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용수의 에세이

 

 

팔공산 자락의 동화사를 들러 세계 최대의 석불이라는 통일약사여래대불의 앞에 섰을 땐 그 위용에 감탄사를 연발한다. 높이만도 33m요, 양쪽의 높은 탑이며 그 넓은 공간은 축구장보다 넓단다.
전북 익산의 화강암 5,000여 톤을 가져와 불상에 2,000톤 좌대에 3,000톤이 들었다는 통일약사여래대불의 몸 속에는 미얀마 정부가 기증한 부처님 진신사리 2과가 들어 있다고 한다.
7,000만 민족의 대화합을 위해 세워졌다는 그 숭고한 뜻이 하루 빨리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법화보궁엔 부처의 진신사리 7과가 있고 불교문화관엔 불교와 관련한 귀중한 자료들이 질서가 정연하다.
동화사사적비에 새긴 안내문에 따르면 신라의 극달화상(極達和尙)이 유가사라는 이름으로 창건한 것을 심지조사(心地祖師)가 중창하면서 겨울인데도 오동나무가 꽃을 피운 것을 보고 동화사라고 하였다고 한다.
동화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9교구의 본사라고 한다. 현재 한국의 불교 종파는 ‘한국불교종단협의회’에 등록된 종단만 30여 종이 되지만 종단협의회에 등록되지 않은 종단도 부지기수가 있다고 한다. 그 중 불자의 70%가 조계종이라고 한다. 조계종이라는 이름은 중국에서 참선으로 깨우침을 얻은 6조 혜능 스님이 살고 계셨던 절의 뒷산 이름이 조계산인데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또한 1950년대에 무절제한 대처승들에게 사찰을 맡길 수 없다는 비구승들이 태고사를 조계사로 현판을 바꿔 달게 되면서 현 조계종이 시작되었다고도 한다.
승(僧)이나 속(俗)이나 돈과 권력이 생기면 잡음이 생기나 보다. 한때는 조계종단의 유혈 난투극이 자비의 실천 도량에서 벌어지기도 하고 고위직의 승려가 음주니, 유흥업소니, 성문제가 회자되기도 했었다고 한다. 동화사도 주지 임명을 둘러싼 내분도 있었지.
이제는 통일까지 내다보는 통일약사여래대불이 있는 동화사에서 한국불교가 부처님이 첫 설법을 하신 녹야원이 되고, 사원의 시초가 된 죽림정사가 되기를 바라본다.
더군다나 눈 내린 들판을 걸어갈 때 뒷사람의 이정표가 된다고 어지럽게 걷지 말라고 한 서산대사의 제자 사명대사가 호국을 위해 몸 바친 진영이 성보박물관에 있지 아니한가.
또한 조계종의 개조이신 보조국사 지눌의 진영도 성보박물관에 있다.
보조국사는 누구든지 잠시 동안 고요히 앉으면 2만리나 솟아오른 칠보탑(七寶塔)을 세우는 것보다 뛰어나다고 했으며, 칠보탑은 언젠가 티끌로 돌아가겠지만 한 생각 맑은 마음은 정각을 이룬다고 했다. 
깨달음에 이르는 칠각지도, 괴로움을 소멸시키는 팔정도도, 상구보리 하화중생의 육바라밀도, 마음이 아니던가.
시간적인 제행무상도, 공간적인 제법무아도, 특별히 보는 것은 있는 그대로 보는 것.
달마를 초조로 하는 선종은 문자에 의존하지 않는 불립문자요, 경전에 의존하지 않는 교외벌전이요, 마음을 직관하는 직지인심이요, 본성을 깨달으면 부처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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