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는 종합예술이다 <206>

사람들은 기획이나 계획이라는 말을 들으면 우선 어렵다고 합니다. 생각하는 틀과 순서와 방향이 제대로 정립돼 있지 않기 때문이지요. 한글은 자음 14개, 모음 10개만 알면 쓸 수 있고 읽을 수 있는데 의미는 별도로 공부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1. 앞서가지는 못해도 서 있지는 말아야 한다
흐르는 물을 거슬러 올라가기는 어려운데 빠른 물속에 가만히 서있으면 발밑의 모래도 빠져나가서 서있기도 어렵고 물을 기준으로 보면 뒷걸음을 하고 있게 됩니다. 세상이치도 마찬가지로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서도 변화에 발 빠르게 대처하지 않으면 뒤쳐집니다. 원시사회에서 큰 동물을 사냥하는 기술은 2만년 이상 유효한 기술이었지만, IT시대에는 평균 2년마다 더 발전된 기술이 개발되고 사업자 선정지침도 2010년에 제정된 후 2012년, 2013년, 2014년, 2015년, 2016년, 2018년 등 거의 1~2년마다 개정되고 있습니다. 게다가 지침의 모든 규정을 강행규정으로 생각해 단어 하나에도 과태료를 부과하는 시대의 관리는 달라져야 합니다. 지침의 목적이 공정한 경쟁을 통해 투명한 관리를 이루고자 하는 것인데 지침을 자세히 보면 투명성에만 초점을 맞추다 보니 경쟁을 하지 말라는 것으로 운영되고 있으니 관리업무도 적절한 변화가 필요합니다. 실수로라도 처벌을 받으면 지탱하기 힘든 것이 요즘 현실입니다.

2. 잘 듣는 사람이 드물다
듣기를 잘하는 것은 말하기보다 중요합니다. 모든 규정을 개정할 때는 개정이유를 달아서 하는데 개정이유는 개정권자의 선택입니다. 개정의 목적과 적용해석의 기준이기도 하지요. 그런데 사람들은 잘 듣지 않습니다. 듣지 못했으니 본질을 모르고 적용했다가 지침위반으로 과태료 처분을 받으면 남 탓을 합니다. 또 의결하는 사람은 관리사무소장이 그렇게 해도 된다고 했다고 핑계를 대고 관리소장이 규정을 이야기하면 법규만 따진다며 지청구를 주면서 서로 원망하는 것은 모두 개정권자의 의도를 잘 이해하지 못한 때문입니다. 성경에 믿음은 들음에서 난다고 한 것은 그냥 듣고만 있으라는 말이 아니며 충분히 이해하고 오래 기억하며 실천하라는 의미인 것처럼 모든 규정은 본질을 잘 알아야 합니다. 그래야 적용에 잘못된 것이 있으면 이의신청을 통해 아니라고 할 수 있는 것이지요. 결국 답은 좋은 질문 속에 있습니다.

3. 먼저 생각하는 방법
미리 생각하고 움직이는 것은 중요합니다. 과연 어떻게 생각해야 이길 수 있을까요? 이기는 생각을 하려면 생각하는 법을 훈련해야 합니다. 우리는 5W1H(육하원칙)을 알고 있습니다. 관리에 있어서도 어떤 일을 할 때 왜(why) 필요한가→언제(when) 해야 하나→무엇을(what) 해야 하나→대표회의와 관리주체 중 누가(who) 해야 하나→어디를(where, 범위)→어떻게(how, 공사방법, 입찰방법)의 순서로 생각하면서 단계마다 예상되는 문제점과 해결방안을 같이 검토해야 하는데, 우리는 이미 장기수선계획과 사업계획 예산 및 사업자 선정지침을 통해 필요한 모두를 알고 있습니다. 다만 이 모든 과정에 ‘선택’의 여지가 있으니 서로의 욕심이 달라 충돌이 생기고 결정권자의 판단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것입니다. 장기수선 사업을 하면서 부품을 공산품으로 구입해 직접 공사(설치)를 하는 경우, 일당은 장충금으로 사용하는 것이 당연함에도, 관리사무소 직원을 별도의 근로계약을 작성해 채용해 직영공사로 주야간 일을 시킨 후 일반관리비가 아닌 장충금으로 일당을 줬으니 용도외 사용이라며 과태료를 부과한 사례가 있습니다. 그럼 미리 적립하지 않은 공사의 설계비, 감리비, 부가가치세 등 부대공사비와 부수비용은 어떤 돈으로 지급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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