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는 종합예술이다 <104>

 


김경렬 율산개발(주) 경영·지원 총괄사장

 

패턴(Pattern)은 모범, 본보기, 형(型), 경향이라는 뜻으로 일정한 틀을 말합니다. 다람쥐 쳇바퀴 돌 듯 한다는 말은 앞으로 달린다고 생각하는데 제자리에서만 뛰고 있는 것을 말하지만 다람쥐는 사람에게 보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을 위해 운동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1. 패턴은 어떻게 만들어지나?
패턴은 사물이나 사람의 특징을 만들어 그 답게 하는 것입니다. 너 답지 않다는 말이나 안하던 짓을 하니 낯설다는 말은 알고 있던 그 사람의 틀에서 벗어난 상태를 표현하는 것이지요. 사람이 자기 패턴에서 벗어나면 주변 사람들이 등을 돌리고 사회적 패턴에서 벗어나면 적절한 통제를 합니다. 관리업무도 일정한 패턴이 있습니다. 1980년대 공동주택은 프리미엄의 대상으로서 관리는 뒷전이 되자 1990년 이후 주택관리사 제도와 전매제한, 재당첨 금지가 시행되면서 관리업무가 자리를 잡기 시작했으며, 2010년까지는 동대표들 간의 문제로 관리가 혼란해지자 2010년 7월 6일 주택법 시행령의 개정으로 동대표 중임제가 도입되고 국토교통부의 사업자 선정지침이 시행되면서 사유재산의 관리에 공권력이 개입하게 됐습니다. 그러나 아직 사적자치와 공적관리의 구분이 명확하지 못하고 적절한 패턴이 정착되지 못해 혼선을 보이고 갈등을 보이고 있습니다. 관리에 가장 알맞고 좋은 패턴은 무엇일까요?
2. 패턴은 만들어 가는 것이다.
세상은 혼자 살아갈 수 없습니다. 식물들도 살아남기 위해 필요하면 패턴을 바꿔 가며 경쟁하고 있습니다. 너무 천천히 변해 마치 변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모두 변하고 있습니다. 두 사람 이상이 모이면 규칙이 정해집니다. 한 번 정해진 내용은 다른 규칙이 생기기 전까지는 바뀌지 않습니다. 사랑이라는 이름을 더해라는 노래에 ‘삶이란 지평선은 끝이 보이는 듯해도 가까이 가면 갈수록 끝이 없이 이어지고 모든 순간에 이유가 있었으니 세월아 가려므나 아름답게’라는 내용이 있습니다. 살아가는 것은 순환의 과정이고 이유 없는 시간은 없으니 매 시간을 의미 있게 살자는 것이지요. 법령이 관리의 패턴을 만들면 따라야 하지만 문제가 있는 패턴을 개선하려면 관리의 세 축인 입주자대표회의와 주택관리업자 및 주택관리사가 힘을 모아 노력해야 합니다. 노력을 하는 이 순간은 언제나 이유가 있고 언젠가 아름다운 세월로 기억될 것입니다. 그게 언제인가는 지금 얼마나 필요로 하는가에 달려 있습니다.
3. 패턴이 정해지면 쳇바퀴를 돌아야 한다.
일의 순서와 처리방법이 정형화 일상화 돼 특별한 선택이 필요 없는 업무는 기계가 사람보다 더 잘합니다. 관리는 선택의 연속이지만 많은 업무는 정형화(Routine)돼 있습니다. 기계는 의미를 따지지 않고 무한반복을 할 수 있지만 사람은 이유가 있어야 움직입니다. 관리업무는 매일 해야 하는 일과 일주일마다 해야 할 일, 매월 해야 할 일 및 분기·반기·년도별로 할 일이 있고 장기수선계획에 의해 3년, 5년, 10년, 15년, 30년마다 해야 할 일 등으로 구분돼 있습니다. 그러나 관리의 기본을 지키지 못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우기점검을 하면서 우수관이나 맨홀의 숫자와 위치를 모르는 경우나 변압기를 체크하면서 절연화와 절연장갑을 착용하지 않거나 어린이놀이시설을 점검하면서 그네 줄에 손가락이 끼일 위험을 보지 못하는 경우 등 너무 일상화되고 익숙해져서 패턴을 지키지 않는 것이지요. 관리업무의 대부분은 쳇바퀴를 돌리는 일입니다. 생산라인의 컨베어밸트에서는 나 혼자 멈출 수 없습니다. 쳇바퀴를 도는 것이 뭐 어렵냐고 얘기하는 관리업무를 모르는 사람에게 설명해 봐야 소용없으니 그냥 합시다. 정유년 올 한 해도 패턴을 지키며 힘차게 뛰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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