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는 종합예술이다 <213>

 


김경렬 율산개발(주) 경영·지원 총괄사장

세상의 많은 일 중 온전한 자기 일은 드물고 맡기는 사람과 맡은 사람으로 나눠지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맡은 자(Undertaker)는 어떤 일을 담당하면서 책임을 지는 것으로 맡기는 사람은 일의 성공과 책임을 요구합니다. 그러나 맡긴 사람이 조금이라도 확인을 하지 않으면 맡은 사람의 오만함 때문에 주객이 전도돼 맡긴 자가 힘들어지기도 합니다.

1. 맡은 자는 위임을 받은 사람이다
사마천의 사기에 안영은 제나라(齊)의 재상으로서 세 명의 왕을 모시면서 위임받은 재상의 역할을 충실히 했다고 합니다. 재상은 왕을 보필하는 것이지만 안영은 왕이 잘하고 있으면 명령을 따랐고 그렇지 않은 경우는 목숨을 걸고 간언했습니다. 그런데 안영의 마부는 안영의 마부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의기양양(意氣揚揚)하게 으스대는 모습을 보고 그 아내가 이혼하자고 합니다. 이유는 마부가 자랑스러워하는 것 즉 다른 사람에게는 없는데 자기만 갖고 있는 것이라 생각하는 것이 사실 알고 보면 ‘자기 것’이 아니고 안영이라는 재상의 권위와 명성이므로 신중하고 겸손하지 못하게 생활하다가 마부의 자리에서 물러나면 그 결과가 어떠하리라는 것을 마부의 아내는 알고 있었던 것입니다. 맡긴 사람은 겸손한데 맡은 사람은 오만한 경우를 많이 봅니다. 직위가 보장된 사람은 자기의 권한인 양 오만해져 위임받은 권한을 남용한 자는 탄핵이라는 제도를 통해 맡은 자의 오만을 징계하게 됩니다.

2. 어리석은 호랑이는 여우에게 당한다
호가호위(狐假虎威)는 여우가 호랑이 앞에서 걸으며 다른 짐승들에게 위세를 떨친다는 것인데, 사실은 여우가 아니라 뒤에 있는 호랑이를 두려워하는 것임에도 어리석은 호랑이는 눈앞의 상황만 보고 여우가 산중의 왕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이지요. 우리는 자신의 것이 아닌 것으로 치장하고 착각한 채 의기양양하게 자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호랑이가 무서워하는 짐승들의 시선이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한 번만 확인했다면 여우에게 당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이와 같이 관점을 달리하지 못하면 벽에 막히는 것처럼 다른 관점에서 봐야 합니다. 기울어진 길이 오르막길인지 내리막길이 되는지는 길이 만드는 것이 아니라 내가 있는 위치가 어디냐에 따라 결정됩니다. 

3. 오만함은 적을 부른다
사람은 상황에 따라 변합니다. 사람들은 신념에 따라 사실(Fact)이 아니라 자기가 믿고 싶은 것을 믿는 경향이 있는데, 문제는 진실이 아님을 알면서도 스스로 진실이라고 믿고 행동한다는 것이지요. 의심암귀(疑心暗鬼)라는 말은 의심이 생기면 귀신(鬼神)이 생긴다는 뜻으로 잘못된 선입견 때문에 별것 아닌 일도 문제라고 생각하고 분쟁을 일으킨다는 것입니다. 특히 동대표 중임을 마친 동대표는 자기가 재임 중 했던 것처럼 후임자도 그럴 것이라고 생각하고 의심하는데, 어떤 단지의 회장은 과거 무자격 관리사무소장으로 재임 시 단지에 물품을 제공하거나 공사, 용역업자들이 자기에게 향응을 베풀었다며 지금도 그럴 것이라고 관리소장을 의심하다가 몇 가지 공사를 한 후 ‘옛날과 다르네’라며 태도를 바꾸고 관리소장에 대한 의심을 풀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러한 태도가 바뀌지 않은 사람이 너무 많다는 데 문제가 있습니다. 또 관리소장이 개인의 이익을 생각하는 사람에게 원칙을 지키면서 협력을 하지 않으면 없던 죄도 만들고, 출퇴근은 물론 점심시간 준수 여부도 체크하면서 불성실과 무능으로 몰아 관리소장 교체를 요구하고 업무를 간섭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 사람이 전임 대표였다가 현재는 선거관리위원이 돼 자기 생각만 옳다며 업무에 사사건건 개입하고 군림하는 자세를 보이면 가끔은 단호한 조치가 필요합니다. 물론 원칙도 겸손하게 지켜나가야지, 오만하면 적을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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