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비 등 부가세 면제’ 기한연장 대신 결론 내릴 때

수요광장 오민석l승인2018.01.15 14:54:46l105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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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민 석 변호사
법무법인 산하

공동주택에 제공되는 관리용역·경비용역·청소용역의 부가가치세는 2001. 5. 24. 법률 제6480호로 조세특례제한법 제106조 제1항의 4의 2호 및 4의 3호가 신설되면서부터 면제가 됐다. 당시 국민주택규모 이하 공동주택의 관리용역 등에 대한 부가세는 영구면제가 됐으나 국민주택규모를 초과하는 중대형 공동주택의 관리비 등에 대한 부가세 면제는 2003. 12. 31.까지 공급되는 용역에 한하는 한시적 면제였다. 부가세 면제기한 만료가 임박한 2003. 12. 30. 국회는 다급하게 그 면제기한을 2004. 12. 31.까지 1년 연장했고, 2004. 12. 31.에는 다시 면제기한을 2005. 12. 31.까지로 또 1년 연장했다.
국회는 2005. 12. 31.에 중대형 공동주택의 관리비 등 부가세 면제를 2008. 12. 31.까지, 2008. 12. 26.에는 면제기한을 2011. 12. 31.까지, 2011. 12. 31.에는 면제기한을 2014. 12. 31.까지, 2014. 12. 23.에는 면제기한을 2017. 12. 31.까지 4차례에 걸쳐 각 3년씩 연장해 왔다. 지난해 12. 19. 국회는 부가세 면제기한을 다시 또 3년 연장해 2020. 12. 31.까지는 중대형 공동주택의 관리비 등의 부가세를 납부하지 않아도 되게 됐다. 2001년부터 2017년까지 중대형 공동주택의 관리비 등에 대한 부가세 면제는 도합 7차례 연장됐고, 2020년 말까지 관리비를 면제해야 하는 것인지에 관한 결론을 미룬 것이다. 언제까지 한시적 면제기한이 임박하면 부랴부랴 면제기한을 연장하는 식으로 문제를 회피할 것인지 매우 답답하다.
중대형 아파트, 그중 위탁관리 아파트의 관리비에만 부가세를 과세하는 것은 여러 문제가 지적돼 왔다. 서민과 중산층이 주로 부담하는 관리비는 생활필수용역에 해당하는데 여기에 부가세를 부과하는 것이 과연 타당한 것인지, 입주자대표회의의 산하 집행기관에 불과한 자치관리기구와 위탁관리업체를 인위적으로 구분해 위탁관리 아파트에만 부가세를 부과하는 것, 시세나 거래가액의 차이에도 불과하고 단순히 면적을 기준으로 부가세 면제대상을 나누는 것, 수선유지비·소독비·승강기 유지비 등의 여타비용과 일반관리비는 모두 공동주택의 관리를 위한 용역임에도 관리비에만 부가세를 부과하는 것 등은 모두 형평에 어긋나거나 자치관리를 유도하는 결과가 돼 전문화된 공동주택 관리를 도모하려는 정책목적과 모순된다는 것이다. 공동주택 관리의 세 이해당사자인 입주자대표연합회, 주택관리사협회, 주택관리업협회가 한목소리를 내고 있고, 공동주택관리학회 등 학계의 의견도 일치한다. 전국 아파트 입주민들의 연대서명과 의견제출뿐 아니라 헌법재판소에 위헌소원이 제기되기도 하는 등 반발도 만만치 않은 실정이다.
정부나 국회도 말 못할 고민이 있을 수 있다. 세금을 부과하거나 면제하는 것은 조세정의와 형평, 세수확보, 연관 산업의 경쟁력 강화 등 여러 측면을 두루 고민해야 하기 때문이다. 필자 개인적으로도 공동주택 관리비에 대한 부가세는 영구 면제돼야 한다고 본다. 하지만 세상일이 꼭 내 뜻대로 되는 것도 아니지 않은가? 치열한 논쟁이든, 여론조사든, 진정성 어린 설득이든 어떠한 방법으로라도 20년을 끌어온 문제에 대한 최종 결론을 내릴 때가 됐다. 찔끔 찔끔 면제기한을 연장하는 방식은 정부정책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리고 떼를 써야 의견이 관철된다는 잘못된 인식을 심어주게 된다. 관련 업계도 단기적 처방으로 위기만 넘기는 경영이 불가피하고, 장기적 관점에서의 사업전략을 마련하기 어렵다. 20년이나 세금을 내지 않다가 다시 세금을 걷겠다고 하면 입주민들의 배신감과 박탈감은 매우 클 것이다. 지금부터 최종 결론을 내릴 시점까지 충분히 검토하고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 만약 과세가 꼭 필요하다면 넉넉한 홍보·계도기간도 염두에 둬야 한다. 2020년 말까지의 3년이라는 시간적 여유가 그리 넉넉해 보이지 않는 이유다.

 

오민석  kslee@hap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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