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휴게시설 설치·관리 가이드북 (3) 우수사례①
입주자등 과반수 동의 얻어 용도변경 행위신고
전문업체 리모델링 공사 끝내자 근로자들 환호

인천 부평동아2단지아파트의 관리동 2층에 새롭게 마련된 휴게시설. 냉온수 정수기, 시스템에어컨, 도배, 장판, 주방기구, 붙박이장·신발장 등을 들였다.
인천 부평동아2단지아파트의 관리동 2층에 새롭게 마련된 휴게시설. 냉온수 정수기, 시스템에어컨, 도배, 장판, 주방기구, 붙박이장·신발장 등을 들였다.
인천 부평동아2단지아파트의 관리동 2층에 새롭게 마련된 휴게시설 내부.
인천 부평동아2단지아파트의 관리동 2층에 새롭게 마련된 휴게시설 내부.

아파트 복리시설 중 독서실을 경비·미화원 등 근로자를 위한 휴게시설로 새롭게 단장한 단지가 있다. 인천 부평구 소재 2100여 세대 규모의 부평동아2단지아파트는 1년여 작업 끝에 지난해 11월 새 근로자 휴게시설의 문을 열었다. 

이 아파트도 휴게시설이 없었던 건 아니다. 경비원 46명, 미화원 17명, 시설관리원 15명은 지하의 주차장 팬룸실과 입주자대표회의실 일부를 휴게시설로 사용해 왔다. 시설이 열악한 탓에 근로자들은 지하의 휴게시설을 잘 이용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런 시설은 2023년 8월부터 의무화된 휴게시설의 기준에 맞지 않았다. 그래서 규정에 맞는 휴게시설 설치를 고민해야 했다. 다른 아파트처럼 이 아파트도 휴게시설을 설치할 장소나 공간을 확보하는 일부터 애를 먹었다. 

조남영 관리사무소장은 “휴게시설을 설치할 마땅한 장소가 없었는데 마침 코로나19 이후 입주민들의 사용 빈도가 낮은 노후 독서실이 눈에 띄었다”고 말했다. 관리동 2층에 위치한 153.97㎡ 크기의 독서실을 세 개의 공간으로 나눠 휴게시설로 만들 궁리를 했다. 

우선 조 소장은 부대복리시설인 독서실에 대한 용도변경 행위신고에 앞서 전체 입주자등 2분의 1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또 장기수선계획 수시조정을 위한 전체 입주자 과반수 동의를 얻었다. 조 소장은 “입주민 동의를 받는 과정에서 현재 단지 내 휴게시설이 열악한 점, 휴게시설 설치가 의무화된 점 등 상황을 자세히 설명했고, 입대의에서도 적극적으로 입주민들을 설득해 준 덕에 원활하게 업무를 처리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수의계약으로 설계사무소를 선정해 용도변경에 대한 설계도면을 작성하고 지자체 공동주택과에 행위신고증명서를 제출했다. 다음에는 도면에 맞춰 리모델링을 실시했다. 바닥난방배관, 소방시설, 전기 등은 입찰을 통해 전문 업체를 각각 선정해 공사를 진행했다. 경비원, 미화원, 시설관리원 등 직종에 따라 구역을 나누기 위해 벽을 세우고 냉온수 정수기, 시스템에어컨, 도배, 장판, 주방기구, 붙박이장·신발장 등도 들였다. 이 과정에서 든 비용은 장충금 5000만 원, 수선유지비, 비품구입비 등 1000만 원이었다. 구청 지원금도 240만 원을 받아 냉장고 3대를 구입했다고 조 소장은 설명했다.

1년간의 공사를 마치고 리모델링 공사완료 신청서를 각 업체의 도장을 받아 설계사무소에 제출했다. 설계사무소는 공사완료 신청서를 지자체에 제출해 휴게시설에 대한 사용승인을 신청했다. 지자체는 공사 완료를 확인하고 조 소장에게 사용승인 서류를 건넸다.

이 아파트가 대단지다 보니 당초 근로자들은 휴게시설이 작더라도 근무지에서 가까운 곳마다 휴게시설을 설치하는 것을 선호했다고 한다. 하지만 지하에 있던 휴게시설이 지상으로 올라오고 새롭게 단장된 시설을 눈으로 확인한 근로자들은 환호했다. 조 소장은 “근로자들이 처음에는 근무지와 휴게시설이 멀어 불편해했는데, 시설이 쾌적해지니 밤낮 가리지 않고 찾아와 마음껏 이용한다”며 “그런 모습을 보면 오랜 시간과 큰 비용을 들여 공사를 진행한 보람을 느낀다”고 전했다. 

이 아파트의 사례는 대한주택관리사협회, 고용노동부, 산업안전보건공단이 공동으로 제작·배포한 휴게시설 설치 가이드북에 우수사례로 올랐다. 박종렬 대주관 안전보건센터 차장은 “일반적으로 부대복리시설을 휴게시설로 용도변경한 아파트를 보기 어려운데, 입주민 및 입대의가 근로자들의 상황을 이해해 준 덕에 동의 절차가 원활히 진행됐고 소장도 법에 따라 우수한 시설을 조성했다”며 우수사례 선정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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