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가 있는 풍경

夏 林/안  병  석

누이야 새아침 네 눈이 사랑 덩어리다
행여 빈 가지에 찔릴까
하나는 감춰둔 채
하나만 공중에 매단 누이야
볼에 와 닿는 체온으로 설렌다

종로 보신각에서 서른 몇 번
단단한 머리를 주억대며
오래 끓이던 속을 다 비워내고
우주를 당긴 저 객혈
눈시울은 붉을수록 고와서
우리 손 맞잡고 붉어 보자

휘장은 어둠이었지만, 대신 쓴
반성문에 손차양만 보탠다
뚜벅뚜벅 길을 내고
속닥속닥 귀엣말 귀고리 하나
삼백예순 몇 날 매달고 가리라
누이야, 하얀 떡국 한 그릇에
어쩌면 좋으냐
배가 불러오는 이 아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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