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눈꽃 트레킹 성지 평창 선자령
소나무·전나무·참나무숲 눈길 환상적
얼음 요정들 마법 부린듯 탄성이 절로
설산의 풍력 발전기 이국적 풍경 선사
이곳이 바로 설인들 사는 눈의 나라?

선자령 정상 아래 눈밭과 풍력발전기 풍경
선자령 정상 아래 눈밭과 풍력발전기 풍경

선자령은 강원 평창군과 강릉시의 경계에 위치한 해발 1157m의 산이다. 겨울철에는 눈과 상고대로 환상적인 눈꽃 풍경을 선사한다. 해발 840m에 있는 대관령 휴게소부터 여유를 갖고 오를 수 있는 최고의 트레킹 코스다. 

선자령에 폭설이 예보되면 심장이 먼저 뛰곤 한다. 선자령 능선을 하얗게 뒤덮은 눈길을 걸으며, 나뭇잎마다 나뭇가지마다 얼어붙은 상고대 눈꽃 축제를 즐기고 싶다는 생각이 머리에 가득 차기 때문이다.

선자령 풍력발전기 능선길 풍경
선자령 풍력발전기 능선길 풍경

능선 길과 계곡길 중 어느 방향이든 다 좋지만, 바람이 덜 부는 왼쪽 계곡길을 택했다. 눈으로 하얗게 덮인 넓은 공터를 지나 숲속 눈길로 들어섰다. 나뭇가지마다 얼어붙은 상고대와 하얀 눈을 뒤집어쓴 숲길은 그야말로 환상 설국이었다.

나지막한 주목에 핀 상고대 눈꽃이 만든 雪人 모습
나지막한 주목에 핀 상고대 눈꽃이 만든 雪人 모습

주목, 소나무, 참나무 등 온갖 나무에 핀 상고대 눈꽃으로, 숲길은 마치 숲의 얼음 요정들이 달라붙어서 마치 마법을 부려 놓은 듯한 기묘한 모습들로 탄성이 절로 나온다. 숲속 눈길 터널을 헤치고 눈길을 올라서 마주한 하얗게 눈 덮인 양떼목장은 동화 속의 비경이었다. 목장 철망 담장을 지나 능선을 넘어 주목과 소나무 상고대 숲길을 다시 지났다.

선자령 오름길 주목 상고대 숲 눈길
선자령 오름길 주목 상고대 숲 눈길

 

선자령 오름길 양떼목장 전경
선자령 오름길 양떼목장 전경

숲길 아래의 삼거리 이정목을 지난다. 다시 하얀 상고대가 주렁주렁 달린 주목 숲속 눈길을 지나며 상고대 눈꽃으로 눈이 황홀경에 빠졌다. 눈꽃 트레킹을 10여 년 넘게 했지만 상고대가 숲을 온통 덮다시피 한 환상 눈길은 처음 맞이한 것 같다. 상고대 숲속 언덕길에서 올라와 국사성황사와 선자령으로 갈라지는 삼거리에서 왼쪽 내리막 눈길을 계속 걸었다. 

상고대 눈꽃 숲 전경
상고대 눈꽃 숲 전경

전나무 숲을 조금 내려가자 몸통만 드러낸 빽빽한 낙엽송 군락이 500m 가까이 이어졌다. 다시 나온 삼거리에서 오른편 계곡길로 걸었다. 낙엽송 사이로 이어지는 산자락 눈길에서 뽀드득 소리를 들으니 가슴이 두근두근했다. 야트막한 언덕 눈길을 넘고 내려가기를 두세 번 반복하며 끝없이 이어지는 상고대의 아름다운 설경에 가슴은 또다시 환희로 가득 찼다.

계곡 개천 옆으로 이어지는 소나무 숲 눈길을 지난다. 다시 전나무와 참나무 숲 등 언덕길을 오르내리며 눈길을 올랐다. 오른편 산자락으로 나지막한 주목에 상고대가 얼어붙은 풍경은 마치 설인(雪人)들이 사는 눈의 나라 같았다. 오르막 눈길이 계속됐다. 솔잎에 매달린 상고대가 줄지어서 반긴다. 아름드리 참나무 군락지를 지나 다시 소나무와 상고대 숲 터널 눈길을 간다. 

풍력발전기 단지 전경
풍력발전기 단지 전경

선자령 정상 800m를 남겨 놓은 소나무 숲 사거리에서 요기를 하는 많은 이들 사이에  끼어서 속을 든든히 한다. 풍력발전기 단지가 보이는 눈길을 걸었다. 눈 덮인 선자령 능선에 세워진 수십여 기의 풍력발전기는 이국적인 풍경을 선사했다. 정상까지 300m라는 눈길 경사로를 올랐다. 선자령 능선이 워낙 바람이 많은 곳이다. 대규모 풍력발전 단지가 눈길을 잡는다. 널찍하고 평평한 선자령 정상이다. 한가운데 우뚝 선 표지석 앞에는 인증샷 줄이 엄청났다. 옆에서 살짝 찍고 능선을 내려 걸었다.

선자령의 세찬 바람을 제대로 맞으면 얼굴을 아려내는 듯한 고통이 두고두고 기억에 남는다. 이번에는 봄바람처럼 살랑대서 걷기가 너무 좋았다. 덕분에 눈 덮인 선자령 풍광을 여유롭게 즐기며 내려 걸었다. 우뚝 선 풍력발전기 옆을 걸으며 다시금 거대한 발전기 날개 크기에 다시금 놀랐다. 눈으로 뒤덮인 능선 구릉을 다 내려와 참나무 숲 눈길을 걸었다. 참나무 능선 길 사이사이로 상고대로 치장한 나지막한 주목들이 설인처럼 서 있다.

산 자락길을 걷다가 대관령까지 2.3㎞ 알리는 이정목을 지났다. 능선길에서 항공 무선표지소 옆길로 나왔다. 오른편 비탈 아래로 주목 숲이 꽉 들어차 있다. 주목군락 숲 아래 상고대 숲 터널의 비경에 홀려 연신 폰카메라를 눌러댔다. 주목군락을 지나 참나무와 주목이 만드는 상고대 터널 사이로 난 눈길을 걷다가 다시 주목 숲 눈길을 걸었다. 선자령 능선 길 주변이 상고대로 아름답게 빛나는 주목 숲길로 거듭나고 있었다. 십여 년이 지나면 국내 최고의 상고대 숲 터널을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선자령 하산길 눈길 풍경
선자령 하산길 눈길 풍경

항공 무선표지소 정문 앞부터는 눈길이 많이 넓어졌다. 좌우로 지그재그로 이어지는 내리막길 양옆 상고대가 멋진 길을 만들어준다. 대관령이 1.6㎞라는 이정목을 지나 경사진 내리막이 급히 굽어지는 눈길을 내려 걸었다. KT대관령중계소 안테나가 눈에 들어왔다. 국사성황사와 반정으로 걷기 길이 연결되는 사거리 이정목을 지났다. 상고대가 많이 녹아내린 넓은 길을 걷다가 오른편으로 꺾어서 내려 걸었다. KT대관령중계소 아래 산 자락길을 만난다.

오른편으로 전나무가 줄지어 선 좁은 길을 지나면 소나무 숲길이다. 아이젠이 눈에 박히며 뽀드득거리는 소리를 내 응원 구호처럼 들린다. 대관령까지 300m 남은 것을 알리는 이정목에서 오른편 급경사 눈길로 내려섰다. 대관령 국유림관리소 시멘트 블록 담장을 끼고 내리막 눈길을 내려와 선자령 입구 표지석에 도착했다. 양떼목장 입구 쪽으로 더 걸어 주차장에서 눈꽃 눈길 트레킹의 성지 선자령 트레킹을 마무리했다.

선자령 정상 아래 눈길 전경
선자령 정상 아래 눈길 전경

일주일 전 폭설이 그간의 추운 날씨 덕분에 그대로 얼어붙어 상고대 눈꽃 트레킹의 절정을 선물해 준다. 날씨까지 좋아서 청룡의 해에 축복받은 눈꽃 트레킹을 즐겼다. 총 도보 거리 11㎞를 여유롭게 걸었더니 총 5시간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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