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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주 전에 단지를 방문해 보니 1층에 어린이집도 있고 도서관도 있어서 아이들 키우기에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2019년 12월 100일 된 둘째를 안고 이곳에 이사 왔다. 하지만 막상 와서 보니 둘 다 빈 곳이었다. 우리 단지는 2021년 LH작은도서관 활성화 단지 공모에 선정됐다. 이 덕분에 나도 계약직 도서관 코디네이터로 6개월간 근무하게 됐다. 우리는 코로나19로 먼지 쌓인 채 닫혀있던 14평의 도서관 공간을 개방했다. 도서관이라면 책을 빌리거나 책을 읽는 공간이다. 작은도서관은 내가 알고 있던 도서관과 달랐다. 독서공간에서 끝나지 않고 마을의 사랑방, 공동보육공간, 문화예술공간 등 많은 일을 했다. 하지만 6개월간 방문한 사람은 247명이었다. 그나마도 프로그램이 끝나면 재방문하지 않았다. 2022년 초 계약이 끝났고 내가 나가면 문을 닫게 될 도서관이 안타까웠다. 나는 관장으로 시간 날 때마다 봉사하기로 했다.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고 봉사만 하던 중 양주시 운영 매니저의 도움으로 하나씩 배워갔다. 그렇게 매일 도서관을 열고 입주민 봉사자들을 모집하고 동아리도 만들었다. 뜨개동아리는 2년째 매주 지속하면서 당근마켓에 홍보도 하고 동아리 분들과 겨
아파트 단상
양해연 관장/양주 덕정8단지행복한마을 행복한작은도서관
호수 1359
2024.04.23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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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샘추위가 어느새 물러나고 따스한 봄기운이 물씬 풍기는 4월이 됐습니다. 주택관리사들의 서른네 번째 생일이 돌아왔습니다. April(4월)은 라틴어에서 유래됐는데 ‘열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합니다. 이는 새로운 시작, 도약, 성장과 같은 의미라고 볼 수 있습니다. 주택관리사 제도의 ‘시작’이었던 1990년 4월, 그리고 새로운 ‘도약’이 될 2024년 4월 협회가 만들 역사의 계단에 회원 여러분의 격려와 응원이 큰 힘이 되리라 믿습니다. 제10대 집행부는 주택관리사의 날을 맞아 주택관리사 제도를 잘 챙기고, 회원이 협회를 걱정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먼저 수선유지비와 장기수선충당금 사용 구분을 확실하게 해 관리비 등을 용도 외의 목적으로 사용한 자에 대한 과태료 처분을 막는 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지자체에서 과태료 처분 시 과태료 처분의 타당성을 검토하는 과태료 부과 심의위원회 설치를 입법화하겠습니다. 장기수선 수시 조정 시 입주자대표회의 3분의 2 찬성으로 조정 가능하게 만들도록 노력하겠습니다.공동주택관리법령 컨설팅을 받도록 하겠습니다. 헌법과 배치되는 조항을 찾아서 헌법소원하도록 하겠습니다. 공동주택관리법 제90조 제3항 ‘관리
전문가 기고
하원선 협회장/대한주택관리사협회
호수 1359
2024.04.23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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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 전 욕실에서 샤워를 마치고 나오다 순간 발을 잘못 디뎌 미끄러질 뻔했다. 다행히 세면대 가장자리를 붙잡아 넘어지지는 않았지만 아찔한 경험이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2018~2021년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CISS)에 접수된 고령자 안전사고 중 가장 많이 발생한 사고가 낙상이다. 눈여겨봐야 할 것은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것보다 미끄러지거나 넘어지는 사고가 대부분이었다는 점이다. 나도 그 일이 일어난 저녁 당장 미끄럼방지 매트를 구매해 욕실 바닥에 깔았다. 이처럼 집 안에서 미끄러져서 다치는 걸 방지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바로 미끄럼 방지 매트를 까는 것이다. 특히 아이나 노인이 있는 집에서 미끄럼방지 매트는 단순한 편의용품이 아닌 필수 안전 장비다. 미끄러운 바닥에서 낙상사고는 심각한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부주의로 넘어지는 경우가 많고 노인들은 신체 노화로 균형을 잡기 어려워 넘어지기 쉽다. 그래서 집집마다 이런 매트를 한두 개 정도 바닥에 깔아 놓은 경험이 있을 것이다. 미끄럼방지 매트를 집안 곳곳에 깔아두면 낙상사고를 예방하고 안전을 향상시킬 수 있다. 미끄럼 사고가 발생하기 쉬운 장소나 사고 발생 위치에 깔아두면 더욱 안전하고
전문가 기고
조현주
호수 1359
2024.04.21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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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소리 없는 아우성’이라는 멋진 구절로 시작하는 시가 있다. 청마 유치환의 ‘깃발’이라는 시다. 그런데 ‘소리 없는 아우성’이라는 건 뭔가 앞뒤가 맞지 않는 말이다. ‘아우성’은 그 자체로 ‘소란스럽다’라는 뜻을 담고 있는데 ‘소리 없는 아우성’이라고 했으니 말이다.한마디로 ‘소리 없는 아우성’은 양립할 수 없는 단어의 결합인 셈이다. 하지만 시나 노래에서는 가끔 효과적인 표현을 위해 이처럼 모순되는 어구를 나열하기도 한다. 이를 유식한 말로 ‘형용 모순’이라고 한다. ‘찬란한 슬픔’, ‘아름다운 구속’, ‘작은 거인’ 따위가 ‘형용 모순’의 예라 할 수 있다.가끔 지하철역에서 걷다 보면 이 ‘형용 모순’의 또 다른 예가 머릿속에 떠오른다. 바로 ‘천천히 서둘러라’라는 말이다. 에스컬레이터에서 거의 뛰다시피 오르내리는 젊은이들을 볼 때다. 뭐가 저리 바쁠까 하는 안쓰러움과 함께 ‘그렇게 서두를 거면 10분만 더 일찍 나오지 그랬냐’ 하는 꼰대스러운 생각이 들곤 하는 것이다.천천히 서둘러라? 왠지 모순처럼 들린다. 느림과 빠름이라는 전혀 다른 속성을 동일선상에 올려놓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말은 원래 ‘페스티나 렌테(Festina lente)’라는 라
전문가 기고
임대배
호수 1359
2024.04.2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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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0월부터 공동주택관리정보시스템(K-apt)의 관리비 의무 공개 대상이 100세대로 확대되면서 관리비 등의 점검 수행 기관을 구체화하는 공동주택관리법 시행령이 공포됐다. 개정 시행령은 25일부터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K-apt에 공개된 관리비 등의 내역 점검을 지역 공동주택관리지원센터 등이 수행하게 할 수 있도록 했다. 앞서 지난해 10월 공포된 개정 공동주택관리법은 지자체가 관할 공동주택의 효율적인 지원을 위해 지역 공동주택관리지원센터를 지정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지역 센터 설치의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과거에는 2016년 국토교통부 장관 고시로 지정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산하 중앙공동주택관리지원센터에서 공동주택 관리 지원을 전담했다. 관리 현장에서는 “중앙 센터 한 곳에서 전국 공동주택의 민원·상담을 소화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하며 지역별 공동주택관리지원센터 설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주택 건설과 공급을 위주로 하는 LH가 공동주택 관리 업무에는 소홀할 수 있고, 중앙 센터 상담원의 숫자도 턱없이 부족하다는 이유였다. 지역 공동주택관리지원센터 설치 근거를 담은 개정법이 공포된 지 6개월이 흘렀다. 하지만 현재 공동주택관리지원센터를 운영하는 지
사설
한국아파트신문
호수 1358
2024.04.17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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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과태료를 맞은 소장님 한 분이 전화를 주셨네요. 이분도 최대한 도와드려야죠.”한국아파트신문에 ‘과태료 대응 노하우’를 연재하고 있는 박재순 관리사무소장은 매주 2~3건의 과태료 상담 전화를 받는다. 2건의 과태료 부과에 관해 처분 취소를 받은 그의 경험을 공유하고 대응 방법을 묻는 동료 소장들이 그만큼 많다.경기 A아파트는 파손된 횡주관에 대한 긴급공사를 실시하며 사업자 선정지침을 따르지 않은 것이 문제가 돼 200만 원의 과태료가 예고됐다. 박 소장과 상담한 B소장은 입주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공사였다며 관련 사진과 작업일지 등 증거물을 지자체에 제출해 과태료를 피했다. 평소 잘 정리해 둔 자료 덕을 봤다. 박 소장은 “과태료를 맞은 소장님들이 억울해도 스스로 감추거나 위탁사의 소송 만류로 인해 사비로 과태료를 내고 마는 사례가 빈번하다”고 안타까워하며 ‘과태료 상담사’를 자처한다. 지금까지 박 소장이 상담을 통해 도움을 준 동료 소장은 60여 명. 이는 빙산의 일각일 뿐 아직도 과태료로 속앓이 중인 소장이 많다고 그는 확언한다. 아파트에 떨어지는 과태료는 보통 지자체의 감사를 통해 발생한다. 입주민의 민원이 감사의 원인인 경우가 많다. 아파트
기자의 눈
박상현 기자
호수 1359
2024.04.16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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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무 아파트의 입주자 한 분이 화분 하나를 놓고 간다면서 전화가 왔다. 외부 일정이 있어 잠시 사무실을 나왔는데, 그사이 다녀가는 모양이다. 집에서 식물 키우는 게 취미라는 그분은 요즘 칼랑코에라는 식물에 푹 빠져 있다고 했다. 꺾꽂이해도 잘 살고, 종류도 다양하고, 꽃도 잘 피워서 키우는 재미가 있다고 했다. 언젠가 한 번 기회가 되면 자신이 키운 칼랑코에를 분양해 줄 수 있다고 했는데, 그 언젠가가 오늘인가 보다. 도대체 어떤 꽃이기에 그렇게 예찬론을 펼쳤는지 궁금하다. 자연스레 움직임이 빨라졌다. 책상 위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는 화분은 생각보다 훨씬 예쁜 모습이었다. 진홍색 꽃잎이 요염한 듯, 새초롬한 듯, 그러면서도 화려한 제 모습을 잘 알고 있다는 듯, 당당하게 피어 있었다. 어쩜 이리도 잘 컸는지 대견스럽기까지 하다. 책상 위가 갑자기 화사해졌다. 그러고 보니 그동안 사무실 안에 화분 숫자가 꽤 늘었다. 모양도 크기도 가지각색이다. 주먹만 한 화분에 이파리 한두 장 걸쳐져 있는 다육식물도 있고, 움직이기 힘들 정도로 큰 화분에 고무나무 같은 것이 심겨 있는 것들도 있다. 버려진 화분을 주워다가 죽어가는 식물을 살려낸 것도 있고, 분갈이가 시급한 식
돋보기
김연미
호수 1358
2024.04.15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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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이면 아파트 입구 계단에 항상 미끄럼 방지용 매트가 깔려 있었다. 그런데 어느 비 오는 날, 매트가 보이지 않았다. 비가 들이치면 바닥이 젖어 주민들이 미끄러져 다칠 수도 있겠다 싶어 관리사무소에 전화를 걸었다.“00동 현관 입구에 매트가 깔려 있지 않네요. 좀 깔아주시면 좋겠어요.”관리직원은 이렇다 저렇다 말도 없이 “네” 한마디를 남기고 전화를 끊었다. 몇 시간 후 나가는 길에 보니 아직 매트가 깔려 있지 않았다. 다시 전화를 걸었다.“아직 현관에 매트가 깔려 있지 않네요. 빨리 깔아주시면 좋겠습니다.”“좀 기다리세요.”그리고는 또 전화를 끊어 버렸다. 좀 황당하기도 하고 기분도 상해서 관리사무소로 찾아갔다. 사무소에 들어가 보니 직원들이 계속 걸려오는 전화를 받고 있었고 업무가 많은지 다들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통화했던 직원을 찾아서 테이블에 마주 앉았다. “많이 바쁘세요?”“지금 관리사무소장님이 공석이라 제가 소장일까지 하고 있어서 조금 바쁩니다. 매트는 금방 깔아 드릴게요.”얼굴을 마주하고 앉으니 대화가 훨씬 부드럽게 느껴졌다. 불만도 없지 않았지만 관리사무소의 풍경을 보니 어느 정도 이해가 갔다. “이렇게 다들 바쁘게 일하시는 줄
전문가 기고
신현철
호수 1358
2024.04.14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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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경기도 공동주택 관리규약 준칙 개정으로 관리사무소장과 직원 등의 교육비 지원 이슈가 다시 수면 위로 올랐다. 경기도 새 준칙은 동대표, 소장, 직원에 대해 법정교육, 직무교육 등 교육비를 ‘지원할 수 있다’로 바꿨다. 종전에는 ‘지원한다’고 돼 있던 교육비를 입주자등의 선택사항으로 하겠다는 취지다. 안전관리자 선임 등 기술인력의 필수 교육의 지원은 예외적으로 보장한다. 경기도가 기술인력 교육은 아파트를 위한 것으로, 그 외 법정교육과 직무교육은 개인을 위한 것으로 파악한 셈이다. 교육은 법령에서 나온다. 흔히 공동주택에 적용되는 법률로 공동주택관리법을 꼽는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것 말고도 수도법, 승강기안전관리법, 산업안전보건법, 소방관계법, 기계설비법, 전기설비법, 어린이놀이시설 안전관리법 등 다양한 법률이 적용된다. 7월부터는 정보통신설비 관리 의무도 주어진다. 이 때문에 주택관리사가 받아야 할 의무 교육은 매우 다양하다. 공동주택관리법에 따른 배치·보수 교육 외에 장기수선계획 조정 교육, 시설물 안전 교육, 관리감독자 정기안전·보건 교육이 있다. 미이수에 따른 과태료 부과 등 벌칙조항도 있다. 의무교육만 있는 게 아니다. 도장공사 등 각종 유지관리
사설
한국아파트신문
호수 1357
2024.04.08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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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 하자심사・분쟁조정위원회(분쟁위)에 매년 평균 4300건 이상의 하자분쟁 사건이 접수되고 있다. 그중에서 분쟁위로부터 하자 여부 등에 대한 실체적 판단을 받지 못하고 종결(각하)되는 사건의 수가 적지 않다. 각하되는 사건 중 많은 수가 사업주체 등에게 공동주택관리법 및 같은 법 시행령에서 정한 담보책임기간 내에 하자보수 등을 청구했다는 사실을 객관적으로 입증하지 못한 사건들이다. 사업주체는 담보책임기간에 하자가 발생한 경우에 입주자, 입주자대표회의, 관리주체, 관리단의 청구에 따라 하자를 보수해야 하고(공동주택관리법 제37조 제1항), 입대의 등은 공동주택에 하자가 발생한 경우 담보책임 기간 내에 사업주체 등에게 하자보수를 청구해야 한다(공동주택관리법 시행령 제38조 제1항). 따라서 분쟁위는 사건이 접수되면 담보책임기간 도과 여부를 우선 검토하고, 담보책임기간 내에 하자보수를 청구한 사실이 없다면 사건의 성질상 조정 등(하자심사, 하자판정 관련 이의신청, 분쟁조정 또는 분쟁재정)을 하는 것이 맞지 않다고 봐 그 신청을 각하한다(하자심사・분쟁조정위원회 의사・운영에 관한 규칙 제21조 제1항 7호). 그런데 담보책임기간 준수 여부 입증의 문제가 발생하
전문가 기고
김성환 변호사
호수 1357
2024.04.07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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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산에 등산을 가면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 나는 그의 걷는 모습과 그가 한 말을 오랫동안 기억할 것이다. 나는 그를 산에서 만났다. 이야기에 치중하느라 실제 나이는 묻지 않았지만 지금 돌이켜보니 칠십 초반이나 중반일 것 같다. 검은 얼굴에 삐쩍 말랐고 커다란 손은 꺼칠꺼칠했으며 볼이 움푹 들어가 있었다. 특이하게도 큰 산 정상에서 내려오는 길인데도 조금도 흐트러짐 없이 똑바른 자세를 유지했다.내게 걷는 법을 가르쳐준 사람이 바로 그였다. 우리는 걷는 법을 배우지 않는다. 사실 걸을 때는 기술이 필요 없다. 제대로 걷든 못 걷든 그건 중요하지 않다. 이렇게 걷는 것보다는 저렇게 걷는 것이 낫다는 법도 없다. 그냥 다시 시작하고 반복하고 집중하면 된다. 한쪽 발을 들어 다른 쪽 발 앞에 놓는 것, 또다시 한쪽 발을 들어 다른 쪽 발 앞에 놓는 것….그러나 그는 달랐다. 걸을 때 그가 집중하는 곳은 발이 아니었다. 배꼽 밑 단전에 힘의 중심을 뒀고 고르게 호흡했다. 그의 발걸음에서 나타나는 것은 빠르고 힘참이 아니고, 규칙성과 리듬이었다. 봉오리를 올라갈 때 그의 뒷모습을 보니 그냥 걸어가는 게 아니었다. 자전거 페달을 돌리듯 동그라미 모양으로 굴러가는 것처럼
아파트 단상
박종식 주택관리사
호수 1357
2024.04.0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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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하게 살아간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한때는 단순히 질병이 없는 삶을 건강한 삶이라 인식하던 시대가 있었습니다. 현대사회에서 건강한 삶은 단순히 질병이 없는 상태를 넘어서 신체・정신・관계적 측면에서 안녕감과 만족감을 느끼는 것을 의미합니다. 즉, 과거에는 건강성을 영점(0)의 상태로 봤다면 현대인들은 그걸 넘어서 플러스(+) 상태를 유지하는 것을 건강성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루를 살아도 현재를 충분히 즐기며 행복하고, 건강하게 사는 것에 높은 가치를 부여하는 시대가 됐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바라는 건강한 삶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는 매일 건강한 삶을 살기 위해서 건강을 지키기 위한 행동을 하게 됩니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건강행동이라고 합니다. 대표적인 건강행동은 충분한 수면을 취하는 것, 균형 잡힌 식사를 하는 것, 정기적인 운동,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것, 사회적 관계를 잘 유지하는 것 등이 있습니다. 이 중 몇 가지 건강행동을 실천하고 있습니까? 우리의 문제는 알지만 막상 실천하려고 하면 잘 안될 때가 많습니다. 건강행동을 저해하는 습관들은 좋아졌다 나빠지기를 반복하며 쉽게 고쳐지지 않습니다. 작심삼일이라는 말이 있듯이 3시간, 3일,
전문가 기고
김민선
호수 1357
2024.04.06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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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장기수선충당금 사용이 늘어나 적립액을 증액할 필요가 있어 안건으로 상정했으니 적극 검토해 주십시오.” “장기수선계획에 따른 소요예산에 맞추려면 세대 부과액을 좀 더 올려야 하지 않을까요?” 얼마 전 입주자대표회의에서 장충금 적립에 대해 논의한 요지다. 우리 아파트는 준공 13년 차에 들어서면서 이곳저곳 보수할 부분이 드러나 지난해 9월에 장기수선계획을 종합적으로 조정했다. 아파트의 주요시설물에 대해 내구연수(耐久年數) 및 법정 수선·교체주기에 다다른 설비와 장치를 점검하고, 이들의 수선예정연도와 수선방법 등의 적정성을 검토한 후 그에 따른 장충금의 사용처 및 세대별 부과액을 확정하는 절차다.장기수선계획서 수립은 법정사항이다. 즉 입대의와 관리주체는 공동주택관리법 제29조 제2항에 따라 장기수선계획을 3년마다 검토해야 한다. 3년이 되기 전에 조정이 필요한 경우에는 입주자(소유자) 과반수의 동의를 받아 수시조정을 진행할 수 있다. 이때 주요시설의 교체나 수선 내용에 대해서는 기술적인 판단이 요구되므로 전문업체의 자문을 받아서 수립한다.필자는 장기수선계획 조정에 앞서 관리사무소장이 주요시설물의 노후 상태를 꼼꼼히 점검토록 했다. 대상은 건물외부(옥상·외벽
돋보기
김정호
호수 1356
2024.04.05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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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수선충당금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먼저 장충금 사용계획서를 의결 받아야 한다. 총론에서 정한 예기치 못한 긴급한 경우 또는 소액지출금 범위 내의 경우라고 해도 마찬가지다. 장기수선계획에 없는 승강기 정기검사 지적사항 보수, 소방시설 정기점검 지적사항 보수, 경로당 싱크대 교체 등에 지출한 경우는 장기수선계획에 따라 장충금 사용계획서를 작성하지 않았으므로 과태료 처분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긴급한 경우란 당장 보수하지 않으면 2차 피해가 우려되거나, 입주자 등의 안전에 위협요인으로 작용하는 등 장기수선계획을 조정할 시간적 여유가 없는 경우를 의미한다. 긴급한 경우라도 지출할 항목이 장기수선계획 항목에 존재하고 있어야 장기수선계획에 따라 작성하는 의미를 충족하는 것이다.소액지출이란 단지에 설치된 단위 개수가 많고 소액인 항목의 교체 또는 보수할 때다. 장충금 소액지출 한도 내 금액으로 재고를 확보했다가 해당 항목의 교체 또는 보수가 필요할 때 즉시 조치한다. 그런 뒤 재고대장에 기록하고 차기 장기수선계획에 반영하도록 한다.공사 시행을 의결할 때 사용계획서를 의결 받아야 한다. 공동주택관리법 시행령 제31조 제5항에서 ‘장충금은 관리주체가 다
전문가 기고
한대철
호수 1356
2024.04.05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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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3월은 인사관리 부서가 바빠지는 시기다. 대한민국은 3월에 한 해의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곳이 많기 때문이다. 재계약이나 신규 계약은 물론, 직원들의 그해 연봉을 협의해 새로운 계약서를 작성해야 한다. 1월이 아닌 3월에 근로관계 정리가 이뤄지는 까닭은 새해 시작과 설날만큼은 속상한 일을 피하게 해주고 싶은 배려에서 시작된 것이 아닐까 싶다. 실제로 상담을 하다 보면 직원에게 징계하려다가도 마침 그 직원의 집안에 우환이 있는 경우, 징계를 미루거나 한 번은 넘어가기로 결정하는 사업주들의 이야기를 종종 듣게 된다. 그러다 보니 3월은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그동안 미뤄왔던 불편한 이야기를 꺼내 결론을 내야 하는 시기가 됐다. 봄에는 사업장이나 근로자로부터 관련 상담도 덩달아 많아진다. 예전에는 주로 사업장의 대표나 인사팀장이 방문해 조언을 구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런데 요즘에는 근로자의 개인 상담 요청이 부쩍 늘어났다. 경기가 어려운 것도 한몫하겠지만 근로자들의 권리의식과 노동법 관련 지식이 많이 늘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아는 것이 있어야 의문도 생기고 문제의식도 생긴다.손안의 스마트폰으로 검색만 해도 궁금한 문제에 대한 답을 손쉽게 얻을 수 있는
전문가 기고
박수현 변호사
호수 1356
2024.04.03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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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관리사무소장과 관리종사자에 대한 부당간섭 금지 조항이 마련된 지 2년이 지났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이를 실제로 적용하기 어려워 법의 실효성을 두고 논란이 있었다. 도리어 법의 보호를 받으려고 나섰다가 일자리만 위태로워지는 경우도 부지기수였다. 지난 2022년 주택관리사 41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입주민 등의 부당대우를 직접 경험했다는 응답이 88%나 됐다. 이들 중 과반수가 입주민의 폭언 또는 폭력을 겪었다고 응답했다. 부당해고, 직장 내 괴롭힘, 입대의 회장의 인사개입 등 경험도 있었다. 입대의와 소장 사이에 분쟁이 일어났을 때 입대의가 위탁관리업체에 소장 교체를 요구하는 일도 발생한다. 소장이 ‘입주자등으로부터 부당간섭을 당했다’는 점을 지자체로부터 인정받는 것은 쉽지 않다. 소장이 사실조사를 의뢰해도 지자체의 사실조사 시 양측의 의견이 대립해 부당간섭을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반복적으로 부당간섭 행위를 당하는 경우 사실조사 의뢰 전 녹취, 촬영 등의 증거와 주변인 진술을 확보해야 하는 데 현장에서는 이것도 만만치 않다. 부당간섭 행위 인정은 해당 지자체가 결정하므로 지자체의 해석이 중요하다. 지난달 서울의 한 지자체는 부당간섭
사설
한국아파트신문
호수 1356
2024.04.02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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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층간소음 갈등은 참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다. 층간소음 갈등 탓에 벌어진 극단적이고 끔찍한 소식들이 마음을 아프게 한다. 때로는 그러한 소식들이 층간소음 문제 해결에 앞장서는 것을 주저하게 만든다. 괜히 긁어 부스럼 만든다는 생각이 들게 된다. 우리 아파트에서도 ‘층간소음관리위원회를 구성하지 말자’는 의견이 많았다. 그러나 관리사무소장이나 관리직원들만 갈등을 빚는 입주민들 사이에 끼어 고생하는 것을 보고만 있을 수는 없었다. 우리도 용기를 내서 만들어 보자고 말했다. 입주민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한번 해보자”고 설득했다. 드디어 입주자대표회의에서 층간소음관리 규정도 제정하고 위원회 구성을 완료했다. 호기롭게 구성은 했지만 내심 층간소음 문제가 발생하지 않기를 바랐다. 그런데 약간의 불만을 가진 아래층과 위층 세대가 관리사무소로 민원을 넣기 시작했다. 위층에서 발생하는 소음 때문에 아래층의 취업준비생 청년이 예민해지기 시작한 것이다. 아래층에서도 위층에 보복 소음을 내기 시작했다. 몸싸움 일보 직전에 경찰이 출동까지 했다. 급기야 승강기 내부에 서로를 비난하는 쪽지가 나붙었다. 층관위가 빠져주면 조용하면서도 특별한(?) 방법으로 해결하겠다고 협박
아파트 단상
하정수
호수 1356
2024.04.01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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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0일 치러지는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각 정당과 후보들이 공약을 내놓고 있다. 부동산·주택 정책부터 안보, 경제, 복지, 저출생, 환경, 노동 등 다양한 분야다. 거대 양당인 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 관심도가 높은 1기 신도시 재정비에 사활을 걸고 있는 모양새다.공동주택 관리 관련 공약을 살펴보면 더불어민주당은 화재로부터 입주민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소방 등 안전 설비를 보완하는 쪽에 관심을 둔다. 국민의힘은 전기차 충전기 보급을 위해 지원사업을 실시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녹색정의당은 건물에너지 효율등급제나 녹색공공임대주택 등 환경 측면의 공동주택 정책에 집중했다. 공동주택의 ‘관리’보다는 안전, 환경에 초점을 맞춘 정책안이 대부분이다. 2022년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에 이어 이번 총선에서도 공동주택 현안은 외면당하고 있다. 숱한 정당들이 공동주택 관리종사자나 입주민 등 관리 관계자의 가려운 곳을 제대로 긁어주지 못하고 있다. 여러 매체의 기사와 후보별 공약에서 공동주택 관리 관련 내용을 찾아봤지만 ‘관리’를 직접 언급한 사례는 전혀 없었다. 우리나라 의무관리 공동주택은 1만8000여 개 단지로 2만 공동주택 시대가 코앞에 있다
사설
한국아파트신문
호수 1355
2024.03.28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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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따뜻해지며 본격 이사철이 돌아오고 있다. 아파트 이사 방법은 둘 중 하나다. 이사용 사다리차 또는 승강기를 이용하는 방식이다. 대부분 많은 짐을 한꺼번에 이동하기 쉬운 사다리차를 선호한다. 요즘 아파트 단지는 주차장보다 화단이 많아 사다리차가 주차할 수 없는 구간도 있다. 결국 승강기를 이용하는 수밖에 없다.지금 근무하는 아파트도 이사하는 세대가 빈번하다. 아침부터 정문 초소를 담당하는 경비원에게서 연락이 왔다. 이삿짐센터가 오전부터 들어왔다는 업무공유 연락이었다. 워낙 이사철인데다 ‘업체에서 잘하겠지’ 하는 마음으로 관리직원들과 공유만 했다. 30분이 지나자 해당 라인에 사는 입주민들의 항의 전화가 빗발쳤다. 대부분 출근 시간에 이사하는 것에 대한 불만 전화였다. 오전 7시부터 시작한 이사는 적어도 9시는 넘어야 끝난다. 출근 시간에 딱 걸려 입주민들이 정상적으로 승강기를 사용하지 못하고 있었다. 현장을 방문해 1층에 있는 이사업체 직원에게 지금 상황을 안내하니 “알겠다”고 대답은 했지만 호의적이진 않는 목소리였다. 일단 전달은 했으니 상황을 지켜봤다. 그 후로 10분 뒤쯤 전화가 걸려 왔다. 이번에는 매우 화난 입주민이었다. “이사를 출근 시간에
아파트 단상
최락원
호수 1355
2024.03.27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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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합건물법과 공동주택관리법은 건물의 투명하고 공정한 관리를 위해 관리비 공개 의무, 회계감사 의무, 지방자치단체의 관리업무에 대한 감독 권한 등을 규정하고 있다. 아파트와 같은 공동주택의 경우에는 입주자대표회의나 관리주체가 관리에 관한 의무를 부담하고 감독의 대상이 된다. 공동주택관리법을 위반한 경우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오피스텔, 상가와 같은 집합건물의 경우도 관리단의 대표자인 관리인이 관리비 공개 의무, 회계감사 의무 등 관리에 관련된 의무를 부담한다. 마찬가지로 이러한 의무를 위반하는 경우에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 이같이 집합건물의 관리인이나 아파트의 입대의와 관리주체가 관리업무를 수행할 때 법은 이들이 투명하고 공정하게 관리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다양한 조치를 마련하고 있다. 관리인이 선출되거나 입대의나 관리주체가 구성되기 전까지는 집합건물이나 아파트를 관리할 주체가 없어 관리 공백의 문제가 발생한다. 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집합건물법과 공동주택관리법은 관리인 선임이나 입대의 구성 전까지는 시행사에게 관리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법에 따라서 시행사를 부르는 용어에 차이가 있는데, 집합건물법은 시행사를 ‘분양자’라고 부르며(집합건물법 제9
전문가 기고
김영두
호수 1358
2024.03.26 09: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