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바라본 아파트 (2) 층간 소음・흡연
‘주의’ 연락받고 사죄 편지…“아이 혼내지 말아달라” 답장
피해 경험담부터 해결 방법 문의・호소문까지 다양한 내용

아파트 등 공동주택에서 주차 문제에 이어 층간소음, 층간흡연 등으로 인한 갈등 소식이 끊임없이 들려온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층간 소음·흡연에 관한 글은 지난 1년 동안에도 연일 화두에 올랐다.

층간소음의 경우 이웃집으로부터 들려오는 뛰거나 걷는 소리, TV 소리, 개 짖는 소리 등으로 인한 피해의 경험담과 해결 방법을 묻는 글이 대다수였다. 층간소음은 하루 이틀로 끝나는 문제가 아니다 보니 위층에 보복하는 방법까지도 공유되고 있다.

그중 층간소음 갈등과 관련해 위층이 아닌 아래층이 원인이 된 사연이 등장해 화제가 됐다. 올해 4월 포털사이트 네이트의 네이트판에는 ‘1층에 살면 맘껏 뛰어도 되나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 글은 네티즌들의 관심을 끌며 조회 수 14만 건을 기록했다. 

공동주택 2층에 산다고 소개한 글쓴이 A씨는 3개월 전 1층에 이웃이 이사 온 뒤부터 새벽까지 이어지는 뛰는 소리에 시달렸다고 밝혔다. 참다못한 A씨의 모친이 1층에 찾아가 “시끄러웠다”고 말하자 1층 입주민도 “조심하겠다”고 답했지만 이후에도 소음은 계속됐다고 한다.

A씨는 직접 얘기하려고 내려간 아래층에서 아이 둘이 뛰고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A씨가 소음에 항의하자 아래층은 “겨우 밤 9시인데 왜 시끄럽다고 뭐라 하나. 애들 뛰게 하려고 1층으로 이사 왔는데, 이 정도 소음도 못 참겠으면 단독주택 가서 사셔야죠”라고 말했다고 한다.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애들 뛰놀게 하고 싶으면 공동이 아니라 단독주택으로 가야죠”, “아파트라도 1층에서 맘껏 뛰면 그 소리가 다른 층에 들린다”는 등의 지적을 남겼다.

층간소음과 더불어 층간냄새에서 비롯된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사연도 적지 않았다. 주로 세대 환풍구, 출입구, 창문 등을 통해 다른 집 안으로 들어오는 담배 냄새로 빚어진 갈등에 관한 글이었다. 

지난 2월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아파트 입주민이 실내 흡연 자제를 부탁하며 승강기에 부착한 호소문을 찍은 사진이 올라와 여러 네티즌의 안타까움을 샀다. 

B씨의 호소문에는 “어렵게 얻은 소중한 아이가 선천성 질병으로 큰 병원에서 10시간 넘게 어려운 수술 후 오늘에서야 집으로 돌아오게 됐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어 “이른 새벽이나 늦은 저녁에 복도나 실내에서 흡연하시는 분, 한 달만이라도 실내와 복도에서 흡연을 삼가달라”며 “16개월 된 아이가 건강을 회복할 수 있게 도와달라”고 간청했다.

입주민 간 벌어지는 크고 작은 갈등 속에 훈훈한 사연도 있었다. 온라인 자동차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올라온 ‘아랫집을 자랑하고 싶습니다’라는 제목의 게시글은 조회 수 17만 건, 추천 수 2800개 이상을 받으며 감동을 불러일으켰다. 

발달장애를 앓는 아이의 부모라고 밝힌 글쓴이 C씨는 “아파트에 입주하면서 층간소음 고민이 컸다”며 “층간소음 매트도 깔고 최대한 주의를 하면서 생활하고 있었는데 경비실로부터 ‘아랫집에서 주의해달라고 한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말했다.

C씨는 고민 끝에 층간소음에 대한 사죄와 자신의 사정을 담은 편지와 음료를 아래층 집 앞에 뒀다. 얼마 뒤 C씨는 아래층에 사는 신혼부부로부터 답장을 받았다. 답장에는 “아이들 돌보는 게 힘든 것 공감한다. 편지를 받고 상황 충분히 이해됐다”면서 “저희도 이해할 테니 아이들 너무 혼내지 말아 달라. 앞으로 서로 배려하며 잘 지내보자”고 적혀 있었다.

C씨는 “아랫집에 이렇게 좋은 분들이 사시는 거 하나만으로도 얼마나 감사하던지”라며 “제 사연으로 잠시나마 마음이 따뜻해지길 바란다”라고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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