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가 있는 풍경
-향수
저녁 별이 유난히 말이 없다
새끼를 다섯이나 낳았다더니
어미 개가 젖 먹이나 보다
-오수
나무 그늘에 잠깐 잠이 든 사이
개미떼가 그 큰 그림자를 끌고 가버렸다
-꿈
생각 없이 보낸 하루 생각할 게 많은 잠자리
-감자 싹
아린 옆구리를 손톱으로 후비고 흙을 발랐더니
금세 다 나아 싹이 돋았다
-거짓말
혼자 지껄이는 혼자만 아는 참말
-슬픔
둥근 술잔이 너무 맑다
내 시집은 공짜라도 허기를 함께 채울 영혼이 없다
-사랑
나란히 누운 봉분 두 개 산불로 타고 말았다
그 속은 얼마나 탔을까?
夏 林/안병석
kslee@hap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