버스 출발은 오후 11시에 서울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8번 출구 앞에서 했다. 사당역, 양재역, 죽전-신갈 간이역에도 탈 수 있다.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두 번 잠시 쉬고 목포 노적봉 주차장에 새벽 4시 조금 넘어 도착했다. 잠시 휴식을 취했다가 5시 반쯤에 여객터미널 인근 식당에서 좀 이른 아침 백반을
테마여행
윤석구
호수 1319
2023.06.2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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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양구군 두타연 숲길이 다시 열렸다. 한국 전쟁 이후 반세기 넘게 빗장을 걸었던 곳이다. 2006년부터 부분 개방을 시작하다 코로나19로 다시 문을 닫은 지 4년 만이다. 양구팔경 중 제1경인 두타연은 민통선 안에 있어 오염되지 않은 자연 그대로를 느껴볼 수 있다. 주변을 에워싸고 있는 가파른 산의 고지들은 처절했던 한국전쟁의 현장이다. 백석산전투와 피의 능선 전투, 단장의능선 전투 능선들이 좌우로 있다. 분단 이전에는 금강산으로 가는 가장 가까운 길이기도 했던 두타연 숲길이다. 수십 만발의 포탄이 떨어진 곳이기도 하며 아직 대인 지뢰가 묻혀있는 곳이기도 하다. 전쟁 당시 추운 겨울을 이기려 설치한 야외 벽난로의 흔적도 고스란히 남아있다. 숲길 사이사이로는 여전히 출입을 막는 철조망과 지뢰 매설을 알리는 표지판도 눈에 띈다. 인적이 워낙 드물다 보니 눈길 돌리는 곳마다 때 묻지 않은 자연이 펼쳐진다. 관세음보살의 전설이 깃든 연못두타연 주변 암반에는 보기 드문 큰방울새란이 바위 틈새에서 자란다. 천연기념물 217호인 산양도 사람들을 의식하지 않고 주변에서 풀을 뜯고 있다. 산양을 처음 보는 사람들은 신기해하며 연신 카메라를 눌러댄다. 수입천은 산 사이를
테마여행
이성영
호수 1317
2023.06.10 07: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