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용수의 에세이


 


 

그래서 지장도량, 관음도량, 미타도량이 있나보다.
극락왕생을 바란다면 아미타재일에(매월 음력 15일) 미타도량을, 조상이나 영가를 천도하려면 지장재일에(매월 음력 18일) 지장도량을, 고통과 액난을 없애려면 관음재일에(매월 음력 24일) 관음도량을, 병을 고치려면 약사재일에(매월 음력 8일) 약사도량을, 담당을 하는 부처님을 찾아 기도를 하는 것이 좋단다.

만 중생을 굽어보는 약사여래불
바람과 눈비 천둥번개 세월에도
중생제도 큰 뜻이 있어
사시사철 갓 하나 쓰고도 자애로운 미소다.
온갖 병고 삼재팔난 자비로운 처방으로
온갖 고해 세상풍파 온몸으로 막고 있네.
열두 가지 서원 세워
병으로 괴로워하거나 약도 없는 자가 있다면
부처가 되지 않겠다는 약사여래불
오늘도 투명한 유리광 세계에서
좌 보처 일광보살 우 보처 월광보살과 더불어
삼천대천세계를 자비의 무량광대 보살행으로
동방의 약사정토에서
중생의 질병을 치료하는 약사여래불.

 불경은 말한다.
부처님이 바깥에 있는 것이 아니라 네 안에 있다고.
네가 지혜로우면 네가 문수보살이요, 네가 자비를 실천하면 네가 보현보살이라고.
팔공산 갓바위를 향해 내 안의 부처님을 보듬고 한 계단 한 계단 오르며 쌓은 공덕으로, 오늘 이곳에 온 모든 사람들의 한가지 소원이 꼭 이루어지기를 바라본다.
이곳 갓바위는 종교를 떠나 탁 트인 조망과 하늘, 눈부신 신록과 비교하지도 판단하지도 않는 바람이 우리의 마음을 푸르게 한다.
갓바위마저도 세속이라고 세속을 저만치 비껴가는 저 구름은 출가를 한 것일까.
한 가지 소원을 들어준다는 갓바위 부처님, 말하지 않아도 모두가 이곳에 온 이유를 당신께선 이미 알고 계시질 않습니까.
백거이의 시 ‘술잔을 들며’다.

와우각상쟁하사(蝸牛角上爭何事)/석화광중기차신( 石火光中寄此身)
수부수빈차환락( 隨富隨貧且歡樂)/불개구소시치인(不開口笑是癡人)
달팽이 뿔 위에서 무엇을 다투는가/부싯돌 불꽃처럼 짧은 순간 사는데
풍족한 대로 부족한 대로 즐겁게 살자/하하 웃지 않으면 그대는 바보
 <끝>

저작권자 © 한국아파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