Ⅵ 아파트 공동체 활성화 지원
1. 왜 아파트 공동체 활성화인가?
아파트 노동자에 대한 지원은 법 제도 개선, 중앙정부와 지자체 지원, 고용환경 개선 등 노동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직접적인 지원사업과 함께 아파트 공동체 형성을 통한 노동인권 의식 향상이 중요한 영역을 차지한다. 관리비 절감을 위해 경비원을 감축하기 위한 입대의의 결정에 대해 해당 아파트 입주민들이 반대하고 나선 사례를 언론을 통해 심심치 않게 접할 수 있다.1) 입주민들의 반대로 무인경비시스템 도입이 무산된 사례도 있다. 관리비 인상을 감수하고라도 경비원을 유지하자는 의견에는 경비원 고용문제를 생각하는 것도 있지만 경비원이 입주민들을 위해 수행하는 다양한 과외업무의 중요성 때문이기도 하다. 등하교 시간에 초등 저학년 학생들의 건널목 안내를 한다거나 집에 있는 노부모가 갑자기 연락이 안 될 때 경비원을 통해 들여다보게 한다거나 장기간 집을 비울 때 도난방지를 위해 우편물을 치우도록 하는 등 생활공동체 차원에서 경비원의 역할이 작지 않기 때문이다. 경비원, 미화원 등 아파트 노동자들은 아파트 공동체의 한 구성원이기도 하고, 아파트 공동체를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기도 하다. 이처럼 아파트 공동체가 활성화돼 있을수록 아파트 노동자들의 노동인권에 대한 입주민 인식도 높아지게 된다.
서울시와 SH공사는 이러한 점에 주목해서 ‘행복한 아파트 공동체를 위한 경비원 상생고용 가이드북’을 제작, 아파트에 배포하고 있다. 가이드북에서는 고용안정을 위한 경비용역계약 가이드(초단기계약을 지양하고 용역회사 변경 시 고용승계 규정 신설), 휴게시간 보장 위한 근무환경 가이드(휴게시간 알림판을 운영하고, 업무지시는 근무시간에만 하며, 휴게실 개선), 입주민과 경비원 상생을 위한 경비원 업무가이드(감시업무 등 경비원 고유업무가 아닌 경우 경비원 업무지시 지양)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광주광역시 광산구 역시 아파트 공동체를 통한 아파트 공무노동자 처우개선을 강조하고 있다. 아파트 노동자 처우개선을 위해 자치단체가 직접적인 지원을 하게 되면 노동자 처우개선에 대한 입주민들의 책임의식이 사라지게 되고, ‘자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할 기회를 상실하게 된다는 것이다. 행정은 직접 지원사업보다는 주민의식 개선과 아파트 공동체를 활성화하는 지원을 담당할 뿐 궁극적으로는 입주민 스스로 필요성을 느끼고 공동체적 관계 속에서 공감과 신뢰를 통해 접근해야 성과를 낼 수 있다는 판단이다.
| 아파트 경비근로자, 미화 근로자, 관리직원들은 아파트 안에서 공적인 업무를 수행하고 입주민들에게 꼭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아파트 공무노동자들입니다. 이들의 고용안정과 근무여건 개선 등 처우개선이 필요한 이유는 인간과 노동에 대한 예의이자 입주민들과 늘 함께하는 아파트 구성원이기 때문입니다. (중략) 우리 삶과 쾌적한 주거환경을 위해 꼭 필요한 소중한 분들이라는 인식이 입주민들 사이에 폭넓게 자리 잡을 때 공공성을 띄는 이 분들의 노동의 가치와 처우개선이 지속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굳이 정책의 방향성을 잡자면 입주민들의 인식 변화와 아파트 문화 개선을 위해선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할지라도 지자체에서 이 분들의 임금 등 직접지원을 하는 방향보다는 입주민들의 인식과 아파트 문화를 개선하기 위한 정책 시행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자칫 그분들의 고용안정과 처우개선의 몫이 행정에 있다는 인식이 퍼질 수 있는 여지가 많기 때문입니다. 광산구는 아파트 주민교육, 워크숍 등 입주민들과 접촉할 수 있는 자리마다 아파트 공무노동자의 처우개선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 알리고 동참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중략) 광산구는 앞으로도 아파트 공무노동자 분들을 고용한 입주민들의 인식과 문화를 개선하는 데 정책적으로 뒷받침할 것입니다. 지금까지 언급한 여러 아파트 공동체 활성화 방안을 관통하는 한 가지는 바로 ‘자치’입니다. 이 모든 것들이 관 주도가 아닌 입주민 스스로 필요성을 느끼고 개인이 아닌 공동체의 관계 속에서 공감과 신뢰를 통해 이뤄졌을 때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광산구청 ‘아파트 공동체 활성화 정책 소개 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