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수의 문화답사


 

 

조계산 선암사

 

◈닫힌 문 활짝 열어 준 선암사
영화감독 임권택은 ‘만다라’라는 영화를 찍을 고찰을 구하기 위해 팔방으로 뛰어다녔으나 문을 열어주는 사찰을 찾지 못해 절망한 끝에 마지막으로 찾아간 곳이 선암사였다고 한다. 그로부터 얼마쯤 뒤 그 감독이 만들겠다고 한 영화 ‘아제아제 바라아제’를 위해 또 문을 열어줬다.
만일 선암사가 문을 열어주지 않았다면 그 두 편의 영화는 만들어졌을까. 결과적으로 그 두 편의 영화는 영화예술로서 성공을 거뒀을 뿐 아니라 넓은 의미에서 포교사 노릇도 단단히 해낸 것이다.

◈선암사 일주문
1719년에 세워진 것으로 단층 맞배지붕(옆에서 보면 ‘人’자 모양)으로 배흘림기둥을 세웠으며 기둥과 기둥 사이에 배치해 놓은 다포식 건물이다. 선암사 가람배치의 핵심은 다양한 영역과 축선이다. 사찰의 규모가 크고 불전의 수가 많아 주축 이외에도 여러 개의 축을 설정해 둘 이상의 주불전이나 영역을 통합하는데 사용하고 있다.
주축상에 위치한 대웅전 영역의 건물 군 외에도 원통전, 각황전 영역 등 경내 전체를 네 개의 영역으로 건물들이 배치돼 있는데 대웅전 영역의 중심에서 약간씩 비켜서 있다.
특히 이러한 소영역들은 서로 분리돼 어느 정도의 독립성을 유지하며 축대로 쌓여진 각각의 서로 다른 단 위에 펼쳐져 있다. 절집은 크고 넓은 평지는 없고 좁은 산세에 따라 전각들을 짓다 보니 자연스럽게 단계를 높여가면서 배치한 것으로 본다.

◈선암사는 예부터 육방房의 살림을 살았다
6방은 상서원, 하서원, 강원, 정업원, 도감원, 염불원을 말하며 상서원은 지금의 칠전으로 하서원이 신검당에서 어느 정도 수행한 납자들이 참선 수행하는 공간이고, 하서원은 신검당으로 수행납자들이 처음 선방에 들어와 수행하는 공간이다.
강원은 천불전으로 스님들이 기거하는 공간이며 정업원은 무우전으로 밀교계통의 다라니를 외우는 공간이다. 도감원은 종무소로 절의 사무를 관장하는 곳이며 염불원은 설선당으로 아미타불을 독송하는 공간이다. 이상 6방 살림은 예불 공양 등을 따로 분리해 각각이 독립된 공간에서 독자적인 살림을 살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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