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는 종합예술이다 <159>

 


김경렬 율산개발(주) 경영·지원 총괄사장

내 눈의 대들보 같은 흠은 짐짓 보지 않고, 남의 눈에 있는 티끌은 잘 보는 것이 사람입니다. 눈은 항상 앞을 보는 것이지 뒤를 보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지요. 나의 뒷모습을 보기 위해서는 2개의 거울이 있어야 하고 각도를 잘 맞춰야 하는 등 노력이 필요합니다.

1. 사랑은 단점도 좋게, 미움은 장점도 나쁘게 본다
사랑하면 좋은 것만 봅니다. 좋아하는데 단점을 찾아내야 할 이유가 없고 나쁜 것도 좋아 보이는 것이지요. 그러나 미움이 생기면 좋은 것도 나쁘게 보입니다. 뭐 오죽하면 아무런 잘못이나 흠 잡을 것이 없어도 ‘며느리 발 뒤꿈치가 달걀 같다고 나무란다’는 속담이 있을까요.(婦無可短 踵如鷄卵) 대부분의 아파트에서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이 관리사무소장을 교체해 달라고 할 때 이유가 무엇이냐고 물으면 며느리 발 뒤꿈치가 달걀 같다는 것입니다. 결국은 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그런데 생각해 봐야 할 것이 있습니다. 시어머니는 며느리에게 아들의 사랑을 빼앗겼다는 원망이 있다는 것입니다. 결국 자기가 받아야 할 대표들의 사랑을 관리소장에게 빼앗겼다고 생각할 때 나타나는 현상인데, 왜 대표들이 자기를 지지하지 않는지는 돌아보지 않습니다. 언제쯤이나 관리소장이 회장의 사병(私兵)이 아닌 공인(公人)이 될까요?

2. 남은 나를 가장 잘 비춰주는 거울이다
나를 좋게 봐주지 않아도 나를 가장 잘 보는 사람은 남입니다. 누구도 자신을 잘 안다고 자신하지 못합니다. 모든 것을 내 생각대로 하는 것 같아도 사실은 남이 바라는 대로 행동하고 있지 않은가요? 좋을 때는 좋은 것만 보이고 좋아하는 사람의 기뻐하는 것을 위해 힘든 줄 모릅니다. 아기가 한번 웃어주길 바라며 부모는 온갖 짓을 다하고,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용돈을 아껴 돈 아까운 생각 않고 이벤트를 벌이고 기뻐하는 모습에 같이 기분이 좋아집니다. 문제는 사람은 한결같기가 어렵다는 것입니다. 한시라도 못 보면 죽을 것 같던 사랑하는 여인도 청혼을 받아들이는 순간 ‘아내’가 돼 그저 일상이 되듯이, 사람은 자신도 남들도 변합니다. 더 큰 문제는 변화를 인정하지 않는 것입니다. 아내는 애인이 아닌데 아내에게 애인을 겸직하라니 문제인 것이지요. 남이 변하면 나를 돌아봐야 하는 이유입니다.

3. 남의 눈의 티끌을 보지 말자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를 나무란다는 속담은 내가 어떤지 모르고 남의 허물만 보는 것인데  내 몸에 덕지덕지 붙어 있는 욕심과 내 눈을 가리고 있는 들보를 뽑아내지 않으면 남의 눈에 있는 티끌이 얼마나 작은지 모릅니다. 내 눈이 깨끗해져야 남의 허물이 티끌처럼 하찮은 것임을 알게 됩니다. 우리나라의 아파트 건설 역사를 보면 일시에 200만호를 건설한 지 30년이 다 돼가니 대부분의 단지에서 배관교체 공사가 필요해지고 공사비가 많으니 지자체에서 사업비 지원계획을 시행 중에 있습니다. 어떤 단지에서 사업비 일부를 지원받아 배관교체공사를 하려고 하는데 동대표들 간에 서로 선호하는 공사업체가 달라 서로 자신이 선호하는 업체에 유리한 입찰자격으로 입찰공고를 하겠다고 분쟁이 생겼습니다. 예산을 지원하는 수도사업소에서 입찰기준을 제시했음에도 수용하지 않고 입찰과 낙찰, 계약까지 했지만 결국 수도사업소에서 예산지원 계획을 철회해 계약을 하지 못하게 됐습니다. 배관은 노후돼 수시로 누수가 일어나고 녹물 때문에 빨래도 제대로 못해 가구마다 정수기를 설치하는 사태가 되자 입주민들이 모든 동대표들을 해임했다고 합니다. 내 눈에 들보가 박히면 남의 눈에 티끌이 커 보입니다. 입주민은 동대표들의 작은 욕심으로 불편을 주는 것을 이제 더 이상 참지 않습니다. 내 눈의 들보를 빼 버리고 나와 남을 다시 돌아봐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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