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수의 문화답사


 

 

◈어변당-지방유형문화재 제190호
어변당은 조선 초 장수였던 어변당 박곤 장군이 무예와 학문을 닦던 곳이다. 박곤은 무과에 응시해 초시·복시·전시를 거쳐 21세에 장원급제했고 세종 1년(1419) 최윤덕 장군의 막하로서 대마도 정벌, 남해 왜구 토벌에 큰 공을 세운 바 있다. 현재 중앙에는 충효사가 있고 어변당 앞에는 박곤이 만들었다는 연못인 적룡지가 있다.
적룡지는 조선시대 사대부들의 이상향을 잘 보여주는 연못이다. 연못 안에는 돌로 섬을 만들었는데 이는 신선이 산다는 동해 봉래산을 상징하는 것으로 신선사상을 반영한 것이다.
이 연못은 어변당과 관련된 설화를 간직하고 있다. 전하는 이야기에 따르면 장군이 어렸을 적 어머니가 물고기가 먹고 싶다고 했으나 마침 겨울이라 그것을 잡기 어려웠다고 한다. 그런데도 장군은 마을 앞 냇가로 가서 얼음을 깨고 낚시를 해 고기를 잡아 어머니께 대접했다고 한다. 어린 박곤은 어머니께 계속해 고기를 대접하기 위해 집 안의 뜰에 연못을 파고 물고기를 길렀다. 그런데 그 연못에는 유별나게 비늘이 붉은 잉어가 살았는데 이 잉어를 연못 안의 자라가 잡아먹으려고 했다. 이에 장군이 그 잉어를 구해줬다. 그러자 그 잉어는 비늘을 남겨 줬고 장군은 그 비늘로 갑옷을 만들어 입고 전장에 나가 승리했다고 한다. 또 일설에는 장군의 효성에 감동해 잉어가 비늘을 남겨놓고 용으로 승천했다 하며, 그 잉어가 용으로 변했기 때문에 그의 호와 사랑채에 모두 ‘어변魚變’이라는 명칭이 붙었다고 한다.

◈밀양 꽃새미마을
밀양 꽃새미마을은 잠시나마 어릴 적 동심의 세계에 빠져 볼 수 있는 마을이다. 꽃새미마을은 산 중턱에 자리 잡아 물이 깨끗하고 공기가 맑으며 다락 논들이 산간 농촌마을의 멋진 풍경을 보여주는 곳으로 어린이들이 체험해 볼 수 있는 자연생태체험이 많은 곳이다.
특히 한여름 마을을 뒤덮는 고추잠자리 떼는 일대 장관을 연출하며 자연의 경이로움을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이밖에 청정지역에서만 서식하는 반딧불이와 다슬기 등도 많이 서식한다. 소원 돌탑축제, 야생화 허브축제, 산촌음악회 등이 유명하고 뒷산인 종남산에는 매년 봄에 철쭉꽃이 만발한다. 이곳은 농촌이 무엇인지 모르는 요즘의 젊은 세대가 한번쯤 아이들을 데리고 방문해도 좋을 만한 곳이다.
돌탑을 돌며 하늘색 리본에 각각의 소원을 빌어 한 자리에 잘 묶어두고 손녀가 만들기 체험을 하는 동안 아내와 나는 옆에 있는 계곡에서 옛날 재약산에 올랐다 내려오면서 들렀던 때를 이야기하며 이날은 또 올까? 그런 생각나부랭이도 붙잡아 보면서 시간을 죽였다.
지나고 나면 항상 풍요로운 허기를 느끼는 것은 여행도 답사도 삶도 매한가지다. 어쩔거나 또 다른 날을 기약하고 길을 나설 수밖에…. 시 한 수  읊으며.
 
“자지러지네/ 온갖 꽃들 봄바람 다 났네// 연분홍 치맛자락 펄럭거리며/ 무작정 나를 불러내는 남정네 없어도// 립스틱 짙게 바르고/ 선그라스 앞머리에 걸고// 순이 엄마 영자 엄마야!/ 퍼뜩 좀 나와 보이소/ 마 그리 꾸물거려 쌌는교// 동백꽃 빨갛게 멍들어 가는데/ 홍매화 요염한 눈길 보내오는데/ 어서 오라 다그치는데// 뭐 그래 꾸물거려 쌌노/ 후딱 좀 나오지 않고/ 봄날이 다 가는데// 밀양 아리랑 가락이/ 스리슬쩍 아리랑 고개를 넘어 가구마/ 이거 정말 미칠 지경 아잉교// 휘청거리지 말고/ 낭창거리지도 말고/ 영남루 올라가서/ 아랑의 원혼 좀 달래주자구나// 와 그리 꾸물거려 쌌노/ 아따 좀 기다려나 보소// 몸 가지 못하고 마음만 앞서가는/ 속 타는 냉가슴 무엇으로 달래라고/ 우째그리 촉싹그려 쌌는교// 맺힌 한恨 다 풀어 뿌리고/ 두리둥실 남천강 거룻배 저어가듯/ 희망의 노를 저어나 보세 저어가 보세”   -박영수 ‘밀양의 봄’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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