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와이키키 해변

미국의 50개 주 가운데 최남단에 위치한 북태평양 동쪽의 섬, 하와이(Hawaii). 이국적인 해변과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 천혜의 자연과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모두 지닌 하와이 여행은 부동의 베스트셀러다.
주도 호놀룰루(Honolulu)가 위치한 오아후(O’ahu)섬은 하와이 여행의 종합선물세트다. 하와이의 심장 와이키키와 다이아몬드 헤드를 끼고 펼쳐지는 아름다운 해변, 거친 파도를 두려워하지 않는 노련한 서퍼, 거대한 쇼핑센터와 화려했던 왕족 문화를 보여주는 유적, 원시적인 자연과 맛있는 음식까지. ‘하와이’를 상상했을 때 떠오르는 거의 모든 것들이 이곳에 다 모여있다.

 

▲ 이올라니 궁전

미국의 단 하나뿐인 왕궁

하와이 왕조의 역사를 보여주는 이올라니 궁전(Iolani Palace)은 미국에 하나뿐인 왕족의 거처로, 하와이 왕국의 마지막 두 왕인 칼라카우아 왕과 그의 여동생이자 후계자인 릴리우오칼라니 여왕이 1882년부터 1893년까지 머물던 곳이다. 빅토리아 피렌체 건축 양식으로 지은 궁전은 웅장하면서도 섬세한 분위기를 풍긴다. 궁전은 미국이 하와이를 점령하고 임시정부를 수립한 1893년부터 하와이가 미국의 50번째 주가 되기 직전인 1968년까지 주 의사당으로 사용되다가 보수 후 1978년 일반에 공개됐다. 현재는 박물관으로 운영 중이며, 하와이 왕족의 초상화, 화려한 장식품과 세계 각국에서 받은 선물이 전시된 실내 공간을 둘러보면서 하와이 왕조의 파란만장한 역사를 되짚어 볼 수 있다.

 

▲ 쿠알로아 랜치

대자연의 품속으로

오아후 서쪽에 위치한 쿠알로아 랜치(Kualoa Ranch)는 고대 하와이 사람들이 오아후섬에서 가장 신성하게 여긴 곳으로, 하와이의 대자연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장소다. 약 490만평에 달하는 광활한 대지엔 푸른 초원, 우거진 숲과 계곡이 펼쳐져 있다. 
쿠알로아 랜치는 할리우드의 수많은 명작이 탄생한 곳이기도 하다. 영화 ‘쥬라기 공원’ 시리즈를 비롯해서 영화 ‘진주만’, ‘고질라’, ‘콩: 스컬아일랜드’, 미국 드라마 ‘로스트’가 여기서 크랭크인다. 무비 투어(Movie Site Tour)에 참여하면 버스를 타고 90분 동안 주요 영화 촬영지를 둘러볼 수 있다.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실제 벙커로 사용했던 ‘진주만’ 촬영지와 ‘쥬라기 공원’의 주인공들이 달려드는 공룡 떼를 피해 몸을 숨겼던 커다란 통나무는 가장 인기 있는 사진 촬영 포인트다. 쿠알로아 해변 앞에는 ‘중국인 모자섬(China Man's Hat Island)’이 떠 있다. 섬의 원래 이름은 모콜리이(Mokolii Island)인데, 사탕수수밭을 일궈낸 중국인 노동자가 쓰던 밀짚모자를 닮았다고 해서 중국인 모자섬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 탄탈루스 언덕에서 바라본 다이아몬드 헤드

다이아몬드보다 값진 풍경

오아후에서 일출을 보려는 사람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다이아몬드 헤드(Diamond Head)에 올라간다. 다이아몬드 헤드는 오아후섬의 남동쪽 해안에 있는 사화산으로, 강력한 화산 폭발로 산의 몸체가 날아가고 절구 모양의 넓은 분지만 남아 독특한 절경을 이루는 곳이다. 
‘다이아몬드 헤드’라는 이름은 1820년대 영국의 탐험가 제임스 쿡(James Cook)이 햇빛에 반짝거리는 해석(海石)을 다이아몬드로 착각해서 붙인 것이다. 완만한 등산로를 따라 정상에 오르면 와이키키를 붉게 물들이는 장엄한 일출을 감상할 수 있다. 탄탈루스산(Mt Tantalus)에 마련된 전망대에서는 와이키키 시내 풍경과 어우러진 다이아몬드 헤드의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낮의 풍경도 아름답지만, 도시의 불빛이 켜지는 저녁 풍경은 더욱 아름답다. 오아후의 일출을 책임지는 것이 다이아몬드 헤드라면, 오아후의 일몰은 탄탈루스 언덕이 책임진다고 할 정도다. 로맨틱한 분위기 덕에 연인의 언덕으로도 불리지만, 외진 탓에 밤 10시 이후에는 우범 지역으로 분류되니 주의해야 한다.

▲ 미주리 전함

아픔을 딛고 평화를 기리는 곳

진주만(Pearl Harbor)이라는 이름이 세계에 알려진 것은 1941년 12월 7일 이뤄진 일본군의 기습 때문이었다. 선전포고도 하지 않은 갑작스러운 공격에 민간인을 포함한 수천 명의 목숨이 희생됐으며, 이를 계기로 미국은 제2차 세계 대전에 본격적으로 참전하게 된다. 오늘날 진주만에서는 제2차 세계 대전 태평양의 용맹(USS 애리조나 기념관), 미주리 전함 기념지, USS 보우핀 잠수함 박물관·공원, USS 오클라호마 기념지, 태평양 항공 박물관을 체험할 수 있다. 
다섯 곳의 명소 중 가장 인상 깊은 곳은 진주만 습격 당시 침몰한 전함 USS 애리조나 호의 가라앉은 선체 위에 세워진 기념관으로, 전쟁의 참상을 그대로 드러냄으로써 평화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기회를 제공하는 숭고한 장소다. USS 애리조나 기념지 방문은 무료지만, 일평균 방문객을 4,000명으로 제한하기 때문에 사전에 온라인으로 방문 예약을 해야 한다.

▲ 라이온 커피

하와이에선 향긋한 코나 커피를

하와이 제도에서 가장 큰 섬인 빅아일랜드(하와이섬)의 화산지대에서 재배되는 하와이안 코나(Hawaiian Kona)는 자메이카의 블루마운틴(Blue mountain), 예멘의 모카(Mocha)와 더불어 세계 3대 커피로 인정받는다. 미네랄이 풍부한 흙과 부드러운 바닷바람, 뜨거운 햇살을 머금고 태어난 코나 커피에서는 적당한 산미와 은은한 꽃향기, 과일 향이 느껴진다. 뒷맛도 깔끔하다. 다른 나라의 커피와 확연히 구별되는 독특한 맛이다. 
오아후섬 어디서나 코나 커피를 즐길 수 있다. 코나커피를 최소한 10% 이상 사용해야만 코나라는 이름을 붙일 수 있다. 함량에 따라 맛의 차이가 큰 편이므로, 이왕이면 100%에 가까운 커피를 추천한다. 라이온 커피(Lion Coffee)에서 운영하는 공장 겸 카페에 방문하면 카페에서는 다양한 레시피의 코나 커피를 맛볼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코나 커피 원두로 제품을 생산하는 모습까지 구경할 수 있다. 약 30분에 걸쳐 무료로 진행하는 투어는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 오전 10시 30분, 12시 30분에 시작한다.

▲ 와이키키 해변

오아후섬 여행 정보
하와이는 연중 섭씨 23°C 내외를 유지하는 온난한 기후다. 4월부터 12월을 여름, 11월부터 3월까지를 겨울로 구분하고, 여름과 겨울의 온도 차는 4~5℃로 크지 않다. 12월부터 3월은 우기지만 대부분 소나기에 그친다. 기본 언어는 영어, 화폐는 미국 달러(USD)를 사용한다. 전압은 110V다.
•항공 :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하와이안항공, 진에어 등이 인천-호놀룰루 직항편을 운항한다. 소요 시간은 약 8시간이며, 시차는 19시간이다. 이웃 섬으로 이동할 때는 호놀룰루 공항에서 출발하는 국내선을 이용하면 된다.
•하와이 관광청: www.gohawaii.com/kr
•이올라니 궁전: www.iolanipalace.org

이채영 여행객원기자 (여행비밀노트 chaey.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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