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가 있는 풍경

 


배  영  모

세상살이는 곡예사의 줄타기 같고
살얼음판 걷기처럼 아슬아슬하다.
도처에 위험이 모래사장 개미귀신 같이
함정을 파고 기다리고 있다.

세상은 천적이 호시탐탐 생명을 노려도
귀한 먹이를 사냥해 와야 하고
뿌리를 내려 정착할 수 있는 터전을
마련해야 종족을 이어갈 수 있다.
그러고도 온갖 병마와 사고의 고비까지
피해가야만 목숨을 부지할 수 있다.

살아있다는 것은 실은
기적처럼 놀라운 일이다.

지하철 흑석역 입구
시멘트 보도와 콘크리트 벽 메마른 틈새에
질경이 다섯 식구가 맹렬히 잎사귀 피우고
긴 씨앗 대궁들을 하늘을 향해
솟구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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