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추위가 남아있는 아침저녁 달리기에는 보온이 중요하다. 더 건강해지려고 달리기를 하는 건데 몸 상하면 안 된다./최윤호
아직 추위가 남아있는 아침저녁 달리기에는 보온이 중요하다. 더 건강해지려고 달리기를 하는 건데 몸 상하면 안 된다./최윤호

3월이다. 만물이 소생하는 봄인가? 아직은 아니다. 이른 봄꽃이 활짝 피고, 낮 햇살이 따사롭지만 그렇다고 완전한 봄이 왔다고 하기엔 이르다. 그래도 주로(走路)를 보면 싱숭생숭 달리고 싶은 마음을 억누를 수 없다. 

당연하다. 계절이 바뀌고 있는 데다 마라톤 대회들이 줄을 잇는 3월이 왔다. 조금만 여건이 된다면 운동화 끈을 질끈 묶고 달려 나가는 것이 달리기 좀 하는 사람들의 심정이다. 자연의 변화와 몸의 변화를 맞추는 것은 중요한 일이니 나가서 달리자.

그런데 신경 써야 할 것들이 있다. 조심하거나 주의해야 할 일이라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 자칫 ‘겨울에서 봄으로 바뀌는 환절기에 뛰는 것은 위험하다’고 인식되는 건 피하고 싶다. 그래서 “그렇지 않다”고 말하려고 한다. 안 뛰는 것이 위험하지, 뛰는 것이 위험한 것은 아니다. 조금만 신경 쓰면 더 잘 뛸 수 있고 더 안전하게 오래 뛸 수 있다. 

3월에 제대로 뛰기 위해서는 복장부터 갖춰야 한다. 겨울에는 대충 싸매고 뛰면 되지만, 기온이 풀리기 시작하면 훌떡 벗고 시원하게 뛰고 싶어진다. 아직은 좀 더 참자. 자칫 찬바람에 체온이 식어 감기에 걸릴 수도 있고, 피부나 근육에 무리가 올 수도 있다. 따뜻하게 입고 가벼운 바람막이와 모자, 뒷목을 보호할 수 있는 것, 얇은 장갑 등이 필수다. 특히 면이나 목장갑은 필수다. 땀이 흐를 때 바로바로 닦아낼 수도 있고, 손끝이 시린 것을 막을 수 있다. 평소에 다닐 때 장갑이 필요 없더라도 달리기할 때는 챙기는 게 좋다.

근육 풀어주기도 중요하다. 거창하게 보면 겨울 동안 굳어있던 몸을 풀어줘야 한다. 당장 눈앞의 순간을 따지자면 날씨가 바뀌었어도 생각만큼 근육이 풀어져 있는 것은 아니다. 특별한 체조를 하는 것보다는 몸을 털어주고, 관절을 풀어준다. 그 후 서서히 속도를 높이는 방식으로 뛰면 굳어있는 몸과 마음을 풀 수 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온몸이 나긋나긋해지며 힘이 빠지고 발바닥과 어깨가 저절로 유연해진다. 땅과 직접 부딪히는 발바닥, 끊임없이 휘저어지는 어깨는 가장 핵심적으로 힘을 빼야 하는 곳이다. 이 두 곳이 경직돼 있으면 부상으로 연결되기 쉽다. 발바닥에 힘을 빼는 것은 그곳의 수많은 뼈와 관절, 근육과 근막을 원활하게 사용하면서 추진력을 얻는 방법이기도 하다. 

달리기는 거리와 속도의 게임이다. 거리를 늘리되 무한정 늘리면 시간이 너무 길어지니 현실성이 없다. 속도를 높이면 힘이 들어 거리를 유지할 수 없다. 절제가 필요하다. 너무 짧게 뛰면 지구력이라는 측면에서 운동이 되지 않는다. 너무 천천히 뛰면 근력과 심장박동 등 활력의 영역에서 운동이 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겨우내 제대로 뛰지 않은 몸이라는 전제 아래 자신의 속도를 찾아가고, 적절히 유지할 수 있는 거리를 만들어가야 한다. 그 과정을 통해 운동도 적절히 되고, 활력도 찾을 수 있는 달리기 능력을 조금씩 키워갈 수 있게 된다. 다음번 달릴 때 1㎞를 추가할 수도 있고, 1분을 줄일 수도 있다. 그 과정이 성장이다. 

나는 3월 17일 풀코스 마라톤을 뛰었다. 17년째 이어지는 연례행사다. 이날을 위해 내 거리-속도 컨디션이 최선이 되도록 조금씩 끌어 올려왔다. 그 과정이 바로 우리가 지향해야 할 ‘운동으로서의 달리기’다. 42.195㎞를 3시간 30분 안에 뛰는 목표를 공개적으로 설정하고 뛰었다. 결과는 다음 글에서 공개한다.

 

최 윤 호 l ‘파워팩토리 동행’ 대표. 암 전문미디어 ‘캔서앤서’ 편집장. 웨이트 트레이닝 , 마라톤을 즐기며 태극권 수련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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