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가 있는 풍경

 

이  석  락

 

황사가 숨통을 막고 
송홧가루가 눈을 짓이겨도
시청 시위는 이어졌다

장마당 드센 여자도 아니지만
공익사업 깃발 모리배에게
전 재산을 뺏기는 일이 억울하여
아침마다 모여든다
잔 다르크Jeanned'Arc도 아니지만
나를 죽여 다른 사람들이라도 구해 내려고 
밤이나 낮이나 온종일 땀을 흘린다

집회가 100일 지난 것도 두 달 전
관리들은 도정법*이 잘못되었으니 어쩔 수 없다는 말뿐
절차를 지키고 법정신을 따르면
악법에도 길이 있는데
입법 정신보다는 행정 성과에 매달린다

나약함을 추스르려고 ‘결사투쟁’ 깃발 흔들며
이유 있는 말에는 잡아넣지 못하리라는
대한민국 최저 양심에 기대어
힘없는 자들이 고래고래 소리친다
정부도 국회도 언론도, 학계까지도
하나같이 재벌의 뇌물에 취했다고.

*도정법: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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