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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전자 관련 회사 등이 모여 신기술과 신제품을 선보이는 박람회 ‘CES 2024’에서 전기차 무선충전의 기술이 엿보였다. 국내외 전기차 및 충전설비 업체들은 ‘전기차 무선충전 솔루션’을 앞다퉈 내놨다. 이들은 “앞으로 더 빠르고 간편하게 전기차를 충전할 수 있다”고 말한다. 대표적으로 주차장 바닥에 송신부 충전용 코일을 매립하고 차량에는 수신부 코일을 부착해 무선으로 충전하는 방식이다. 스마트폰을 무선충전 패드에 올려 충전하듯 하는 것이다.정부도 이미 전기차 무선충전기 제품인증, 설치장소 규제를 완화해 무선충전기 상용화를 유도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해 6월 30일 관련 4개 고시를 일괄 개정했다. 이에 따라 전기차용 11㎾ 이하 무선충전기기의 경우 전파법에 따른 전파응용설비 허가 없이 적합성평가 인증을 받은 동일모델 제품을 누구나 원하는 장소에 설치, 사용할 수 있게 됐다.환경부도 지난해 12월 전기설비 용량이 부족해서 충전기 설치가 어려운 노후아파트 등에는 전력분배형을, 충전수요가 급증한 곳에는 이동형·무선형 등 신기술 충전기를 보급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신축 공동주택의 충전기 의무 설치 비율은 현행 5%에서 2025년 10%로 높이겠다는
기자의 눈
고경희 기자
호수 1348
2024.02.01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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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자부심을 느끼고 주택관리사로 보람있게 일했는데, 이제는 아파트를 쳐다보기도 싫네요. 그래서 아파트 관리사무소장을 그만뒀습니다.”평소 모범적인 아파트 관리를 고민하고 기자에게 조언도 많이 해주던 경기 고양시 모 아파트 A소장이 24일 전해준 소식에 가슴이 철렁했다. 이 아파트에서 10개월 일한 그가 자발적으로 그만둔 것 같지 않았다.그는 지난 3월 소송에 휘말렸다고 한다. 전기차를 보유한 동대표 B씨는 전임 소장과 합의해 매달 3만 원을 관리사무소에 내는 조건으로 몰래 아파트 주차장의 공용 전기로 차량을 충전해왔다. 아파트에 전기차 충전시설이 있는데도 비용을 줄일 생각에 두 사람이 합의했던 것 같았다. 이를 알게 된 입대의가 공용 전기 사용 금지를 의결했다. A소장이 입대의 회의 결과를 게시판에 걸자 B씨가 A소장을 명예훼손으로 고발했다. B씨는 “새로 온 A소장이 관리비를 많이 받으려고 한다”고 몰아붙였다고 한다. 소송 중 A소장은 입주민 C씨로부터 심한 폭언을 들었다. ‘1층 승강기 버튼이 고장났으니 승강기 전체를 정지시키라’는 말에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였다. A소장은 “외부 버튼의 단순 고장이어서 안전에 문제가 없으며 당분간 2층에서 승강기를 이
기자의 눈
박상현 기자
호수 1327
2023.08.2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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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공동주택관리 정책을 입안하고 실행하는 최고 사령부는 국토교통부 주택건설공급과다. 그런데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가 국토부 담당자 쪽으로 가면서 서서히 사그라지고 만다. 최근 두 개의 사건을 겪으며 공동주택관리 컨트롤타워의 소통능력이 기대 이하라고 느꼈다. 첫 번째 사건은 아파트의 관리비 통장에 찍는 직인에 관한 것이다. 아파트 관리사무소장이라면 누구나 ‘소장 직인 필수, 입대의 회장 직인 임의 추가’를 법령의 상식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이 마음만 먹으면 소장을 패스하고 본인 단독 직인으로 통장을 재발급받을 수 있다. 그러면 관리비 수입금 등 입주민 재산이 위험해질 수 있다. 소장은 입대의 회장 직인만으로 통장을 새로 만들어준 은행 창구에 대고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공동주택법령에 나와 있다”고 하소연을 했다. 은행은 콧방귀도 안 뀐다. 최근 이런 일을 당하고 곤경에 빠진 경기도 모 소장은 기자에게 울분을 터뜨렸다. “공동주택법령은 우리에게만 무섭게 굴지, 알고 보니 ×도 아니네요!.”기자가 이 건과 관련해 어렵사리 국토부 담당자와 통화했다. 그는 조금도 놀라지 않고 덤덤하게 말했다. “소장은 그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미리
기자의 눈
김상호 기자
호수 1314
2023.05.22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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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관리사무소장을 상대로 한 ‘갑질’을 막는 법이 곧 시행 1년이 된다. 지난해 2월 시행된 개정 공동주택관리법은 입주민이나 입주자대표회의가 소장에게 위법한 지시 및 명령, 부당 간섭, 폭행·협박 등을 행사하는 경우 수사기관에 고발할 수 있도록 했다. 2020년 고 이경숙 소장 피살사건 이후 대한주택관리사협회와 전국의 소장들이 만든 작은 ‘방패’였다. 이후 현장 소장에 대한 갑질은 사라지고 있을까. 직접적인 폭언은 줄었다는 반응이다. 그렇다고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관리사무소의 작은 실수도 용납하지 않는 입주민은 여전하다”거나 “늘 노려보면서 트집을 잡으려는 입주민도 많다”는 현장 이야기는 놀라울 정도다. 경기 파주시 A아파트는 지난달 시로부터 1000만 원의 과태료를 맞았다. 지난해 6월 배수로 덮개 교체 비용 44만여 원을 장기수선충당금이 아닌 수선유지비로 지출했다는 이유에서다. 양측의 말을 들어보면 ‘배수로 덮개가 법령에서 말하는 주요시설인가 아닌가’를 놓고 의견이 갈려 있다. A아파트는 파주시에 이의제기를 준비 중이다. 소액 공사비에 거액의 과태료 폭탄을 떨군 것도 납득이 안 됐는데, 그 속사정은 더욱 이해가 안 됐다. A아파트의 B소장은 “과태
기자의 눈
김경민 기자
호수 1297
2023.01.16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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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도 불합리한 규정인 거 압니다. 하지만 국민권익위원회의 권고라서 어쩔 수 없어요.”아파트 관리사무소장 배치 시 과거의 법령 위반 기록을 명시하도록 규정한 관리규약 준칙안에 대해 지방자치단체의 담당 공무원은 기자에게 이렇게 해명했다.사단은 경기도가 지난해 10월 공동주택 관리규약 준칙 개정안을 공개하면서 시작됐다. 문제가 된 내용은 위·수탁관리 표준계약서에 추가하라는 다음 대목이었다. ‘주택관리업자는 관리사무소장을 배치하거나 변경할 때 배치 예정인 소장이 최근 ◯년 또는 종전 단지 관리를 수행하면서 야기한 공동주택관리법령 상의 위반행위를 고지해야 한다.’당연히 주택관리사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개정안 내용은 인권침해 우려가 있는 민감한 사안이다.”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다해도 위반행위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과태료 처분을 이유로 주택관리사의 취업을 제한하는 것은 직업선택의 자유와 생존권을 침해하는 것이다.”법적, 논리적으로 경기도가 할 말이 없었을 것이다. 과태료가 강력 전과라도 되는 양 기록을 공개하라는 건 다른 분야에서는 쉽게 보지 못하는 과도한 규제다. 경기도는 결국 최종 개정 준칙에 해당 내용을 삭제했다.하지만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
기자의 눈
고경희 기자
호수 1296
2023.01.04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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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사건은 술집 사건, 길거리 사건보다 보기에도 더 안타깝다. 한 공간에서 얼굴을 맞대고 살아가는 사람들 간의 충돌이기 때문이다. 지난달 경기 수원시 한 아파트 단지에서 갈등을 빚은 입주민들이 서로 폭행해 경찰이 출동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부산 남구 한 아파트에서도 한 입주민이 이웃에 항의 글과 계란을 투척하는 사건이 일어났다.이번에는 층간흡연 시비였다. 층간흡연 분쟁이 아파트 등 공동주택에서 사건으로 비화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게다가 문제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 2020년 국민신문고에 접수된 층간흡연(간접흡연) 피해 민원은 2844건으로 2019년 2386건보다 19% 늘었다. 2021년 이후 코로나19로 인한 재택근무가 많아져 마찰과 민원도 늘어났을 게 뻔하다.입주민 간의 층간흡연 분쟁은 공동주택 관리종사자들에게는 무서운 민원이 돼 폭탄처럼 날아든다. 경기도 용인의 한 아파트 A 소장은 “금연아파트 지정, 흡연 자제 방송, 안내문을 붙여도 민원이 끊이질 않는다”며 “금연아파트의 지정 후 오히려 세대 내 흡연이 늘어난 것 같다”고 한탄했다. 아파트 관리현장에서 발생하는 층간흡연 분쟁에 관해 소장들에게 들어봤다.▷서울 B소장= “우리 아파트가 금연아파트
기자의 눈
김지혜 기자
호수 1292
2022.12.06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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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현장에서 예기치 못한 인명사고가 끊이지 않는다. 2019~2021년 달비계 작업 사망사고자는 총 38명이었다. 작업 로프 풀림·끊어짐(58%) 사망사고가 22명이나 된다. 최근 부산 북구의 한 아파트에서는 두 달 사이에 도색 작업을 하던 근로자 2명이 추락사하는 일도 있었다. 안타까운 추락사고 소식에 ‘고위험 작업을 로봇에게 맡기면 어떨까’ 생각해 본다. 근로자가 스마트 기기를 통해 로봇을 원격 제어하면 그만큼 더 안전해질 것이다.아파트 관리 분야에도 로봇은 이미 들어와 있다. 아파트 벽화 로봇 ‘아트봇’을 개발해 2010년 상용화한 ㈜RP(옛 로보프린트)라는 회사가 주인공. 세계 최초로 건물 외벽에 벽화를 그리기도 하고 도장도 하는 로봇을 개발하고 상용화했다. 박정규 RP 대표는 현수막 제조 업체를 운영하다가 주문받은 현수막을 납품하러 아파트에 갔다. 그때 외줄에 의지해 위험하게 아파트 벽면을 도색하는 근로자를 봤다. 그는 “저런 위험한 작업은 로봇에게 맡기면 좋겠다”고 생각해 로봇 개발에 나섰다.RP 측은 로봇 페인팅 기술이 숙련공의 수작업과 비교해 작업 기간, 비용, 인력 투입 측면에서 훨씬 우수하다고 말한다. RP사 측은 “원격제어는 물론 자동제어
기자의 눈
김지혜 기자
호수 1290
2022.11.21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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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를 비롯한 공동주택에서 층간소음 갈등은 끊이지 않는 이슈 중 하나다. 층간소음 갈등으로 목숨을 잃는 사건까지 터질 정도다.한국환경공단의 층간소음 이웃사이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층간소음 관련 민원은 4만6500여 건으로 5년 전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서울 강동구의 한 아파트 A관리사무소장은 “층간소음 관련 민원은 하루에 5~6건씩 들어온다”고 말할 정도다.현재 공동주택 층간소음 문제를 담당하는 기구는 두 개가 있다. 하나는 층간소음 이웃사이센터다. 여기서는 층간소음으로 불편을 겪는 입주민 간의 갈등 완화 서비스를 제공한다. 하지만 인력 부족 등의 문제로 대응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층간소음 민원은 신속한 대응과 지속적 관리가 이뤄져야 하는데도 접수 후 현장 진단에 나서기까지는 9개월 이상 소요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센터의 분쟁해소 만족도도 2014~2018년 100점 만점에 평균 35점이었다. 센터 운영인력 정원도 23명뿐이다.다른 하나는 공동주택 층간소음 관리위원회다. 서울시 공동주택 관리규약 준칙은 공동주택 층간소음위원회를 두도록 규정하고 있다. 전국 아파트 중 일부는 이미 위원회를 운영 중이다.이 위원회는 이웃사이센터의 자
기자의 눈
박상현 기자
호수 1288
2022.11.10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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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의 한 아파트 단지는 장기수선충당금 사용액이 없는데도 잔액이 크게 변동했다. 이런 수치는 이상징후로 포착된다. 지방자치단체가 나서서 해당 단지를 감사하고 시정조치했다. 부산에서도 수선유지비, 변호사 수임료 등 회계처리를 잘못한 단지가 시스템에 걸려 지자체가 소명 요청 및 감사 대상 단지로 지도·감독을 실시했다. 마침내 빅데이터를 이용한 아파트 관리비리 조기경보시스템이 가동된 것이다.국토교통부가 지난달 공동주택 관리비리 ‘조기경보시스템’ 운영 결과를 공표한 사례들이다. 이 시스템은 우선 공동주택관리정보시스템(K-apt)을 통해 지자체 관내 공동주택의 관리비, 입찰 및 회계감사 결과 등의 상세 내역을 필터링해 이상징후를 찾아낸다. 이것을 보고 선제적·체계적으로 지도·감독할 수 있다는 것이다.이 시스템은 관리사무소장의 교체 주기를 비롯해 장충금, 사업자선정, 회계처리 등 모든 항목을 체크해 31개 이상징후로 분류한다. 예를 들어 이런 식이다.일정기간 소장 변경이 잦은 단지는 관리기간의 이상징후로 분류한다. 장충금 공사 사업자선정이 없는데도 ‘월사용액’이 발생하는 단지, 공용관리비가 전년동월 대비 10% 이상 상승한 단지 등은 관리비·사용료·장충금·잡수입에 대한
기자의 눈
김상호 기자
호수 1285
2022.10.20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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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하면 뭐 먹고 살아야 하나.” 많은 직장인이 입에 달고 사는 말이다. 요즘은 젊은 층도 이런 걱정을 한다고 한다. 평균수명이 늘고 고령인구가 증가하는 한국의 상황이다. 고령화 시대, 고령인구는 정년 후에도 일하고 싶어 할까. 통계를 뒤져봤다. 65~79세 고령인구의 55%는 일하기를 원하고 있다. 지난해 에세이 ‘나는 아파트 경비원입니다’를 발간한 아파트 경비원 최훈(필명‧67) 씨는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나서게 된 이유를 이렇게 전했다. “한때 잘나가던 친구가 ‘나 다음 달부터 주유소에서 일하기로 했다’고 한마디했다. 나는 머리를 망치로 얻어맞은 기분이었다.”하지만 현실은 녹록하지 않다. 젊은 시절 대기업에 청춘을 바쳐도 정년퇴직 후 새로운 일자리 앞에서 나이의 벽에 부딪히기는 매한가지다. 오죽하면 ‘서울대 나와도 결국 치킨집 사장’이라는 우스갯소리까지 있을 정도다. 일자리를 갈망하는 이들이 자주 찾는 곳이 중장년일자리박람회다. 6월 경기 안양의 박람회 때 기자가 만난 60대의 구직희망자들도 “일반 회사는 구직자의 나이부터 보고 이력서도 안 읽는다”며 취업의 어려움을 토로했다.새 일자리를 향한 중장년층의 청사진이 흑백사진으로 바뀌지는 말아야
기자의 눈
김경민 기자
호수 1283
2022.10.0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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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에서 밥을 지어 먹어본 사람이 몇이나 될까. 최근 김미영 아산시의회 의원이 공동주택과에 대한 감사 도중에 “남자 화장실에서 지은 밥”이라며 공깃밥을 내밀었다. 아파트 경비원들이 열악한 근무환경으로 인해 화장실에서 밥을 지어 먹는 현실을 고발한 것이다.이런 현실을 드러낸 건 과거에도 있었다. 2019년 11월 ‘아파트 경비노동자 고용안정을 위한 조사연구 및 노사관계 지원사업 공동사업단’이라는 긴 이름의 단체가 보고서를 내놓았다. ‘전국 아파트 경비노동자 실태조사 보고서’였다. 여기에는 전국 경비노동자 3388명 중 40.2%가 별도 휴게공간이 없어 경비초소를 휴게실로 사용하고 있다는 내용이 들어 있었다. 사용사업주인 입주자대표회의의 허가가 없으면 실질적인 휴게공간을 마련하기 어려운 현실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당시 한 경비원의 면접 조사 답변은 안타깝기만 했다. “야간 휴게시간에는 스티로폼과 냉장고 박스, TV장 같은 것을 이용해 취침하고 있다. 휴게공간이 있지만 잠을 잘 수 있는 여건이 아니고 귀찮아서 이용을 잘 안 한다.”3년 전 자료라서 지금은 상황이 다를 수 있다. 휴게시설 설치율이 늘고 휴게시설을 이용하는 경비원이 많아졌을 수 있다. 하지만 아파트
기자의 눈
고경희 기자
호수 1281
2022.09.20 09: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