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용 전기료 누진제 유지・폐지 ‘기로’

한전・산자부, 주택용 전기요금 개편 공청회
정부 및 전문가 ‘유지’ 시민 ‘폐지’ 입장차 뚜렷
김남주 기자l승인2019.06.19 14:14:28l112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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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전력과 산업통상자원부가 주택용 전기요금 관련 3개 개편안을 발표하고 본격적인 의견수렴 절차에 들어간 가운데, 양 기관은 지난 11일 프레스센터에서 ‘주택용 전기요금 개편 공청회’를 개최하고 시민 및 전문가의 의견을 공유하는 기회를 가졌다. <사진>
이날 공청회는 누진제 개편안 설명 및 토론, 온라인게시판 의견 개진 현황 발표, 한전의 ‘실시간 전기요금 확인시스템’ 시행계획 발표, 질의응답으로 구성됐다.
지난해 전기사용량을 기준으로 한전 및 산자부가 제시한 3개 개편안 중 1안(누진구간 확대)은 누진체계를 유지하되 하계만 별도로 누진구간을 확대하는 것으로, 기존 200㎾h까지 1단계 요금 적용하던 것을 300㎾h까지로 확대, 400㎾h까지 2단계 요금 적용하던 것을 450㎾h까지로 확대한다. 이 경우 별도의 요금 인상 없이 1,629만 가구가 월 1만142원 할인받을 수 있게 되는 것으로, 할인 대상은 지난해와 동일하면서 450㎾h 이하 구간의 대다수 국민에게 지난해와 동일한 혜택이 제공된다.
2안(누진단계 축소)은 하계에 한해 누진 3단계를 폐지하고 2단계까지만 적용하는 부분폐지 방식으로, 이를 적용할 경우 요금인상 없이 609만 가구가 월 1만7,864원 할인받게 돼 3개 개편안 중 할인 수준이 가장 높지만 할인 대상 가구수가 가장 적어 전기 다소비 가구에 혜택이 편중될 우려가 있다.
3안(누진제 폐지)은 연중 단일요금을 적용해 전기사용량에 비례하는 요금체계를 갖는 것으로, 이를 적용할 경우 887만 가구가 월 9,951원 할인받을 수 있으나 전기소비가 적은 1,416만 가구의 전기요금 인상(월 평균 4,335원)이 불가피하다.
전기요금 구성정보 등 
‘알 권리’엔 한목소리

토론은 에너지경제연구원 김진우 전(前) 원장을 좌장으로 산자부 박찬기 전력시장과장, 녹색소비자연대 박인례 공동대표, E컨슈머 송보경 대표, 건국대 박종배 교수(전기요금 누진제 TF 위원장), 한국산업기술대 강승진 교수, 한국전력 권기보 영업본부장이 참여했다.
패널들은 대체적으로 현행 누진제를 유지하는 1안에 힘을 실으면서, 다만 소비자가 전기요금 구성정보를 상세히 알 수 있도록 정보 제공 및 교육이 이뤄져야 하고 다양한 선택의 기회를 보장할 수 있도록 체계를 개선해야 한다고 전제했다.
녹색소비자연대 박인례 공동대표는 “기후변화로 폭염이 발생하는 상황에서 냉방기기 사용은 필수 불가결한 부분이 된 만큼 전기요금 문제는 공공·보편적 서비스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그런 점에서 할인적용 가구수가 가장 많고 할인수준이 적정한 1안이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E컨슈머 송보경 대표는 “지금껏 소비자에게 선택의 다양성이 보장되지 않았던 점을 고려할 때 선택의 기회가 비교적 많은 1안이 적합하다”며 “다만 누진제 시행의 전제조건으로 ▲소비자가 충분한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는 시스템 구축 ▲소비자들에 대한 다양한 선택기회 보장 ▲개인소비자 대상 전기요금 관련 교육이 반드시 뒤따라야만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소비자에 대한 정보제공 인프라가 부족한 점도 공통적으로 지적, 이의 대안으로 ‘스마트미터기’ 도입을 통한 전기요금 의혹 해소의 필요성도 여러 차례 강조됐다.
건국대 박종배 교수는 “냉방기 사용의 편의성, 에너지절약, 저소득층 보호의 세 가지 요건을 충족하는 방향으로 전기요금 체계를 개선해야 하나 아직까진 정보제공 인프라가 부족한 실정”이라며 “스마트미터기와 같은 하드웨어 인프라가 구축되면 3가지 요건 충족이 가능해질 것이며 이를 위해 정부와 한전이 지속적으로 연구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한전은 지난 14일부터 개시한 ‘우리집 전기요금 미리보기’ 서비스를 소개하기도 했다. 고압아파트 및 일반주택을 대상으로 모바일 스마트한전 앱을 통해 실시간 전기사용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소비자들에 대한 정보제공 기회를 넓힌다는 계획이다.
반면 시민들은 누진제를 폐지하는 3안으로 기울었다.
이어진 온라인게시판 의견 개진 현황 발표 및 질의응답에서 시민들은 ‘공평하게 자신이 사용한 전기 사용량만큼의 요금을 납부해야 한다’ ‘정보제공 확대해도 한전이 독점해 전기를 제공하는 현행 체계에선 선택의 기회 없다’ ‘산업·상업용을 제외하고 주택용에만 누진제를 적용하는 것은 불합리하다’ 등의 의견을 제시했다. 또한 한전 홈페이지에서 지난 4일부터 진행 중인 온라인게시판 의견수렴에서도 3안 채택을 요구하는 의견이 압도적이었다.
공청회 도중 한전 소액주주들이 난입해 진행이 잠시 중단되기도 했다. 이들은 누진제로 인한 한전의 적자 심화에 강하게 반발하며 누진제를 폐지할 것을 강력하게 주장했다.
이 밖에도 사전 서면 질의응답을 통해 ‘3안 채택 시 공동주택 고압·저압 단가 동일 적용 여부’ 등의 질의가 있었으며, 이에 대해 한전 측은 “저압·고압 여부는 입주자대표회의가 선택하는 사항으로서 현재로서는 요금에 차등을 둘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한편 한전은 이달 중 이사회를 열고 누진제TF가 이번 공청회 등을 통해 수렴한 의견들을 반영한 권고안을 의결해 정부에 인가요청 할 계획이며, 정부는 이달 말까지 전기위원회 심의를 거쳐 오는 7월 본격적인 시행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김남주 기자  knj@hap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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