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김해시 진영휴먼빌아파트

 

“마치 네 일 아닌 것처럼 한발 떨어져 바라보라” 
십수 년 전 선배 소장이 현장업무에 스트레스 받고 있던 후배 소장에게 건네준 조언이다. 후배 소장은 현장고민에 매몰돼 있던 자신 일부를 건져내고 엉킨 문제의 실타래 하나를 풀었다. 사실 그 충고는 탈무드 속 어떤 경구와도 흡사했다.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this, too, shall pass away)’ 좋을 때나 나쁠 때, 버거울 때와 가벼울 때, 인생의 굴곡마다 균형과 경계 삼을 문장 하나를 구하던 다윗에게 솔로몬은 위 지혜의 경구를 보냈다. 그 선배소장이 김해시 진영휴먼빌아파트 석희용 관리사무소장이다. 석 소장은 약 1년의 공백을 제외하고 20년 넘게 관리사무소장으로 종사 중이다.

 


▲진영휴먼빌아파트는
경남 김해시 진영읍 장등1로 31번길 7에 위치한 497가구의 입주 2년 차 아파트. 12개동의 12층 저층으로 동일한 평형대로 구성돼 있으며 건물들은 중앙광장을 중심으로 조화롭고 안정감 있게 배치돼 있다.
단지 외곽은 물고기, 오리 등이 노니는 하천과 공원 등이 어우러져 있고 시야 방해 없이 사면이 트여 있어 시원한 느낌을 준다.
대부분의 입주민들이 30~40대여서인지 단지 안 기운이 역동적이며 아이들이 뛰노는 모습을 이곳저곳에서 쉽게 볼 수 있다. 입주자대표회의(회장 강재원) 구성원들의 열성적이고 적극적인 참여로 의안 논의와 의사결정이 원활해 관리업무가 신속히 처리되고 있다.
새로운 패턴의 관리를 지향하고자 하는 의욕이 활발한 이 아파트의 관리직원은 총 13명이며 소장, 관리과장, 주임, 경리, 경비원, 미화원 등으로 구성돼 있다. 위탁관리업체인 ㈜대한은 마산 소재의 신생업체.

▲관리사무소장의 관리방침은
역지사지(易地思之)의 마음을 바탕으로 입주자의 눈높이에 맞춰 관계 안에 있는 존재로서 의식하며 입주민들과의 관계유지를 최우선으로 둔다.
그는  “오랜 관리경험에 비춰볼 때, 일에 대한 두려움은 그 결과로서 나태함과 게으름을 부른다”고 말한다. 일의 결과가 두려워 오늘 일을 내일로 미루다 보면 나태의 연속이 되고 실기(失機)해 낭패를 당하게 되므로 일에 있어 나태하지 않으려고 늘 경계한다.
또한 사소한 것을 중요시 한다. 직원들의 소소한 애로사항, 입주민들의 사소한 민원 하나도 귀담아 듣는다.

▲지난 관리활동과 실적 등은
입주 초기 아파트에서는 보기 드문 정감어린 사례가 많았다.
동대표의 재능기부로 희망 가정에 칼 갈아주기 행사를 가졌고, 입주민 중 한 명은 경비실에 방충망을 설치했으며, 냉장고를 기증한 이도 있다.
미화원들에게도 정기적인 식사대접을 하며, 필요한 물품을 상당량 제공한 입주민도 있다. 어려운 여건 속 근로자에게 베푼 입주민들의 호의적이고 인간적인 배려들이었다.
활성화된 단지 카페는 입주민 간 커뮤니케이션 창구가 돼 생활정보 제공 및 물물교환, 재능 나눔 등 순기능 역할을 계속하고 있다.
입주 초기에는 단지 지상주차 전면금지 정착에 관리상 어려움이 있었으나 꾸준한 홍보와 이해를 구한 결과 장애인, 노약자 주차를 제외한 모든 차량이 지하주차장에 주차하는 관행이 정착됐다.
아이들이 지상에서 차를 의식하지 않고 마음껏 뛰놀 수 있는 아파트를 만들자는 취지에서 시작했던 전면 지하주차의 성공성 정착에 다 함께 보람을 느끼기도 했다.
금연구역 아파트 지정은 난제였다. 층간소음과 더불어 지속적인 민원사항인 금연문제 해결을 위해 고심한 끝에 입주민 과반수의 동의를 구했다.
김해시 소재 아파트 중 두 번째로 계단, 복도, 엘리베이터, 지하주차장을 금연구역으로 지정받았으며, 그와 함께 흡연부스를 설치해 흡연구역을 별도로 설정했다.
입주 1년이 되던 시점에 동대표들의 개인부담으로 단지 내에서 ‘주민화합 비어파티’도 열었다. 많은 주민들이 참여해 담소를 나누며 활발한 소통의 장이 됐다고 평가받아 매년 개최하며 규모를 더욱 키울 예정이다. 남은 행사비용은 모두 이웃 초등학교에 장학금으로 기증했다. 또 2회에 걸쳐 산타 이벤트를 실시했다. 크리스마스이브에 동대표와 입주자가 산타복장을 하고 어린이가 있는 가정을 방문해 덕담과 선물, 추억을 전해줬다.

 

▲향후 관리방안과 대상항목들은
2년 차에 접어든 아파트이므로 철저한 하자관리를 통해 담보기간 내 하자보수를 완벽하게 해결해내야 하는 중요한 숙제를 안고 있다.
커뮤니티센터(헬스장, 골프연습장) 내 코인빨래방 설치로 주민 편익을 도모하고, 재활용품 보관소와 음식물 처리장에 폐쇄회로 카메라를 설치(6개소)해 보다 깨끗한 주거환경을 조성할 예정이다.
현재 진행 중인 경로당, 부녀회 조기 구성을 통해 공동체 활성화에 더욱 주력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아파트 옆 제법 넓은 소류지는 여름철 악취와 날파리 기승 등으로 주거환경을 해치는 주범이었다. 입주자대표회의가 적극적으로 나서 지속적으로 민원을 제기한 끝에 행정관청의 정비작업(공사비 2억원)을 이끌어 낼 수 있었다. 지난해 6월경 작업, 완공을 기다리고 있다.
정비완공 뒤엔 환경개선을 넘어 훌륭한 친수공간이자 사랑받는 휴식공간으로 변모할 것으로 기대된다.

 

▲ 왼쪽부터 박종열 미화반장, 신태현 관리주임, 오정현 경리주임, 민경동 관리과장, 김남팔 경비반장, 석희용 관리소장

▲관리사무소 현황과 장래는
관리직원들은 관리소장을 제외하고 아파트 근무경험이 없었다.
소도시의 특성상 인원 수급이 원활하지 못하고 주위 신규아파트의 입주가 계속되는 곳이라 직원들의 이직도 잦은 편이다. 입주 초기에 관리 미숙, 업무의 연속성 결여 등으로 힘든 관리여정을 겪었지만 지금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각자의 업무를 잘 감당하고 있다.
입대의 역시 관리사무소의 사정을 이해하고 업무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요구와 지시가 아니라 함께 동행자가 돼 문제해결을 모색하며 기꺼운 협의와 협조를 아끼지 않는다.
석희용 관리소장은 “입주자와 관리사무소가 서로 역지사지 관계를 잘 유지한다면 관리업무는 탄탄대로일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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