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경험과 역량, 아파트 관리에 도움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인구는 26만 명이 태어나고 30만 명이 사망했다. 한국 인구는 2020년 5184만 명으로 정점을 찍었다. 지난해는 이보다 10만 명이 줄었다. 인구변동요인에는 출생, 사망, 국제이동이 있다. 사망자 수보다 출생아 수가 적어지는 인구의 자연감소는 2020년 시작됐다. 27만2000명이 태어나고, 30만5000명이 사망하는 데드크로스가 나타났다.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0.81명이었다. 올해 2분기에는 0.75명으로 더 떨어졌다. OECD 회원국 가운데 합계출산율이 1명에도 못 미치는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 통계청은 2070년 한국 인구가 3766만 명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1977년 수준이다. 

역사상 일하는 인구가 가장 많았던 때가 2018년이었다. 아직은 인구절벽을 체감하지 못하지만, 앞으로 10년 내 부산시 인구와 맞먹는 350만 명이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질적 변화다. 생산가능인구가 50%에도 못 미쳐 경제 활력이 떨어지고 노인부양비용은 가파르게 늘어나는 것이다.

생산인구 줄어 노년층도 일해야

예전에는 50대에 뒷방으로 물러앉는 늙은 중년이 많았다. 지금은 60이 넘어서도 일하는 젊은 노인이 늘고 있다. 젊은 노인의 대표적인 일자리가 우리 지척에 있다. 아파트 경비원의 평균 나이는 60대 중반에 이르고, 미화원도 비슷하다. 관리사무소장 역시 50~60대가 주를 이룬다. 웬만한 회사의 경리직원은 20 ~30대의 젊은 여성인 경우가 많지만, 아파트 관리사무소의 경리직원은 40대 이상이 많고, 환갑을 넘긴 경우도 있다. 공동주택 경리학원 수강생도 아이를 어느 정도 키워놓고 다시 취업전선에 나선 사람이 많다.

총인구는 줄고 있지만 올해 5월 기준 55~79세 인구는 1년 전보다 33만 명 늘어, 1500만 명이 넘었다. 이들 중 구직희망자가 70% 가까이 된다. 아프거나 몸이 불편한 사람을 빼고는 대부분이 일하고 싶어 하는 것이다. 

공동주택은 이들과 안성맞춤이다. 대부분 일자리는 청년과 노년이 뒤섞여있지만, 아파트 관리직원 중엔 청년을 찾아보기가 어렵다. 청년들이 급여 수준과 사회적 인식 등의 이유로 이 분야의 일자리를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아파트도 젊은 관리직원을 선호하지 않는다.

외국인 대체 불가능한 직종

현직 소장으로 근무 중인 한 주택관리사는 “중장년층의 다양한 경험과 각자의 자리에서 기존에 갖고 있었던 역량이 아파트를 관리하는데 분명히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60대의 한 관리부장도 “경험이 많고 대인관계가 넓은 중장년층에게 아파트 관리업은 아주 적합한 직종”이라고 강력히 추천한다. 

대부분의 어렵고 힘든 직종은 외국인 노동자들이 차지했지만, 공동주택 관리업무는 외국인이 대체하기 불가능한 직종이다. 가장 단순하고 대화가 필요 없는 미화직의 경우도 외국인 노동자가 일하는 아파트는 거의 없다. 그래서 관리종사자와 중장년은 찰떡궁합이다.

지금은 청년이든 노인이든 일자리가 없어 아우성이지만, 머지않아 노인도 일하지 않으면 국가경제가 휘청거릴 날이 도래한다. 늙어서도 일해야 하는 사회가 건강하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일하는 노년이 행복한지도 당사자가 아니면 알 수 없다. 다만 공동주택 관리종사자가 중장년층에게 특화된 일자리임은 확실하다. 그러므로 이들이 행복해야 우리 사회가 행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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