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는 종합예술이다 <152>

 


김경렬 율산개발(주) 경영·지원 총괄사장

 

아르바이트는 부업을, 파트타임은 정규취업이 아닌 일정한 날이나 일정한 시간에만 근무하는 시간제 근무 형태를 지칭하는데 본업이 있으면서 파트타임이나 전일제 아르바이트를 하는 경우도 있고, 파트타임을 평생 직업으로 삼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1. 투잡(Two Job)을 강요받는 관리사무소 직원
학생이나 전업주부가 편의점이나 음식점에서 일을 하는 경우는 본업의 수입이 부족한 것이 가장 큰 이유기도 하지만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통해 경력을 쌓거나, 용돈·학원비·여행비·취미생활비용 마련 등을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기도 합니다. 관리사무소의 기전실 근무자는 시설물의 상태를 확인하고, 보수할 것이 있으면 수리하며, 다음 일을 위해 대기를 합니다. 즉 업무가 계속되는 것이 아니라 끊어지고 이어지는(斷續) 형태로 일하는 것이지요. 문제는 대기를 업무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대기(待期)는 휴게가 아님에도 말이지요. 소방관의 출동대기나 경찰이나 군인이 범죄나 전쟁이 나기 전에 예방하는 활동도 대기입니다. 아무도 이들이 휴식한다고 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왜 불시에 발생할 수 있는 소방시설·승강기의 고장, 난방용 팽창탱크의 이상, 고가수조의 물 넘침 등을 처리하기 위해 대기하는 기전실 직원을 휴식한다고 생각하는 것일까요. 휴게시간에는 임금을 주지 않으니 진짜 휴식을 취해야 할 날에는 아르바이트를 하러 가야 생계를 이어갈 수 있는 구조는 다시 생각해 봐야 합니다.

2. 최저임금 대폭 인상의 역습
‘프리터(freeter)’란 자유(free)와 아르바이터(arbeiter)의 합성어입니다. 평생직장도, 생활할 임금도 보장되지 않으니 2∼3개의 파트타임이나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하는 프리터들이 증가하고 있다고 합니다. 서비스산업이 발달하면서 아르바이트 근로자만으로 유지되는 파티대행업, 출장뷔페, 공연장 설치 및 철거, 행사도우미 등 다양한 직종이 생겨났으며 관리는 아르바이트로 하는 업무가 아님에도 2교대 근무를 하는 직원들은 쉬는 날 저수조 청소, 열교환기 세관, 조경작업 등의 아르바이트를 하지 않으면 생계유지가 어렵다는 것이지요. 2018년 최저임금이 대폭 인상되면서 관리소장과 경리, 기전과장 등 일근직에게도 휴게시간을 주고 임금을 삭감하는 경우가 생기고 있으며 경비원들을 특정업무를 하는 시간에만 일하게 하는 파트타임 근무를 시키려는 단지도 있다고 합니다. 주1회 분리수거를 하는 단지는 분리수거 전담 직원을 일당으로 고용한다는 것이지요. 관리업무를 프리터에게 맡겨도 될까요?

3. 프리터(freeter)에게 관리를 맡길 수는 없다.
정부에서는 좋은 일자리를 통해 소득을 높이고 소비를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는 소득주도형 성장을 지향한다고 합니다. 그러니 최저임금을 올릴 수밖에 없지요. 일본이 잃어버린 20년을 소비확대로 벗어나기 위해 정부의 재정으로 저소득층을 현금으로 지원하자 일본 국민들은 장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정부보조금을 다시 저축해 정부의 시책이 효과가 없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최저임금이 올라가자 관리서비스를 포기하고서라도 인원을 줄이거나 휴게시간을 늘려 관리비를 인상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먼저해 관리의 품질은 뒷전이니 노후 아파트에 사는 사람의 녹물, 승강기 고장, 소방시설 오작동 등 생활의 불편은 어떻게 할 것이냐는 것입니다. 처음부터 전문가가 적절한 비용을 들여 관리하면 될 것을, 우선 내가 사는 동안 관리비 덜 내는 것만 생각하다 보니 전문가가 아닌 프리터들이 근무하게 되는 악순환이 이어짐에도 막상 문제가 생기면 책임지는 사람은 없는 남의 집이 되는 것입니다. 필요할 때 꼭 써야 할 곳에 능력을 갖춘 사람에게 관리를 시켜야 진정한 절약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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