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화재에 맞서는 창과 방패 ‘옥내소화전설비’

독자투고 김영도l승인2020.01.01 10:59:13l115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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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도 소방안전교육사
서울시 보라매안전체험관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는 말이 있다. 호미는 끝이 뾰족하고 위가 넓적한 삼각형 쇠날의 목을 나무 자루에 박은 생김새로 김을 매거나 감자나 고구마 따위를 캘 때 쓴다. 요즘은 미국 인터넷 쇼핑몰인 아마존에서 모종삽만 쓰던 외국인들에게 성능 좋은 원예용품으로 인기를 끈다고 한다. 익숙한 1인용 농기구다. 
한편 가래는 큰 삽이 연상된다. 긴 자루의 끝에 쇠날을 끼우고, 그 날의 양쪽에 구멍을 뚫어 줄을 꿰었다. 한 사람이 자루를 잡고 흙을 떠서 밀면 양쪽에서 두 사람이 줄을 당겨 흙을 파헤치거나 떠서 던진다. 가래질은 보통 자루잡이 한 사람과 줄꾼 두 사람 등 모두 세 사람이 함께 일하는 다인용 농기구다. 
초기 화재 진압에도 호미와 가래의 역할을 하는 소방시설이 있다. 바로 소화기와 옥내소화전설비가 각각 그것으로 누구든 사용해 볼 수 있다. 우리에게 보다 익숙한 소화기는 1인이 조작하며, 10여 초의 방사시간을 갖는다. 한편 옥내소화전설비는 높은 수압 때문에 보통 2인 1조로 사용하며, 20분 이상의 방수시간을 갖는다. 
아파트에는 ‘화재예방, 소방시설 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옥내소화전설비를 설치한다. 불을 끌 때 사용하는 부분인 옥내소화전함은 주로 복도나 계단 가까이에 설치하고, 적색 표시등으로 위치를 알려준다. 옥내소화전설비는 소화기만큼이나 초기 화재 진압에 효과가 크므로 평소에 관심을 갖고 유지·관리해야 하며, 사용법도 잘 알고 실천해야 한다. 
먼저 유지·관리 측면이다. 옥내소화전함 안의 밸브를 수동 개방하면, 배관 내의 수압이 낮아져 펌프가 자동 기동되고, 소화약제인 물이 호스와 연결된 관창으로 방수되는 원리다. 꽃밭에 물을 줄 때 수도꼭지를 틀어 호스에 물이 차면 분사기로 조절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이치다. 초기 화재의 불꽃은 옥내소화전함 안의 밸브를 개방해 호스에 물이 차면 관창으로 조절해가며 진압해 볼 수 있다. 
따라서 옥내소화전함 안의 밸브, 호스 및 관창은 늘 연결된 상태로 유지·관리해야 한다. 호스는 건물의 각 부분에 물을 유효하게 뿌릴 수 있는 길이로 설치하는데, 보통 15m 2장을 사용한다. 밸브에서 시작해 호스 2장을 거쳐 관창에 이르기까지 단단히 결합한다. 이를 아코디언 모양으로 호스걸이에 세워서 정리한다. 만약 호스걸이가 없다면 옥내소화전함 안의 바닥에 지그재그로 차곡차곡 쌓아 둬야 초기 화재 때 즉시 사용할 수 있다. 
다음으로 사용법은 ▲2명 중 1명이 소화전함의 문을 열고 호스와 관창이 연결돼 있는지 확인한 후 호스를 밖으로 꼬이지 않도록 불이 난 곳까지 길게 늘어뜨린 뒤 관창을 잡고 방수자세를 취하고 ▲다른 한 사람이 밸브를 돌려 물이 나오는 것을 확인한 후 뛰어가서 호스 잡는 것을 도와주며 ▲관창의 끝을 돌려 물의 양을 조절해가며 불을 끈다. 
관창(管槍)은 관(管)을 통해 물을 뿜어 불을 끄는 창(槍)이다. 왼쪽으로 돌리면 직사 방수해 마치 창(槍[矛])으로 찌르듯이 공격적으로 화재를 진압한다. 한편 연기와 불꽃이 몰아칠 경우에는 왼쪽으로 더 돌려 분무 방수하면 물 방패(盾)로 신체를 방어·엄호할 수 있다. 다만 방수 시 높은 압력이 발생하므로 반동력과 충격에 대비해 호스를 옆구리에 낀 채 체중을 전방에 둔 상태에서 서서히 개방하고, 종료 시에는 오른쪽으로 돌려 완전히 폐쇄한다. 
농한기인 겨울에 호미와 가래의 날이 무뎌지지 않도록 벼렸듯이, 안전한 겨울나기를 위해서는 소화기뿐 아니라 옥내소화전설비에도 관심을 갖자. 옥내소화전설비의 유지·관리법과 사용법을 잘 알고 실천한다면 아파트 내 초기 화재에서 나와 가족 그리고 이웃의 소중한 생명, 신체 및 재산을 지킬 수 있을 것이다. 

 

김영도  kslee@hap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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