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아파트 통합난방시스템 공사 후 누수 속출
공사 반대 입주민 7세대 개별난방공사 요구 마찰

 

통합난방배관공사를 진행한 춘천시 S아파트. 입주민 윤모씨  집 거실 천장에서 지난달 29일 새벽 2시경 물이 콸콸 쏟아졌다. 누수피해는 거실뿐만 아니라 방 곳곳에서 발생, 물에 젖은 벽지가 다 뜯겨졌다.
통합난방배관공사를 진행한 춘천시 S아파트. 입주민 윤모씨 집 거실 천장에서 지난달 29일 새벽 2시경 물이 콸콸 쏟아졌다. 누수피해는 거실뿐만 아니라 방 곳곳에서 발생, 물에 젖은 벽지가 다 뜯겨졌다.

 

한밤중 때 아닌 ‘물난리’를 겪은 강원 춘천시 S아파트 입주민 윤모(66)씨는 아직도 그 충격에서 헤어나질 못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새벽 2시경 안방에서 자고 있었던 윤씨는 갑자기 ‘펑’하는 소리에 놀라 거실에 나와 보니 ‘거실 천장에서 마치 폭포수처럼 물이 콸콸 흐르고 있었다’며 떠올리고 싶지 않은 기억을 어렵게 꺼냈다. 사고 직후 윤씨는 119에 연락했고, 출동한 소방관은 혹시 모를 2차적인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각종 전기코드를 콘센트에서 분리하는 등 안전조치를 취했다. 거실 천장에서 시작된 누수는 나중에는 화장실을 제외한 모든 방에서 터졌고, 이는 위층 세대에서 먼저 누수가 시작되면서 아래층으로 흘러내린 것으로 파악됐다. 결국 윤씨 집은 전체 리모델링 공사를 하게 됐다.
 

일부 입주민, 날은 추워지는데…
“공사해도 걱정, 안해도 걱정”

 

총 14개동에 1,300가구가 거주하고 있는 S아파트는 1994년 준공한 단지로 최근 노후 중앙난방 배관교체공사를 진행, 통합난방배관시스템을 구축했다. 세대 내에는 열교환기를 설치하고 기존 분배기를 교체했다. 하지만 일부 입주민들은 공사를 거부, 현재 7세대(11월 7일 12세대, 14일 8세대)가 난방이 되지 않고 있는 상태다.
공사 후 세대 내 누수하자가 발생한 윤씨도 처음엔 공사를 반대했었다.
윤씨는 “날이 추워지면서 업체 측의 압박에 못 이겨 울며 겨자 먹기로 약 132만원을 부담하면서 열교환기(약 92만원)를 설치하고 분배기(약 40만원)를 교체하는 공사를 받았다”며 “그런데 한밤중에 누수사고를 당하고 나니 황당하고 또 누수가 되진 않을지 염려된다”고 두려워했다.
누수사고로 딸 집에서 생활하고 있는 윤씨는 “아직도 그날을 생각하면 끔찍하고, 이제 TV화면에서 폭포만 나와도 어지럽다”며 “공사업체 측에서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하는 등 보험사를 통해 누수피해를 보상해준다고 하니 지금으로선 보상범위 등에 대해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누수’는 윤씨 집뿐만 아니라 다른 세대에서도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사를 하지 않은 박모(80) 입주민은 “어느 날 외출했다 들어왔더니 한쪽 방의 벽에 물주머니가 생겨있었다”며 “이제 불안해서 밖에 나갔다 오면 방부터 들여다본다”고 불안한 심경을 전했다. 뿐만 아니라 “방도 차갑고 온수가 나오질 않으니 물을 찜통에 데워서 쓰고 있는데 전기장판으로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모(79) 입주민은 “실제 누수세대는 100여 건이 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중구난방으로 공사를 하고, 감리도 제대로 하지 않은 것 같다”며 “본인 집도 물이 새서 열교환기를 두 번이나 뜯어서 다시 조립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원래 입대의 회의에서는 개별난방공사를 추진하기로 했었는데 입대의가 약속을 깨버렸다”며 “개별난방을 선택하면 정부에서 20만원씩 지원도 해주는데 왜 검증되지도 않은 이 시스템을 선택했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공사업체 측에서는 이 아파트에서 발생한 누수사고에 대해 “열교환기 설치공사를 하지 않은 세대로 인해 에어가 차 발생한 것이고 공사가 모두 완료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현재 공사를 거부하고 있는 입주민 7세대는 “곳곳에 누수하자까지 속출하고 있는데 뭘 믿고 통합난방시스템공사를 하겠느냐”면서 별도로 개별난방공사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어 마찰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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