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사무소에서 자주 받은 질문이 하나 있다. 
“왜 관리비가 비싸요?”
정말 관리비가 비싸서 이렇게 물어보는 걸까? 
관리비 내는 게 아깝다는 말을 다르게 표현한 말이다. 
공동주택에 살면서 별다른 혜택을 받는 것도 없는데 매달 꼬박꼬박 관리비를 내려니 약간 억울하다는 것이다. 
모 아파트 젊은 엄마는 자기 아파트 관리비가 비싸다고 K-apt 자료를 인용해 이것이 마치 객관적인 근거인 양 아파트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려놨다고 한다. 
우리나라 건설사는 아파트를 천편일률적 모듈을 적용해 짓지 않는다. 규모, 형태, 지역, 공용시설 등 많은 요소가 서로 다르다. 
K-apt는 각 아파트 관리비 현황을 전용면적당 단가로 환산해 보여줄 뿐이다. 
그런데 이 데이터를 근거로 상호 비교할 수 있게 돼 있고, 전국 평균에 비해 어느 수준인지 알 수 있다. 이 자료를 객관적으로 보는 방법은 ‘당신네 아파트는 관리비 수준이 이렇게 나오게 지어진 아파트다’고 해석하는 것이다. 
뱁새는 황새를 못 따라간다. 신체구조가 그렇기 때문이다. 
관리비가 비싸게 나올 수밖에 없는 아파트에서 관리비가 저렴하게 나올 수밖에 없는 아파트 관리비 수준으로 낮추는 것은 불가능하다. 
K-apt는 상대적으로 관리비가 높게 나오는 아파트들의 관리비를 단순히 낮추려는 의도로 만든 프로그램은 아닐 것이다. 
그런데 입주민이 이를 그렇게 오해하는 게 문제다. 
당장 내가 관리비로 내는 돈이 아깝다는 이유로.
공동주택관리의 어려움 중의 하나는 다양한 입주민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관리방법은 없다는 것이다. 관리주체는 무조건 싸게만 관리할 수 없고, 또 잘하겠다고 무조건 비싸게만 관리할 수도 없다. 
입주민의 성향에 따라 고가격·고품질을 원할 수도 있고 저가격·고품질을 가장한 저품질을 원할 수도 있다. 
그런데 저가격·저품질 성향의 입주자의 목소리가 어디서나 높다. 관리비를 낮추자는 데 선뜻 반대할 수 있는 입주자는 없으니 말이다. 
K-apt 관리비 현황 중에 수선유지비 항목이 있다. 오래된 아파트일수록 고칠 게 많으니 이 비용이 많이 발생한다. 이 비용이 높으면 관리비는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이런 아파트에서 관리비를 줄이는 방법은 무엇일까?
수선을 안 하거나 수선을 최소로 하는 것이다. 관리사무소에서 일을 안 할수록 관리비는 절감된다. 단, 한 가지 약속해야 할 것은 관리품질에 대해 이의제기를 하지 말아야 한다. 관리비 절감을 위해 일을 벌이지 않거나 모든 일을 최소화해야 하니 관리품질을 보장할 수 없다. 
관리비를 아끼는 또 다른 방법이 있다. 관리비가 낮은 아파트로 이사하면 된다.
가구수가 많은 단지일수록 싸고, 복리시설이 없을수록 싸고, 최근 아파트일수록 관리비가 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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