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자 찬성으로 해임투표 완료된 입대의 회장
입대의 의결만으로 무효 안 돼, 입주자 자치적 판단 존중해야

온영란 기자l승인2019.08.28 18:19:30l113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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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지법 천안지원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 제10민사부(재판장 원용일 부장판사)는 최근 충남 천안시 소재 모 아파트 입주민 A씨와 선거관리위원장인 B씨가 지난 2018년 보궐선거를 통해 동대표로 선출된 후 해임됐다 같은 해 다시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이 된 C씨에 대해 제기한 직무집행정지가처분 신청을 인용, C씨는 입대의 회장 직무를 집행해서는 안 된다고 결정했다.
C씨가 동대표로 있는 이 아파트 동의 10가구는 지난해 10월 말경 이 아파트 선관위에 C씨에 대한 동대표 해임요청서를 제출했고, 이후 11월 중순경 해임투표가 진행돼 이 동 78가구 중 42가구가 투표에 참여, 30가구 찬성으로 C씨가 동대표에서 해임됐다. 
하지만 같은 해 12월 입대의는 C씨에 대한 동대표 해임을 인정하지 않기로 의결하고 입대의에서 투표에 참여한 8명 중 5명의 찬성을 얻은 C씨가 이 아파트 제11기 입대의 회장으로 선출됐다. 이후 C씨는 동대표 자격으로 각 회의에 참석해 의결에 참여했다.
하지만 2019년 1월 천안시장은 이 아파트 입대의에 해임투표가 완료된 동대표 해임을 인정하지 않기로 의결한 것은 선관위의 업무에 관여, 간섭하는 것으로 공동주택관리법 시행령 및 이 아파트 관리규약을 위반하는 것으로 다시 입대의를 소집해 의결하라고 시정명령을 내렸다.
또한 제11기 입대의를 구성·운영함에 있어 C씨가 동대표가 아님에도 입대의 회장으로 선출된 점, 입대의 구성원 과반수 찬성으로 회장을 선출하지 않아 공동주택관리법 시행령 및 관리규약을 위반한 점 등을 들어 입대의 회장을 다시 선출할 것을 시정명령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C씨가 이 아파트 입대의 회장으로 직무를 수행하면서 이 아파트 입대의는 올해 3월경 ‘추천의 취하’라는 해임사유를 들어 선관위원인 B씨와 D씨를 해임한다고 공고하고 C씨가 새로운 선관위 위원을 위촉했다.
그러자 올해 5월 천안시장은 이 아파트 선관위에 ▲선관위원 해촉 공고 중 선관위 위원 B씨와 D씨에 대한 해촉 내용을 정정해 다시 공고할 것 ▲적법한 절차에 의해 해임되지 않은 선관위 위원인 B씨와 D씨에 대해 선관위 위원직을 수행토록 할 것 ▲입대의는 적법한 절차에 의해 선출된 회장이 관리규약에 맞게 선관위 위원을 추천·위촉하라고 시정명령했다.
이후 A씨와 B씨는 C씨가 동대표가 아니므로 입대의 구성원이 될 수 없음에도 현재까지 입대의 회장이라고 주장하며 그 직무를 수행하고 있으므로 직무집행정지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기에 이른다. 
이에 대해 C씨는 ▲해임요청을 한 10가구 중 3가구는 해임투표가 진행되기 전에 의사를 철회했으므로 해임절차의 진행을 요청할 수 있는 정족수를 채우지 못한 점 ▲선관위는 회의 개최 5일 전까지 일시, 장소, 안건 등을 위원들에게 사전통지 않아 관리규약을 위반한 점 ▲선관위가 밤늦게까지 방문투표를 진행해 관리규약을 위반했고 방문투표 시 무기명 비밀투표 원칙이 지켜지지 않아 이는 부당한 해임 절차로 아무런 사유 없이 동대표에서 해임된 것은 당연 무효라고 주장하며 맞섰다.
하지만 재판부는 우선 C씨에 대한 동대표 해임이 당연 무효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봤다. 
재판부는 “이 아파트 관리규약에는 선거구의 10분의 1 이상의 입주자 등 서면동의가 있을 경우 선관위에 해임투표를 진행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선관위 회의 개최 후 의결에 따라 해임투표 공고가 이뤄졌음을 알 수 있다”면서 “또 해임요청 의사를 철회하는 내용의 확인서는 이미 해임투표 공고가 이뤄진 이후 제출된 것이어서 이로 인해 소급해 해임투표 공고의 효력 등 해임 절차가 무효가 된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또한 회의 5일 전에 선관위 위원들에 대한 소집통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볼 만한 자료와 선관위가 방문투표를 실시함에 있어 관리규약을 위반했다거나 무기명 비밀투표 원칙을 지키지 않았다고 인정할 만한 자료가 부족하고, C씨가 주장하는 절차상의 하자가 해임투표결과를 무효로 할 정도로 중대한 하자라고 볼 만한 근거가 없다고 밝혔다. 아울러 투표결과 30가구 찬성으로 C씨가 동대표에서 해임됐고 원칙적으로 아파트 입주자 등의 자치적인 판단을 존중할 필요가 있으므로 해임사유의 존부에 관해 사전적인 판단을 해 해임투표의 효력을 부정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C씨가 동대표에서 해임됐으므로 이 아파트 입대의 구성원이 아님에도 ▲2018년 12월 입대의 결의에 참석한 점 ▲공동주택관리법령 및 관리규약에 의해 입대의의 의결사항이 정해져 있고 정해진 의결사항이 아님에도 입대의 의결로 해임투표의 효력을 부인할 수 없으므로 C씨의 해임을 인정하지 않기로 하는 내용의 입대의 의결은 자체의 효력이 없다고 볼 수밖에 없는 점 ▲입대의 구성원 자격이 없음에도 C씨를 입대의 회장으로 선출한 입대의 의결은 그 내용상·절차상 하자로 무효인 점 등을 종합해 A씨와 B씨가 C씨에 대한 가처분을 구할 피보전권리가 소명된다고 봤다.
이에 재판부는 “C씨가 현재까지 이 아파트 입대의 회장으로서의 권한을 행사하고 있어 아파트 입대의에 혼란과 분쟁이 야기될 우려가 있는 점 등의 사정에 비춰 보전의 필요성이 소명된다”며 “C씨는 이 아파트 입대의 회장으로 직무를 집행해서는 안 된다”고 주문했다.
 

온영란 기자  oyr@hap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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