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 조깅과 함께 맞이하는 선선한 아침

독자투고 전기택l승인2017.09.06 18:00:48l104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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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기 택 관리사무소장
서울 강남구 논현동 거평프리젠아파트

한껏 무더운 여름을 식혀주듯이 부슬비가 촉촉이 내려 자그마한 물구덩이도 생긴 집 근처 초등학교 운동장을 맨발로 내딛습니다. 푹푹 찌는 더위가 바로 엊그제였는데 참 시원하다는 탄성과 함께 작은 알갱이 돌들의 깔깔한 감촉을 느끼며 매일하는 조깅을 시작하지요. 간혹 휴일에는 왠지 무기력해져 건너뛰고 싶을 때도 있지만 스스로 다독이며 약 50분 정도 하고 나면 땀에 젖은 몸이 생생해짐을 느끼고, 간혹 전날 음주로 피곤하더라도 운동장을 뛰어 주는 게 비교적 해소가 빨리 되는 것 같습니다. 이곳도 몇 년 전에 운동장 바닥을 우레탄으로 깔았다가 환경 호르몬 비난에 휩싸였는지 올 봄에 싹 걷어내고 토사를 부어 자연 그대로의 땅을 회복한 듯싶습니다. 어찌 보면 콘크리트 아파트와 보도블록이 거의 흙길을 잠식해 버려서 아이들이 뛰어 노는 운동장이라도 흙이 있어야 되겠건만 오히려 문명의 이기를 더 먼저 타는지 눈을 씻고 보려고 해도 없습니다.
지난해인가 어린 손주들을 데리고 학교 놀이터 모래사장에 신발을 벗기고 들어가서 놀라고 했더니 그 고운 발바닥에 낯선 감을 느꼈는지 옴짝달싹 못하고 서있더라고요. 요즘 부모야 내 새끼가 행여나 다칠까 불면 날아갈까 애지중지 키우기 때문에 아마 흙 만질 기회도 없었을 겁니다. 그만큼 예전에 골목길에서 놀다 나온 손을 씻었는지도 모르게 밥도 먹고 했던 우리 어린시절보다 면역력은 약해졌을지도 모르지만 그 대신 정보에는 한발 일찍 눈을 뜨게 되는 세대이겠지요. 사람은 원래 부드럽고 울퉁불퉁한 땅을 밟으며 생활했었다고 하는데 점차 인공적으로 만든 평평한 곳에서 생활하다 보니 원래대로 돌아가고픈 마음이 있어선지 산에서 네발도 걷는 소위 호(虎)보를 하는 사람도 있고 맨발로 등산하는 사람도 가끔 볼 수 있습니다. 어쨌든 맨발로 달리다 보면 거리가 청결해서 그런지 간혹 호치키스 알이 박히는 일이 있지만 별로 신경 쓸 게 없고, 그러다 보니 제법 굳은살이 박여서 장난스럽게 곰발바닥이라고 내보여줄 때도 있지요. 걷는 것도 달리는 것도 서로 장·단점을 선택해 운동하겠지만 맨발이라면 흙길은 아니더라도 요즘 조성되는 황톳길이면 적극적으로 추천하고 싶습니다.
어디서나 즐길 수 있는 걷기와 달리기는 심장과 폐, 체지방 소모 등 우리 몸을 위해 많은 도움이 된다고 하는데 조깅은 최소 약 20분 이상은 쉬지 않고 해야 뛰는 보람이 있습니다.
걷는다면 그 4배는 돼야 하겠지요. 하여튼 무작정 걷다 보면 생각지도 않게 그 마을 구석구석의 새로운 모습도 볼 수 있는 이점도 있어서 틈만 나면 차 소리 나는 도심의 한복판이든 생태공원이든 사람 벅적이는 시장 길이든 걸어 봅니다. 가끔은 새벽에 집을 나와 한강변의 시원한 물결을 바라보며 세 시간쯤 걸어 출근할 때도 있지요. 많이 걷다 보면 머리도 맑아지고 무언가 속 시원히 정돈되는 느낌도 있습니다. 올해 한여름의 무더위도 달리거나 걸으면서 땀과 함께 이겨내다 보니 어느덧 9월이 됐네요. 지구 온난화 영향도 있겠지만 갈수록 여름나기가 힘들어질지라도 사시사철은 언제나 어김없이 오고 가는 것, “주여! 지난 여름은 너무나 뜨거웠습니다. 하지만 찬비와 함께 하룻밤 사이에 가을을 내리셨습니다”라고 마음껏 외치고 싶은 선선한 오늘입니다.

 

전기택  kslee@hap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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