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는 종합예술이다 <153>

 

 

파킨슨의 법칙(Parkinson’s Law)이란 영국의 행정학자인 파킨슨이 조직은 살아있는 생물과 같다는 인식하에 영국의 식민지가 줄어들어도 식민지관리청 공무원은 오히려 늘고 업무의 효율성이 낮아지는 현상을 보고 정립한 것입니다. 관리자는 업무량과 관계없이 더욱 많은 부하를 원하는 부하배증(部下倍增)의 욕심이 있고 부하가 늘면 지시·보고·확인·감독 등 파생업무가 늘어나 실질 업무량은 증가하지 않았는데도 외형상 업무량이 증가하는 업무배증(業務倍增)의 현상이 나타나면서 조직은 비능률과 낭비적으로 운영된다고 합니다. 왜? 일이 많은 것처럼 보여야 하니까요.

1. 최소한의 인원도 없는 관리사무소
관리에도 파킨슨의 법칙이 통용될까요? 엔트로피(entropy)란 물질의 성질이 변형돼 다시 원래의 상태로 환원하지 못하고 소멸하는 현상을 말하는 물리학의 개념인데 조직에서는 프로젝트 팀이나 TF 조직처럼 목표가 달성되면 소멸하는 조직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조직은 목표가 달성돼도 살아남기 위해 스스로 계속 직원을 늘리고 지속해서 업무를 만들어 내는 네트로피(netropy, negative entropy)현상을 보이게 됩니다. 그러나 최근 관리와 관련한 법령과 제도는 ‘안전’을 내세워 규제를 강화하면서 지금까지 일상적으로 관리직원이 하던 등기구의 설치나 교체도 ‘공사’라고 해석해 공사업자에게 시키라고 하니 아파트에서는 그저 전구교환 정도만 하는 직원은 근무시킬 필요가 없어지게 됩니다. 모든 일을 아웃소싱하면 관리소장의 업무는 업자를 감독하는 것만 남게 되는가요? 아파트는 준공 후 지속해서 업무량이 늘어남에도 제도는 최저임금의 대폭 인상으로 관리비를 부담하지 못하는 입주민들에게 스스로 조직을 유지할 최소한의 인원도 갖추지 못하도록 강요하고 있으니 문제입니다.

2. 직원이 늘어나면 업무량도 업무의 질도 높아진다
최근 보도를 보면 영세한 소규모 자영업자들은 최저임금을 견딜 수 없어 모든 가족이 함께 일하며 인건비를 줄여야 겨우 운영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관리는 자기의 집을 전문관리인에게 맡겨 관리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500가구 단지에서 250만원 급여인 직원 1명을 증원하면 각 가구에서는 월 5,000원의 관리비만 추가하면 되며 직원 수가 늘어나면 업무의 충실도가 높아지고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해 입주민의 만족도는 높아지게 됨에도 오히려 최소한으로 직원을 줄이고 관리 서비스의 질을 낮추도록 강요받고 있습니다. 아파트의 시설물은 준공 이후에는 계속 노후하므로 이를 지속해서 보완해 줘야 합니다. 관리를 모르는 사람의 눈에는 보이지 않더라도 말이지요. 파킨슨이 말하는 조직의 병리현상은 아파트에서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3. 파킨슨 법칙의 병리현상을 막으려면 
업무의 효율성이란 주어진 시간 내에 끝낼 수 있느냐 하는 것인데 파킨슨은 어떤 업무든 시간이 주어지면 그 시간을 다 쓰고서야 완료한다고 합니다. 예를 들면 월요일 10시까지 끝내야 하는 일을 토요일에는 친구들과 등산하고 일요일에 혼자 사무실에 나와서 일한다든가, 매년 6월에 해야 하는 우기진단을 6월 29일에야 완료하고 30일 보고서를 입력하는 등 정해진 시간 까지는 최대한 게을러진다는 것으로, 마지막 1분까지 미루는 일은 1분 내에 해낼 수 있는 일이라는 것입니다. 조직의 효율성을 이루기 위해서는 규칙을 만들 필요가 있는데 ①그날 할 일을 정하고 ②끝내야 하는 시간과 ③단계별 처리시간을 정하며 ④우선순위를 정한 후 ⑤그 일에 방해가 되는 다른 일을 만들어서는 안 된다는 적절한 프로세스를 만들고 제대로 처리됐는지 확인하는 것입니다. 물론 각 직원의 능력에 맞는 정도의 양과 난이도를 감안해야 합니다. 무능하면 바쁜 척이라도 하는 것이 사람입니다.


김경렬 율산개발(주) 경영·지원 총괄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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