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한계에 달한 노후 소규모 공동주택…제도권 진입 시급

기획시리즈 위기의 노후 아파트들 - 4. 지자체와 전문가 지원활동 온영란 기자l승인2017.06.14 18:00:01l102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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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주택은 이제 주거 공간 이상의 의미를 넘어 사회통합의 큰 축을 담당하고 있으며 입주민들은 단순 거주에서 벗어나 관리서비스의 질적 제고를 광범위하게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시대적 추세 속에서도 비의무관리단지인 소규모 공동주택은 관리의 사각지대로 방치돼 점점 더 슬럼화되고 있으며 적절한 관리와 수선이 이뤄지지 않아 입주민들의 안전까지 위협받고 있다. 그동안 전문가 또는 관련 학계에서는 소규모 공동주택을 의무관리대상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을 꾸준히 펼쳐왔지만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소규모 공동주택은 의무관리 범위의 제도권 내로 들어오지 못하고 있다.
이에 전국 지자체와 공동주택 관리의 전문자격사 단체인 대한주택관리사협회 소속 시·도회 및 지부들이 관리의 사각지대에 방치돼 있는 소규모 공동주택을 찾아 정기적으로 안전점검과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울산시의 경우 소규모 공동주택의 효율적인 유지·관리 및 안전을 위해 지난해부터 ‘공동주택 맞춤형 재능기부단’을 결성해 운영하고 있다. 재능기부단은 입주민이 원하는 시기에 단지를 방문해 건축물 관리 또는 안전점검 등 자문을 통한 맞춤형 컨설팅을 진행한다. 시는 올해도 총 20개소의 소규모 공동주택에 대해 컨설팅과 안전점검을 계획 중이다.
경남도는 지난해부터 ‘공동주택 안전관리 재능기부단’을 결성해 가동 중이다. 도는 관리주체가 없거나 관리주체가 있어도 전문성이 없어 입주자들이 위험요소 및 부실관리를 인지 못하는 소규모 공동주택에 대한 지원과 단지의 위험요소를 점검하고 애로사항을 청취해 개선방안에 대한 자문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 강서구는 올해 3월부터 운영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규모 아파트 단지를 위해 주택관리사를 파견하는 ‘찾아가는 공동주택 자문단’을 운영 중이다. 자문단은 150가구 미만의 소규모 아파트 단지 중 주택관리사 자격이 없는 입주민 대표 또는 관리소장이 운영하는 곳을 대상으로 주택관리사 2명으로 구성된 자문단을 파견해 전반적인 아파트 관리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서울 성동구는 지난해부터 시 예산을 확보해 안전관리에 취약한 소규모 공동주택에 대한 정밀 안전점검을 전문기관인 대한주택관리사협회에 위탁하고, 시설물의 손상·결함 등 기능적 위험을 사전에 파악해 위험요인을 제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구는 2018년까지 연차적으로 안전점검을 진행하고 긴급 보수·보강이 필요한 사항은 개선방안을 제시해 소규모 공동주택 입주민 스스로 관리해 나갈 수 있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또 충남 아산시는 올해 2월 관리주체가 없어 보수 및 관리가 어려웠던 소규모 공동주택의 관리방법 등을 한눈에 알기 쉽게 정리한 ‘소규모 공동주택 관리를 위한 첫걸음’ 매뉴얼을 발간해 각 읍·면·동사무소에 배부했다. 매뉴얼에는 입주민 스스로 공동주택을 관리할 수 있도록 ‘우리집 안전점검표’를 첨부해 일반인도 쉽게 체크할 수 있도록 했다.
경기도도 최근 올해 15년 이상 된 소규모 아파트 17개 시·군 164개 단지를 대상으로 안전점검을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한편 지난해 9월 새누리당 김성찬 의원은 관리의 사각지대에 방치돼 있는 150가구 미만 소규모 공동주택을 ‘준의무관리대상’으로 지정함으로써 의무관리 대상에 적용하고 있는 일부 규정을 소규모 공동주택에도 적용하는 내용을 담은 공동주택관리법 개정안을 발의, 국회 계류 중이다.
이와 더불어 현직 주택관리사들도 소규모 공동주택의 관리를 위해 안전점검과 봉사활동을 펼치며 힘을 보태고 있다. 이들은 자체적으로 팀을 조직해 관리주체가 없고 소외된 소규모 노후 공동주택을 찾아 봉사활동을 벌이고, 전국 회원조직을 통해 각 지자체 및 지방의회를 설득, 지속적인 업무회의를 통해 소규모 공동주택 지원을 위한 근거 조례 신설과 예산 반영을 촉구하고 있다.
대주관 인천시회는 지난 2013년부터 시회 자체 예산으로 ‘소규모 공동주택 안전점검 사업단’을 결성해 꾸준히 봉사활동을 전개해 나가고 있다. 50여 명의 주택관리사로 구성된 사업단은 매월 마지막 주 토요일에 모여 안전점검과 봉사활동을 진행하고, 진행 결과를 시청 및 해당 구청에 보고서로 제출해 소규모 공동주택에 대한 안전관리의 중요성을 알리고 사후관리가 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조형준 사업단장은 “소규모 공동주택이 워낙 많고 여러 곳에 혜택이 돌아가야 하다 보니 한 번 방문했던 곳을 재방문하는 것이 쉽지 않고 자원봉사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면서 “소규모 공동주택에 대한 정부의 정책적 관심과 제도개선이 필수적인 상황”이라고 말한다.
대구시회는 지난 2008년 ‘소규모 단지 지원위원회’를 설치하고 1년에 분기당 한차례에 걸쳐 소규모 공동주택을 찾아 적극적인 지원을 실시해오고 있다.
김학엽 대구시회장은 “10여 년에 걸쳐 소규모 공동주택을 위한 봉사활동을 진행하고 있는데 관리주체나 경비원도 없는 곳이 많아 영세하고 낡은 노후 아파트가 대부분”이라면서 “오히려 집중관리를 받아야 할 대상이 법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어 안타깝다”고 말한다.
대주관 전북도회는 전주시와 함께 2008년부터 지속적으로 소규모 공동주택 안전점검 및 봉사활동을 상·하반기에 걸쳐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30여 명의 주택관리사들이 참여해 소규모 공동주택 2~3개동의 도색작업을 진행하며 구슬땀을 쏟기도 했다.  
전기환 전북도회장은 “지자체 및 협회에서 소규모 공동주택 관리를 위한 안전점검 및 컨설팅, 봉사대 등을 발족해 진행하고 있지만 재정 및 참여 인력 부족 등으로 인해 일회성에 그치는 등 소규모 공동주택 지원을 이어나가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라면서 “하지만 소규모 공동주택 입주민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으로 봉사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고 밝힌다.
경기도회 용인지부는 용인시와 함께 2014년부터 소규모 공동주택 안전점검 용역 및 멘토링제와 소규모 공동주택 안전관리 자문단 운영에 참여하고 있다. 멘토링제는 단지별로 관리소장과 입주민이 함께 멘토링팀을 이뤄 시설물 등의 안전을 점검하고 점검 요령 및 현장교육을 진행하며, 안전관리 자문단은 주택관리사를 포함한 건축사 등 분야별 전문가로 구성해 노후·불량시설에 대한 개선과 보수공법을 제시하는 맞춤형 안전관리를 시행하고 있다.
아울러 울산시회는 울산시가 진행하는 맞춤형 재능기부단에 주택관리사 일부가 참여해 봉사활동을 함께 하고 있으며, 강원도회는 올해 9월부터 소규모 공동주택 지원사업을 진행하기로 결의하고 세부적인 지원사항을 준비 중이다.
이 외에도 많은 시·군·구에서 공동주택 관리 지원조례를 마련해 공용시설 보수 및 관리에 필요한 비용 일부를 지원하는 등 열악한 환경의 소규모 공동주택 입주민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관리주체의 부재로 이를 이용하지 못하거나 정보조차 알지 못하는 곳이 많고, 지자체에 지원조례 근거만 있을 뿐 실질적인 지원이 진행되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소규모 공동주택을 위한 제도권내 편입과 지원이 이제는 더 이상 미뤄져서는 안 되는 현실을 직시해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온영란 기자  oyr@hap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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