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가 있는 풍경


 

 

김  정  서

그리움이
그림자로 동행하는 시월이 오면
마음속 돋을새김으로 살고 있는 이들을 불러내어
눈 맞추고 싶어요
눈빛만으로 다 알 수 있는 것을
제 고집에 잡혀 고만큼에 머물렀던
토막토막 매듭들과 더불어 걷다보면
솟구치는 것도
내려흐르는 순응도
경계를 넘어 둥글어 질까요

마지막 우화가 이울 즈음이면
절로 풀어질 것을
타래로 꼬아놓는 어리석음도
분분히 내려놓는 가을나무처럼
아름다운 작별을 꿈꿀 수 있을까요

시월 이어요
가을 짙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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