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악산 흘림골· 주전골 단풍 트레킹
등선대 전망 풍광·기기묘묘 암벽 절경 보며 절로 감탄
십이폭포・선녀탕 감상하며 계곡 걷기 축복이자 행복

등선대에서 바라본 점봉산 방향 전경
등선대에서 바라본 점봉산 방향 전경

설악산은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명산이다. 최고봉 대청봉이 아니라도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 절경을 감상할 수 있는 권금성과 흔들바위가 있는 울산바위를 가볼 수 있다. 수직 암벽 계곡이 장관인 천불동계곡, 가장 넓고 긴 수렴동 계곡과 백담계곡, 십이선녀탕 계곡 등 명소가 즐비하다.  

한계령에서 바로 아래 흘림골 계곡에서 주전골 계곡으로 이어지는 트레킹 코스가 있다. 누구나 쉽게 설악산의 비경을 보고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단풍 계절이 오면 전국에서 몰려드는 관광객으로 발 디딜 틈이 없는 설악산 최고의 명소다. 절정의 단풍을 즐기기 위해서 안내산악회 버스에 올랐다.

흘림골 탐방로 아치형 입구를 들어서자 급격한 오르막 데크 계단이 나왔다. 이어 돌계단과 데크 계단을 번갈아 밟으며 급경사 길을 600m쯤 올랐다. 과거 신혼부부가 이 폭포 앞에서 아들 낳기를 빌었다는 흘림골의 명소인 여심폭포에 올랐다. 과거에는 폭포의 독특한 형상 때문에 ‘여성의 깊은 곳을 연상케 한다’는 민망한 안내문이 있었다. 지금의 새 안내판에는 ‘바위와 물이 절묘한 조화를 이뤄 여심폭포라고 한다’고 바뀌었다.  

등선대에서 바라본 설악산 끝청과 대청봉
등선대에서 바라본 설악산 끝청과 대청봉

다시 급격한 데크 계단을 헉헉대며 올라 등선대 고개에 닿는다. 철심 계단과 데크 계단을 디디며 60m여 올랐다. 설악산의 아름다운 파노라마 뷰를 즐길 수 있는 1000m쯤 높이의 등선대 전망데크에서는 말로 다 표현 못 하는 아름다운 풍광이 다가온다. 한계령부터 중청, 대청봉, 양양 송전해변까지 사방팔방으로 펼쳐지는 설악의 아름다운 풍광을 가슴 가득 품었다. 등선대에서의 진한 감동을 가득 안고 고개 아래로 연결되는 급경사 진 긴 데크 계단을 내려갔다. 

낙석 방지를 위해 설치한 철망터널을 지나고 있다.
낙석 방지를 위해 설치한 철망터널을 지나고 있다.

너덜 길을 잠깐 걸었다가 다시 암벽 옆으로 붙여 놓은 데크 계단을 내려갔다. 낙석 방지 둥근 철망 터널 안으로 이리저리 굽어지는 계단을 내려갔다. 수년 전 바위 덩어리가 쏟아져 내리는 사고로 인명피해가 발생했던 계곡이라서 낙석 방지 시설이 많이 보강돼 있었다. 

신선이 등선대로 올랐다는 등선폭포
신선이 등선대로 올랐다는 등선폭포

데크 계단과 너덜 길을 더 내려가 등선폭포 계곡을 건너는 데크 다리를 건넜다. 다리 위쪽으로 신선이 하늘로 오르기 전 몸을 깨끗이 하고 등선대에 올랐다는 등선폭포가 나타났다. 떨어지는 물이 많지 않아서 하늘을 오를 때 마치 신선의 백발이 휘날리는 것처럼 보인다는 장관을 못 본 것은 아쉬웠다. 

주전골 명물 출렁다리
주전골 명물 출렁다리

계곡 옆을 더 내려가 계곡 건너편으로 연결되는 아치형 출렁다리가 건넜다. 바위 절벽에 바짝 붙은 데크 다리를 걷다가 낙석 방지 둥근 천망 터널을 또 지났다. 절벽 데크 다리를 한참을 걸었다. 암벽 협곡에 이런 안전 데크 다리 시설이 없었다면 이처럼 편하게 설악산의 비경을 구경해 보겠다는 생각을 도저히 꿈꿔보지 못했으리라. 계곡 맞은편으로 펼쳐지는 단풍과 어우러진 기기묘묘한 암벽 봉오리들을 감상하며 절경에 취해 휘파람을 휘휘 불며 걸었다. 계곡을 건너갔다 왔다 하며 계속 데크 다리를 건넜다. 

좁은 숲길이 얼마간 이어지더니 오르막길로 연결됐다. 돌계단, 철계단, 다시 돌계단을 올라 고갯마루에 도달하자 바로 급하게 경사진 긴 데크 계단으로 연결됐다. 계단을 다 내려서서 십이폭포 계곡에 닿았다. 넓은 바위 언덕 계곡으로 맑디맑은 계곡물이 시원하게 청량감을 선사하며 흘러내리고 있었다. 

십이폭포 계곡
십이폭포 계곡

계곡으로 내려가 손으로 물을 떠서 얼굴의 땀을 씻는다. 계곡 데크 계단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계곡 숲 사이로 놓인 데크 계단이 계속 이어졌다. 바위 계곡 위를 흐르는 폭포 전경이 수없이 보였다. 다시 바위 절벽에 붙은 낙석 방지 철망 터널 데크 계단을 지나 계곡 데크 다리를 건넜다.

계곡으로 흐르는 비취색 맑은 계곡물을 바라보며 계단을 오르고 내리고 건너기를 반복하며 흘림골 계곡을 계속 걸었다. 사람 얼굴처럼 보이는 높은 바위 봉오리를 보며 지났다. 계곡 아래쪽으로 급한 내리막길, 데크 계단, 규모가 큰 넓은 데크 다리를 건너고 또 건넜다. 용소삼거리에서 왼편으로 걸어 비취색 빛이 눈을 홀리는 용소폭포로 갔다. 폭포 앞의 멋진 출렁다리 현수교를 건넜다가 되돌아왔다. 

주전골 용소폭포
주전골 용소폭포

 

주전골의 선녀탕 
주전골의 선녀탕 

용소삼거리로 다시 나와 주전골 계곡을 걷기 시작했다. 계곡 옆 너덜길과 넓은 데크다리를 건넜다. 계곡 숲으로 놓인 데크 다리를 걷다가 전망대교 건넜다. 수억년 간 계곡물로 빚어진 오묘한 형상을 한 돌들의 전시장으로 변한 계곡의 아름다운 풍광에 감탄이 절로 나왔다. 계곡을 걷는 게 축복이고 즐거움이었다. 계곡 옆으로 나무 난간이 이어졌다. 선녀들이 달밤에 목욕했다는 선녀탕을 바라보며 낙석 방지 둥근 철망 데크 길을 걸었다.

독주암 전경
독주암 전경

깎아지는 절벽 밑으로 나무 난간이 세워진 데크 계단을 걸으며 암벽으로 둘러싸인 주전골의 비경을 감상하며 걸었다. 원래 있던 오색약수터 계곡이 범람하면서 수량이 줄어들어 새롭게 찾아냈다는 오색 제2약수터로 내려간다. 대기 줄에 섰다가 톡 쏘는 약수를 맛봤다. 몸에 좋다면 양잿물도 먹는다는 속담을 상기하면서. 너덜 길을 걷다가 독주암교를 건넜다. 다리에서 보이는 주전골 최고의 비경이라는 독주암은 꼭대기에 한 사람이 겨우 앉을 정도로 좁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란다. 

오색 제2약수터
오색 제2약수터

너덜 길, 데크 다리를 걷고 성국사를 지났다. 소나무 숲속 낮은 데크 길을 걸었다. 원형 강철 빔으로 만든 현수교를 건넜다. 숲속에 새롭게 만든 무장애 탐방 데크 길은 오색탐방지원센터 앞 오색교까지 연결돼 있었다. 다리를 건너 오색지구 식당가에 도착해 설악산의 아름다운 풍광을 제대로 즐긴 흘림골 단풍 트레킹을 마무리 지었다. 

흘림골은 2015년 계곡 암벽이 쏟아져 내리는 바람에 사상자가 생기는 사고가 났다. 이후 5년간 출입이 통제됐다가 시설을 재정비하고 작년 8월부터 재개방됐다. 하루 입장객은 5000명 만 신청받는다. 

전국 국립공원 최초로 입장 시간이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까지 매시간 예약시스템으로 운용되고 있다. 탐방 신청은 국립공원공단 홈페이지에서 받는다. 주전골은 예약 없이 언제나 탐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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