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과 건강 <11>

 


 

 최유니게 상담심리사
충남근로자건강센터


화를 내는 것은 나쁜 것일까요? 그렇다고 답변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감정을 느끼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럽고 당연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불행하게도 화를 내거나 감정을 표현하면 불의한 결과가 돌아오는 때가 많습니다. 특히 감정노동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경우 이러한 난처한 상황에 대한 감정이 쌓이면서 오히려 근로자의 심리적인 소진(Burn-out)을 부추기고 근로수명을 단축시키는 결과를 만듭니다.
한 심리학 연구결과로 우울이 낮으면 분노를 참아 생기는 신체화 증상에 별 영향이 없지만, 우울이 많을수록 분노억제가 심하면 신체화 증상이 급격하게 높아진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다시 말해 화가 나는 마음을 참아 생기는 우울은 신체적으로도 질병을 만든다는 것입니다.
입주민들의 민원을 해결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아파트 관리 종사자일 경우 근로자의 선한 뜻을 상대방으로부터 관철시키기 보다는 거칠고 다양한 입주민들의 말과 행동을 받아내야 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그리고 응대상황에서 생긴 에피소드를 갖고 정당하게 자기표현이 가능한 자리도 많지 않습니다. 그야말로 참아야 할 경우가 더 많은데, 그러면 어떻게 자아를 건강하게 지켜가면서 노동을 할 수 있을까요?
가장 좋은 방법은 화를 무조건 억제하는 것도 아니고 화를 폭발시키는 것도 아니라 상황에 따라, 상대방에 따라 적절하게 조절하는 것입니다. 말은 쉽지만 정말 쉽지 않은 일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반복 연습이 필요합니다. 갈등 상황을 자주 마주하면서 자신의 감정을 인식하고 표현해야 합니다. 그리고 상대방의 피드백을 통해 적절한 수준의 표현을 연습하다 보면 조절할 수 있게 됩니다.
최근에는 이러한 감정 특히 분노라는 강한 감정을 다루는 방법으로 명상과 호흡법이 많이 활용되고 있습니다. 충남근로자건강센터에서도 이러한 방법을 근로자들과 함께 공유하고 연습하고 있습니다. 호흡을 통해 뻣뻣하게 경직된 몸이 이완되는 것을 경험한 분들은 ‘몸이 뜨거워졌다’, ‘초원 위에 있는 것 같이 마음과 몸이 편안하고 상쾌해졌다’라고 말합니다. 단 3분만으로도 감정의 해소는 가능합니다. 답답한 상황을 직면할 때 호흡만으로도 감정을 보호할 수 있습니다. 
충남근로자건강센터는 아파트 관리 종사자들을 위해 ‘푸드떼라피를 이용한 집단상담’, 심리검사를 통한 개인상담을 무료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혼자 감정을 관리하기 어렵다고 느껴진다면 센터에 내방해 상담받길 권유합니다.
마음의 어려움은 정신병자나 이상한 사람이 겪는 결과가 아닙니다. 너무나 자연스럽고 당연한 결과입니다. 센터를 활용해 도움을 받고 좀 더 자신의 노동에 대해 만족스러운 생활을 만끽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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