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주관 최초 직선회장 황장전 당선


 

“주택관리사 주권시대의 승리”
높은 투표율 “대주관 위상 강화 계기 될 것”

“이제 곧 선거결과를 발표겠습니다” 최승용 선거관리위원장의 말이 끝나고 소란스럽던 장내 분위기가 일순 적막 속으로 빠져 들었다. 그의 손이 컴퓨터 마우스를 클릭하자 화면이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어느 때보다 길고 치열했던 선거과정의 승부를 가르는 운명의 50초. 참석자들은 숨조차 크게 쉬지 못하고 모든 감각과 신경을 집중해 화면을 응시했다. 각 후보 지지자들에겐 ‘일각이 여삼추’ 같았던 시간이 흐르고, 드디어 연단 앞 대형화면에 원형그래프가 떠올랐다. 초록색 부분이 절반을 넘어섰다. 기호 1번의 승리.
대한주택관리사협회 사상 최초로 치러진 직선제 선거에서 현 서울시회장 황장전 후보가 제8대 회장에 당선됐다.
지난달 24일 전자투표로 진행된 선거에서 황장전 후보는 총 유효투표수 1만113표 중 5,534표를 얻어 54.72%의 득표율로 승리했다. <본지 11월 29일자 1051호 1면 보도>
대주관은 공동주택 관리 분야의 대표적인 단체로 유관기관 중 유일하게 전 회원 직선제 투표를 통해 회장을 뽑는다. 지난 선거까지는 시도회별로 대의원을 선출하고 그들이 한데 모여 투표했다. 대주관의 한 관계자는 “여건만 허락됐다면 진작부터 모든 회원의 손으로 회장을 뽑을 수도 있었지만, 전국 1만명이 훨씬 넘는 회원의 직접 투표를 관장하는 일은 시간과 비용, 그리고 공정성 담보 측면에서 너무나 많은 장애물이 있었다”고 설명하면서 “그러나 이젠 모두가 신뢰할 수 있는 전자투표가 도입돼 어디서든 간편하게 투표에 참여할 수 있게 됨으로써 명실상부한 직선제가 실행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야말로 협회의 민주주의가 한 단계 더 질적으로 도약했다는 상징적 의미가 있다”며 “직선제 회장의 탄생은 공동주택 관리를 책임지는 단체로서 더욱 투명하고 굳건한 위상을 확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선거에 대한 높은 관심은 투표율을 통해서도 증명됐다. 대주관의 총 선거인수 1만1,900명 중 1만113명이 투표에 참여해 84.98%라는 놀라운 투표율을 기록했다. 내 손으로 직접 뽑는다는 직접민주주의에 대한 관심이 크게 작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황장전 당선자는 현직 회장을 선거에서 이기긴 어려울 것이란 세간의 예상을 깨고 1,000여 표차로 승리했다.
황 당선자는 “나의 승리는 동료회원 여러분의 선거혁명이자 위대한 주택관리사 주권시대의 승리”라며 “현장의 애환과 고충을 함께 아파하고 열린 마음으로 회원과 동행하는 회장이 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현 회장인 최창식 후보는 재선에 실패했지만, 대주관 최초의 지방출신 회장이란 신화를 쓰며 전면에 등장했다. 그는 재임 중 공동주택관리법 시행, 주택관리사시험 상대평가제 도입이라는 굵직한 족적을 남겼지만 남은 소임을 황 당선자에게 물려주게 됐다.
한편 최초의 직선제는 그 의미 못잖게 일부 과열조짐도 보였다. 또 후보자가 둘 뿐이다 보니 지지자들이 뚜렷하게 갈리는 양상을 나타내 뜻있는 원로회원들이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김찬길 전 회장은 개표장 인사말에서 “선거가 끝나면 앞으로 회원들이 진정으로 편한 협회가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황 당선자는 “최창식 후보를 지지한 회원들께도 심심한 격려와 위로를 드린다”며 “회원들이 맡겨준 소명을 항상 기억할 것”이라고 전했다. 차기 회장 임기는 내년 1월부터 시작되며 오는 14일 열리는 정기총회에서 당선증을 받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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