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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석 춘 
서울 성북구 공동주택관리 자문위원
(행복코리아 대표)

우리는 종종 ‘다른’ 것과 ‘틀린’ 것을 혼동합니다.
흑인과 백인의 피부색은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른’ 것입니다.
상대방이 나와 다른 생각을 하고 있으면 그 생각은 틀렸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서 보면 틀린 게 아니라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자기 나름대로의 가치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사회생활을 하면서 서로 이해하고 배려하면서 더불어 살아가야 합니다.
‘여우색시’라는 전래동화를 소개합니다. 옛날 옛날에 농사를 짓는 젊은이가 있었습니다.
농사가 잘되면 예쁜 색시를 맞아 장가를 갈 꿈을 안고 열심히 농사를 지었지만 농부의 밭에서는 깨 한말 밖에 수확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장가가기는 글렀다고 생각한 농부는 힘없이 다리를 건너다가 그만 물속에 풍덩 빠지고 말았습니다.
그 순간 은빛 옷을 입은 색시가 나타나 농부를 구해 줬는데 바로 그 색시는 사람으로 둔갑한 ‘여우색시’였습니다. 아름답게 생긴 이 여인이 깨 한말만 주면 시집을 오겠다고 했습니다. 총각농부는 깨 한 말을 구해 주고 여우색시와 결혼을 했습니다. 여우색시는 농부 남편에게서 지참금으로 받은 깨 한 말을 참기름으로 바꾸고, 또 그것을 팔아서 남편에게 베틀을 사오라고 했고, 보름달이 뜬 어느 날 베틀이 있는 방안에 들어가서는 절대로 들어와서는 안된다고 했습니다.
여우색시는 방안에서 밤마다 농부를 위해 자신의 소중한 털을 뽑아 고통도 참고 비단을 짰습니다. 색시는 자신의 은빛 꼬리털로 옷감을 짜고 그렇게 완성된 비단을 농부는 팔아서 농부의 살림이 점차 좋아지게 됐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웬 할아버지가 그 색시가 천년 묵은 구미호라며 물약을 건네주면서 베틀에 한 방울씩 삼일동안을 뿌리면 여우가 죽게 될 것이라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이 말을 들은 농부는 자신의 색시가 구미호라고 확신하고, 베틀에 물약을 뿌렸고 여우색시는 하루하루 병약해져 갔습니다. 마지막 날을 참지 못하고 농부가 방을 몰래 엿보니 색시는 눈물을 흘리면서 자신의 은빛 털을 뽑아 옷감을 짜고 있는 것을 직접 보고는 여우색시의 진심을 알게 됐습니다. 그 할아버지는 여우색시를 미워한 천년 묵은 천룡이었습니다. 결국 여우색시의 도움으로 할아버지를 물리치게 됐고, 농부는 자기와 다른 여우색시를 아내로 받아들이고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우리는 여기서 나하고 다르다는 편견이 미움을 낳게 된다는 것을 배우게 됩니다.
우리 아파트에도 아파트 공동체의 발전을 위해 열심히 봉사하는 ‘여우색시’가 있습니다.
나하고 다르다고 해서 다 틀린 것은 아닙니다.
“마음이 모여서 마을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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