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업체 계약해지는 ‘효력 정지’ 새 업체 계약체결은 ‘유효’

마근화 기자l승인2018.03.08 16:04:09l106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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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남부지법

기존 주택관리업자와의 위탁관리계약을 해지하고 새로운 주택관리업자를 선정한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가 의결정족수 미달로 인해 위탁관리계약 해지 자체가 무효여서 기존 업체와의 계약해지통보 효력을 정지한다는 법원의 가처분 결정을 받았다. 
그러나 새로운 주택관리업자와 체결한 계약에 대해서는 무효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 새로운 업체와의 계약효력을 정지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서울남부지방법원 민사51부(재판장 김도형 부장판사)는 최근 기존 주택관리업자 A사가 서울 양천구 소재 모 아파트 입대의를 상대로 낸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 계약해지 의결 무효 확인 본안판결 확정 시까지 입대의가 지난해 10월경 A사에 한 계약해지통보 효력을 정지한다고 밝혔다. 
이 아파트 입대의는 2016년 5월부터 2018년 4월까지 2년간 A사와 위·수탁관리계약을 체결한 바 있으나 2017년 9월경 동대표 12명 중 11명이 참석한 가운데 7명의 찬성으로 A사와의 관리계약 해지를 결의, 10월경 A사에 해지통보를 했다. 
이후 새로운 주택관리업자 선정을 위한 입찰을 진행, B사와 2020년 11월경까지 3년간 위탁관리계약을 체결해 2017년 12월경부터 관리업무를 수행해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재판부는 “입대의의 계약해지 결의는 의결정족수 미달로 인해 무효”라며 “A사에 대한 해지통보 역시 부적법해 무효”라고 밝혔다. 
현행 공동주택관리법 시행령 제14조 제1항에서는 입대의는 ‘구성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한다고 정하면서 제4조 제3항에서 ‘구성원’에 대해 관리규약으로 정한 정원 또는 정원의 3분의 2 이상이 선출됐을 때 그 선출된 인원을 의미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재판부는 “입대의는 적어도 관리규약으로 정한 정원의 3분의 2 이상이 선출된 경우에 그 선출된 인원의 과반수로 의결할 수 있는 데 반해 정원의 3분의 2 이상이 선출되지 않은 경우에는 관리규약으로 정한 정원의 과반수 찬성이 있어야 의결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 같은 규정은 동대표의 선출이 늦어지거나 일부 인원이 사임하는 등으로 입대의 구성이 정원의 3분의 2에 미달해 대표성이 약한 상태라면 입주자의 권리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의사결정을 할 수 없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런데 A아파트 관리규약에서 정한 입대의 정원은 20명. 입대의는 정원 20명의 3분의 2 이상인 14명이 선출된 경우에는 그 선출된 인원의 과반수로 의결할 수 있으나 14명 이상이 선출되지 않은 경우에는 정원 20명의 과반수인 11명의 찬성이 있어야 의결할 수 있다는 것이 법원의 판단이다.
입대의는 관리규약 제17조에 ‘선출된 동대표가 정원에 미달한 경우 선출된 동대표 총수를 구성원으로 한다’고 규정돼 있으므로 실제 선출된 동대표 12명의 과반수인 7명의 찬성으로 의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관리규약 제17조는 의결정족수 충족의 기준이 되는 ‘구성원’에 관해 정한 것이 아니라 선출된 동대표가 정원에 미달하더라도 입대의가 구성될 수 있다는 취지에 불과하다”고 해석했다. 
입대의 의결이 무효라 하더라도 입주민의 과반수 동의가 있었으므로 해지통보는 적법하다는 입대의 주장에 대해서도 “입대의 결의를 입주민의 동의로 대체할 수 있다고 볼 아무런 법적 근거가 없다”고 봤다. 
한편 아파트 동대표 3명과 입주자 1명이 입대의가 B사와 체결한 위탁관리계약 효력을 정지하라며 입대의에 대해 가처분 신청을 냈으나 기각됐다.
재판부는 “입대의가 주택관리업자를 선정해 계약을 체결하는 것은 사인 간의 계약으로 법령에 특별히 정함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사적 자치와 계약자유의 원칙 등 사법의 원리가 그대로 적용된다”며 “입대의가 주택관리업자 선정을 위한 입찰절차의 효력을 결정하거나 낙찰자를 선정하는 등의 사무를 처리함에 있어 주택관리업자 및 사업자 선정지침을 위반했다는 사유만으로 이를 무효로 할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아울러 “관리계약의 상대방인 B사가 기존 관리계약이 해지되지 않았다거나 적법한 결의 없이 입찰절차가 진행됐다는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입찰절차에 투명성과 공정성을 현저히 침해할 정도로 중대한 하자가 있다거나 그로 인해 관리계약이 무효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결정했다. 
 

마근화 기자  yellow@hap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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