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에서는 2년에 한 번씩 큰 예술축제가 진행된다. 올해로 10회를 맞는 청주공예비엔날레가 그것이다. 공예의 전통과 미래까지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다.
청주의 옛 담배공장이었던 연초제조창 건물이 폐장된 후 건물을 재활용하여 비엔날레 전시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전시가 진행되는 건물 옆의 문화산업단지에서는 개막식이 진행됐고 건물 앞 공터에서는 푸드트럭와 거리마켓, 공예 체험부스가 운영되고 있다 . 연초제조창 2층부터 전시가 시작되는데 2층에서는 기획전과 청주 디지털 공예 실험실, 게릴라 가드닝과 학술 심포지엄이 진행되는 토크룸 등이 있다.

기획전은 공예의 물성을 조명한 7인의 미디어 아트 작가의 작품으로 시작된다. 천장에 매달려 서로 연결돼 있는 그물망 작품은 마치 동굴 속처럼 자연스러운 형태로 늘어져있다. 계속해서 변하는 조명을 받아 전체 색감과 그림자의 색감도 변화하는 작품이다. 신발을 벗고 들어가 작품 아래에 누워도 볼 수 있어 인기가 좋았던 작품이다.

기획전은 전통 공예와 현대 공예, 그리고 새롭게 등장한 미디어적 공예와 함께 공예의 정체성과 미래의 가능성을 조망해보는 전시장이 이어진다. 이곳에서는 공예의 개념을 한층 넓혀주는 다양한 작품을 볼 수 있다.
3층으로 들어서면 세계관 전시가 시작되는데 이전에는 하나의 국가만 ‘초대국가관’으로 전시했던 것과는 달리 이번에는 9개 나라가 참여해 나라별 공예품을 구경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독일, 핀란드, 영국, 싱가포르, 스위스, 이탈리아, 일본, 몽골, 한국으로 나라별로 공예의 트렌드와 개성을 알아볼 수 있는 전시였다. 세계관에서 특이했던 것은 전시장 곳곳에서 현대무용이나 클래식 연주, 붓 그림 등 공연 이벤트가 열린다는 점이다. 전시를 보다가 지루해질 즈음 환기를 시켜준다는 점에서는 흥미로웠다.
공예작품은 손으로 만든 것 정도로만 생각이 들지만 막상 전시를 보다 보면 사진부터 전통공예까지 그 범위가 상당히 넓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된다. 비엔날레 전시가 끝나고 나면 공예페어와 아트페어 공간도 이어지는데, 전국의 공방과 대학의 관련 학과가 참여해 전시와 판매가 이뤄지는 공예페어와 공예 외에 다양한 미술작품의 전시와 판매가 이뤄지는 아트페어까지 비엔날레와 함께 진행된다.

청주에서 조금 더 고즈넉한 전시를 관람할 수 있는 곳은 ‘운보의 집’이다. 운보 김기창 화가의 집이자 운보미술관이 있어 현대 미술가들의 작품도 관람할 수 있다. 7세 때 장티푸스를 앓고 청력을 잃었으나 김은호 문하에 들어가 두각을 나타냈던 한국의 화가다. 전통적 기법과 새로운 실험으로 독자적인 예술세계를 구축했다. 한옥으로 지어진 운보의 집이자 작업실은 운치 있는 풍경이 있는 곳이다. 한옥 건물의 지하로 내려가면 성경을 동양화로 해석한 운보만의 독특한 그림들을 볼 수 있다. 현대적인 건물로 지어진 운보미술관에서는 현대 미술가들의 작품을 볼 수 있는 전시가 진행된다.

전시와 더불어 건축물까지 아름다운 곳은 국립청주박물관이다. 우암산 동쪽 기슭의 풍광을 배경으로 자리 잡고 있는 이 박물관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건축가인 김수근 선생이 설계한 곳이다. 자연과 어우러지는 모습이 아름다워 김수근 건축가의 작품 중에서도 손에 꼽히는 곳이다.
이곳에서는 충북지역의 문화유산들을 전시하고 있으며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유물들의 아름다움과 건축물의 아름다움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청주의 대표적인 박물관이다.

선선한 날씨에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지는 계절, 가을. 자연풍경과 함께 건축, 디자인, 미술, 공예를 모두 즐길 수 있는 예술의 도시 청주라면 이 가을이 예술적 감성으로 가득할 것이다.

 


-청주공예비엔날레
충북 청주시 청원구 상당로 314
전시기간: 2017. 9. 13~10. 22.
관람시간: 10:00~19:00(금, 토 ~21:00)
관람료: 성인 10,000 / 청소년 5,000 / 어린이 4,000원

-운보의 집
충북 청주시 청원구 내수읍 형동1길 92-41
관람시간: 9:30~17:30(월요일 휴무)
입장료: 성인 4,000 / 청소년 3,000 / 유아 2,000

-국립청주박물관
충북 청주시 상당구 명암로 143
관람시간: 10:00~18:00(월요일 휴무/주말과 문화가 있는 수요일은 마감시간이 다름)

진 은 주  여행객원기자
홍냐홍의 비행(jineunjoo502.blog.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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