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주관 울산시회 친목 모임 ‘오목회’

 

실록이 푸르른 지난 6월 어느 날 울주군 상북면 배내골에 울산지역 주택관리사 5회생들의 친목모임인 ‘오목회’ 회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날 오목회 회원들은 회색 콘크리트 아파트 관리현장을 잠시 떠나 맑고 청량한 초록의 자연 속에서 회원들 간의 친목을 도모하고 그간의 스트레스를 해소하고자 여름 야유회를 나왔다.
지난 20여 년간 같은 일을 하면서 동고동락해 온 동기생들이라 시종일관 농담 섞인 이야기와 웃음꽃이 끊이질 않았다.

오목회의 태동 

지난 1998년 IMF 외환위기 시절에는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거나 하던 사업을 정리하고 나온 사람들이 길거리에 넘쳐났다. 하지만 변변한 일자리가 없어 너 나 할 것 없이 경제적으로 매우 어렵고 힘든 시절이었다. 그래서인지 그 해 제5회 주택관리사보 시험에서는 역대 최고로 많은 6,285명의 합격자를 배출했다. 울산지역에서만 무려 155명의 합격자가 배출됐다. 수험생들은 속된 표현으로 먹고 살기 힘든 시기에 자격증만 따면 장밋빛 인생이 펼쳐질 줄 알았다. 그러나 과다하게 배출된 합격자 수에 비해 근무할 수 있는 일자리가 턱없이 부족해 자격증은 받았지만 근심걱정이 앞설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지난 1999년 1월 울산지역 주택관리사보 합격생 40여 명은 남구 삼산동 자갈치횟집에서 동기회를 결성하고, 어려운 난관을 헤쳐 나가기 위해 머리를 맞대면서 오목회가 시작됐다. 

성장과정 

울산 주택관리사 5기 동기회는 결성식에서 초대회장(차성철), 감사(故 배동진), 부회장(정영길), 총무(김근원) 등의 조직을 갖췄다.
그 후 울산 주택관리사 5기 동기회는 ‘5기 상조회’로 명칭을 바꿨다가 몇 년 뒤 지금의 ‘오목회’로 변경해 그 명칭을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다. 
지난 2008년 11월에는 5기 동기회 카페(cafe. daum.net/me-love)를 개소했고, 또 지난 2014년 9월에는 모바일 밴드(BAND)를 개설해 업무정보 공유와 집안의 애경사 등은 물론 서로 간의 소식을 전하는 소통의 장으로 활용 중이다.

운영 및 활동  

현재 오목회(회장 최용근)는 회장 1명, 감사 1명, 총무 1명으로 조직이 구성돼 있으며, 25명의 회원이 가입돼 있다. 분기별로 정기모임을 하고 있으며, 마지막 12월 모임 때는 정기총회를 실시한다. 특히 매년 정기모임 1회는 야유회를 통해 회원들과의 단합과 친목을 다지고 있다.

대주관 울산시회 산하에는 여러 동기회가 있다. 그중에서 오목회는 단합이 잘 되고 재정적으로 탄탄한 동기회로 정평이 나 있다. 뿐만 아니라 역대 대주관 울산시회장 5명 중 2명(차성철 법정법인 제2대 및 3대, 박문광 법정법인 제4대 및 5대)이 오목회 소속이다.
 

잊지 못할 기억 

주택관리사보 제5회 합격자 배출 당시에는 공동주택 관리에 대한 체계가 제대로 정립되지 않았다. 
의무관리단지에 무자격자가 관리를 하고 있거나 의무관리단지 2~3개를 유자격자 1명이 순회관리하는 등의 편법이 만연했다. 하지만 지자체의 점검과 관리감독의 손길은 느슨해 관리 사각지대가 많았다. 이러한 정보를 입수한 5기 동기생들은 조를 편성한 후 조별로 해당 지역 아파트 관리현황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 
일부 아파트에선 “당신들이 뭔데”, “조사 권한이 있느냐”, “바쁘니까 가라” 등의 비난을 하기도 했지만 꿋꿋이 현장조사를 실시했고, 그 내용들을 울산시회에서 지자체에 통보해 적법하게 관리될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지난 2001년 11월 규제개혁위원회에서 ‘주택관리사제도 일몰제’를 발표하자 당시 100여 명의 회원들이 새벽에 버스를 타고 상경해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집회와 시위를 진행했는데, 당시 오목회 최정헌 회원이 분신 시도 퍼포먼스를 벌인 기억은 아직도 잊지 못할 기억으로 남았으며, 모임 때마다 가끔씩 이야기하곤 한다.
뿐만 아니라 지난 2009년 8월 암투병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던 회원(故 이순희, 1회생)을 돕기 위한 일일호프 ‘희망프로젝트’를 오목회 회원들의 주도로 실시했다. 당시 오목회 차성철 회원이 울산시회장이었으며, 많은 오목회 회원들이 울산시회 운영위원으로 봉사하고 있었다.
또 지난 2016년부터는 후배 기수들과의 융화를 위해 18기 동기회와 단합대회를 실시했고, 현재까지 기회가 되는대로 함께 자리하며 친목을 다지고 있다.  
무엇보다도 오목회 회원들은 IMF 외환위기 시절 직장에서 명예퇴직 당하거나 정리 해고돼 어려운 시절을 몸소 느꼈고, 그 어려운 시기에 주택관리사라는 매개체로 지난 20여 년간 동고동락하면서 함께한 세월 그 자체를 잊지 못할 추억으로 간직하고 있다.

최용근 회장이 전하는 말

오목회 최용근 회장은 “경제적으로 매우 힘든 시기에 주택관리사 자격증을 취득했고, 지난 20여 년간 같은 일을 하면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회원들이라 그 어떤 단체보다 끈끈한 모임이 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오목회 회원 모두가 함께 기뻐하고 슬퍼하면서 정을 나누는 그런 모임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탐방을 마치며 

술과 친구는 오래될수록 좋다. 또 친구는 서로 공감할 수 있는 화제가 있어야 하는데 이 두 개를 다 만족하는 모임이 바로 오목회라고 생각한다.
지나온 세월이 그렇듯 앞으로도 희로애락을 함께하면서 회원들 간의 끈끈한 관계를 유지해가는 오목회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해 본다.
ulsan-yun@hanmail.net/울산 윤종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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