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독자투고 배동연l승인2017.08.02 18:00:59l103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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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 동 연 관리사무소장
광주광역시 서구 상무호반1차아파트

굴비의 고을 전남 영광이 내가 태어난 고향이다. 지금은 도로 사정이 좋아서 광주광역시 상무지구에서 좋아하는 노래 몇 곡을 부르면 신록이 우거진 불갑산이 있다. 푸른 보리가 물결치고 있는 영광읍, 군남, 염산 설도 들판을 지나면 태어난 마을 미동골에 도착한다.
옛날 중고등학교 시절에는 겨울철 눈이 많이 오면, 묘량 삼학 검문소 앞 버스에서 내려 밀재까지 승객들이 버스를 밀고 올라갔다. 다시 버스에 승차해 광주로 유학 다녔던 비포장된 꾸불꾸불하고 험준한 도로였다.
초등학교 저학년일 때 학교 교실이 부족해 2부 수업을 했다. 한마을 같은 반 친구들 경택, 윤민, 길수, 한남이와 향하도에 사는 일수 집에 갔다. 향하도 앞 바닷가 모래사장 및 갯바위에서 굴을 채취해 먹고 조개잡이 등을 하면서 놀다가 학교에 등교할 시간이 됐다. 학교 가는 향하도 뒤 바닷길을 봤더니 바닷물이 많이 들어와 길이 보이지 않았다. 향하도에 사는 일수가 앞장을 서고 우리들은 책보와 옷을 머리에 이고 바닷길을 건너 학교에 갔다.
지금은 향하도에 111m 높이의 전남 최고층의 영광 칠산 타워가 건립돼 서해의 아름다운 노을을 볼 수 있고, 2층 어민회관에서는 싱싱한 자연산 활어회를 맛볼 수 있다.
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생활을 하다가 육군에 입대해 서부전선 최전방에서 몇 개월간 군 생활을 하던 중 월남전에 차출됐다. 강원도 오음리에서 한 달간 M16 사격훈련, 수루탄 투척, 크레모아 설치 등 훈련을 받은 후 부산항 제3부두에서 배에 승선해 동지나해를 거쳐 베트남 캄란항에 일주일 만에 도착했다. 부산항을 떠나올 때 여고생들이 태극기를 흔들고 오륙도와 부산항이 수평선 너머로 사라질 때까지 뱃전에 기대어 바라봤다.
베트남에서는 백마부대에 배속됐다. 헬리콥터로 밀림 산악지역에 투입돼 작전을 하고, 밤이 되면 전방에 크레모아를 설치하고 야간 매복 작전을 했다. 105밀리의 포가 강 건너 베트콩 진지를 강타하는 포성 소리와 정글의 풀벌레 소리를 들으며 M16 총구에 시선을 집중했다.
베트남 전선의 임무를 마치고 추운 겨울에 귀국했다. 따 불 백을 메고 집 대문을 들어서면서 어머니하고 불렀더니 어머니가 방문을 열고 버선발로 눈이 쌓인 마당으로 뛰어 내려와서 “내 새끼 살아서 돌아왔구나”하고 얼싸안고 울던 곳이 내 고향 영광이다. 군에서 제대 후 다시 공기업에서 직장생활을 했다. 직장생활의 절반 이상을 고향 영광에서 근무하다 명예롭게 정년퇴직을 했다. 공기업 재직 시 영광 간척지 쌀과 영광 태양초 청결 고추를 대량 구입해 직원들에게 보급했다. 또한 지역 인재 양성을 위해 14억원의 장학기금을 마련했다. 주로 공기업의 크고 작은 민원 해소와 주민 간 갈등 조정, 주민 복지 증진에 노력했다. 그리고 지역사회 봉사단체인 영광JC 활동도 했다. 젊은 시절 같이 JC 활동하던 친구들이 지금은 의회 의원, 언론인, 사회단체장, 기업인 등으로 영광의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영광에서 가볼 만한 곳으로는 불갑사, 백수해안도로, 천일염전, 가마미 해수욕장, 법성 숲쟁이 공원, 향하도 칠산 타워, 송이도, 염산 백바위해변 등이 있다.
내 고향은 봄이면 청보리가 바람에 날리고, 가을엔 황금 이삭이 물결치는 곳이다.  

 

배동연  kslee@hap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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