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도권 가을 숲 탐방
계곡마다 맑은 물 넘실, 숲길 걷다보면 가슴 확 트여
숲 주변 골목카페에서 추억 쌓고 가을빛 만끽해볼까

단풍은 보는 시간 때에 따라서 빛깔이 달라진다. 가을비에 떨어진 낙엽과 이른 아침 생기 있는 촉촉한 빛깔의 단풍, 햇살이 눈이 부신 정오의 빛깔, 어두워지는 거리의 낙엽과 단풍은 각각의 색깔들로 다가온다. 그 빛깔로 인해 일상의 바쁜 시간에 잠시 자신을 돌아보는 여유가 생긴다면 제대로 가을을 즐길 줄 아는 사람이다. 

그래서 가을은 마무리가 아니라 휴식을 취하고 다시 시작함을 의미하기도 한다. 높은 산에서 시작된 단풍은 이제 도시를 마지막으로 물들이며 가을을 마무리하려 한다. 잠시 시간을 내어 일상을 떠나 수도권의 가을을 만나본다.

서후리숲
서후리숲
서후리숲
서후리숲

◆서후리숲

서후리숲은 30만 평 규모의 사유지에 숲을 사랑하는 동호인들이 숲길과 정원을 가꾸기 시작해 2014년 10만 평 규모로 개장한 개인수목원이다. 숲의 자연스러움을 해치지 않고 조경을 들여놓은 섬세함이 돋보인다. 숲길은 비밀의 정원을 탐사하듯 작은 폭포를 지나면 단풍나무, 백합나무, 철쭉나무, 층층나무, 자작나무, 산벚나무, 산딸나무, 메타세쿼이아, 은행나무, 자작나무 숲을 만난다. 기존 숲과 어우러지며 아기자기하게 이어진다. 경사가 심하지 않아 누구나 걷기에도 좋다. 

산책 코스는 활엽수로 이뤄진 1시간짜리 A코스와 소나무·잣나무의 참엽수림이 울창한 30분 길이의 B코스로 나뉜다. 중간중간 작은 의자와 잔디광장 쉼터는 숲에 여백을 만들어 준다. 단풍나무와 메타세쿼이아의 숲 터널에는 형형색색의 잎들이 숲을 비춘다. 숲이 하얀 속살을 드러낸 자작나무 숲에 이르면 먼발치 숲들도 이제 가을을 마무리하려 한다. 수도권 북부의 산골짜기, 이제 단풍이 지기 시작한 나목의 자태는 고고하다.

화담숲
화담숲

◆화담숲

화담숲은 산허리 경사면을 따라 유모차나 나이가 든 사람들도 쉽게 걸을 수 있도록 무장애 길로 산책로가 조성됐다. 산책로의 골짜기마다 시원한 물소리가 들리고 맑은 물이 계곡을 따라 흘러 알맞은 습도를 유지한다. 모노레일 승강장도 3곳이 있어 코스별로 숲을 만끽할 수 있다. 

지금 화담숲 단풍이 절정이다. 가을이면 400여 종의 나무들이 빛깔을 내며 온갖 단풍들이 가을을 대변한다. 화담숲 전체를 걸어서 돌아보는 데 2시간(5.3㎞)이면 족하다. 곳곳에 하얀 구절초, 노란색 감국, 보랏빛 해국 등 국화와 가을 야생화가 활짝 피어 향기를 뿜어내니 가을의 정취는 발걸음을 더디게 한다. 

300여 그루 소나무가 펼쳐진 ‘소나무정원’을 비롯해, 분재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분재원’, 이색적인 풍광을 자아내는 1000여 그루의 ‘자작나무숲’, 옛 추억을 되살릴 수 있는 ‘추억의 정원’ 등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각각 특색과 개성을 지닌 테마원들이다. 가을이면 탐방객이 많아 반드시 홈페이지에 사전 예약해야 한다.

서울숲
서울숲

◆서울숲

서울숲은 도심의 공원 중에서도 사시사철 가족 단위나 젊은 연인들이 많이 찾아오는 서울의 대표적인 숲이다. 숲 주변의 골목들에 새로 조성된 카페가 많아 젊은 층의 명소로도 알려져 있다. 뚝섬경마장이 2005년 숲으로 바뀌며 시민들의 아이디어와 힘이 합쳐져 5개의 테마로 구성된 서울숲이 만들어졌다. 

공원의 나무 수종은 100여 종으로 가을에는 산사나무, 마가목의 붉은 열매들이 새를 부르고, 단풍나무숲은 모두의 쉼터가 된다. 바람의 언덕 하얀 억새의 보풀들이 가을을 손짓하고 빽빽이 들어찬 은행나무의 노란 나뭇잎 길은 단풍의 절정이 시작됨을 알린다. 한강으로 이어지는 고가다리 아래로 사슴 무리가 뛰어놀고, 가을의 푸른 하늘과 단풍은 호수에 흠뻑 잠긴다. 한강과 서울의 빌딩들은 숲 사이에 더욱 돋보여 이곳에서는 젊고 활력있는 도심의 아름다운 가을을 만끽할 수 있다. 

청계산맑은숲공원
청계산맑은숲공원

◆청계산맑은숲공원

청계산은 서울, 성남, 과천, 의왕시를 경계로 남으로 바라산, 백운산, 광교산으로 맥을 잇고 있다. 청계산 지맥의 자락에 의왕시 청계동이 자리하고 남사면 기슭에 신라시대 창건된 유서 깊은 사찰 청계사가 있다. 청계사를 오르는 길옆 아래로 청계골의 맑은 물은 사시사철 마르지 않고 물줄기를 옆으로 아름드리 메타세쿼이아, 단풍나무, 잣나무 숲이 어우러진 비밀의 숲이 숨어 있다. 

잘 만들어진 데크길과 물길을 따라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오솔길은 사계절 물과 숲길을 조화롭게 만든다. 푸른 신록들이 물소리에 어우러진 봄과 여름을 지나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면 아름다운 단풍의 절정은 늦가을까지 이어진다. 물소리도 같이하는 싱그런 단풍의 향연은 아침이나 저녁 또는 햇살 좋은 낮에도 각기 빛을 내고, 아름드리 메타세쿼이아 노란 잎들이 우수수 떨어져 가을이 깊어 갈수록 가을의 정취는 무르익어 간다. 가슴이 시원하게 트여오며 머릿속이 맑아짐은 자연이 주는 선물.     

영흥수목원
영흥수목원

◆수목원과 식물원

가을을 가장 빨리 느끼는 장소는 역시 수목원이나 식물원이다. 국화, 쑥부쟁이, 해국 등 국화과의 화려한 꽃들이 가장 먼저 탐방객을 반기고 사초들은 정원의 귀퉁이에서 햇살에 반짝인다. 고운 빛을 발하는 가을의 정원수들이 모두 한자리에 모여 자기의 빛깔을 뽐내는 곳. 

올해 새로 개장한 수원시의 ‘영흥수목원’은 아늑한 산자락 사이에 조성돼 산길과 정원, 물길과 호수가 하나가 돼 아기자기한 수목원의 가을을 듬뿍 선사한다. 성남시의 ‘신구대학교식물원’은 인릉산 기슭의 자연스러운 터와 습지를 잘 활용한 식물원으로 길마다 특색있는 가을의 정취가 묻어난다. 또한 자연과 문화가 어우러진 다채롭고 특색있는 프로그램들로 가을을 더욱 풍요롭게 한다. 서울 마곡동의 서울식물원, 과천 서울대공원의 숲길 등은 벌써 가을 저만치에 푹 빠져있다. 

  수도권의 가을을 담은 숲
  •서후리숲 : 매주 수요일 휴무 / 09:00~18:00 / 일반 8000원
  •화담숲 : 사전예약제- 09:00~18:00 / 일반 1만1000원
  •서울숲 : 무료
  •청계산맑은숲공원 : 무료
  •영흥수목원 : 매주 월요일 휴무 / 09:00~17:30 / 일반 4000원
  •신구대학교 식물원 : 연중 / 09:00~18:00 / 일반 7000원   ,      매주 수요일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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