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시 문화유산 답사기 (1) 신비로운 빛 가득한 비밀의 땅 ‘밀양’

박영수의 문화답사 박영수l승인2016.12.21 18:00:14l수정2016.12.26 14:07l1006호

크게

작게

메일

인쇄

신고


 

▲ 밀양강과 밀양 시내 모습

이번 답사는 아내와 마침 시간이 허락하는 큰딸 그리고 초등학교 4학년에 재학 중인 큰 외손녀가 같이 동행했다. 경주답사에 이어 두 번째로 함께 하는 답사를 밀양으로 정한 것은 나름의 인연이 있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의 추억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외가가 있는 곳을 찾아보고 싶은 것은 어쩌면 너무나 당연하고 꼭 해야만 한다는 강박관념보다는 차라리 인지상정 아니고 또 무엇이랴.
산자락 한 끝을 잡고 오도카니 앉아 있는 자세를 어떻게 봐야 할까. 그것이 양반자세인지 상놈의 자세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들은 바로는 반촌에 역사(驛舍)가 들어서면 시끄러워진다고 억지로 정했다 하니 권력의 오만이라면 오만이고 스스로 자충수를 둔 것은 아닐까 싶다.
우리가 밀양역에 내린 것은 별도 달도 다 숨어버린 적막이 고요를 밀어내는 이른 새벽 세시경이었다. 이 시간에 어디를 갈 수 있겠는가? 어쩔 수 없이 두리번거릴 수밖에 없다. 어떻게 이럴 수 있단 말인가 그야말로 텅 비어 있는 듯한 역 주변에서 몇 시간 휴식을 취할 곳이 보이지 않았다. 깜박 깜박 졸고 있는 허름한 모텔이 있기에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으로 들어갔다. 그래도 곱살하기는 한 여인이 안내한 방은 완벽한 냉골을 유지하고 있었다. 분명 합당한 금액을 지급했는데 돌아온 것은 겨우 누추한 이불 두 장이었다.
이것이 밀양의 첫 인사라면 너무나 살벌하다는 생각이 밀물처럼 밀려오지만 어쩔 수 없다. 그럴 때 가장 좋은 것은 그럴 수도 있지, 아니면 어쩔 뻔 했나. 이런 말인지도 모르겠다.
안개인지 미세먼지인지 모를 정도로 온 산과 들과 도시가 희뿌엿하기만한 역사 앞에서 출발하는 밀양 시티 버스에 몸을 실은 것은 10시경었다. 차 안을 둘러보니 40명 정원의 반을 겨우 넘을까 말까 하는 사람들이 출발을 기다리고 있었다.
곧 이어 시동을 걸고 중년을 훌쩍 넘긴 듯한 여자 해설사가 마이크를 잡고 오늘의 일정을 설명해줬다.
일본에서 온 교포 한 분, 서울에서 온 우리 일행 4명을 제외하고는 부산, 대구 등 인근 도시에서 또는 밀양 시민으로 구성돼 있었다. 남녀노소가 골고루 섞여 있는데 나보다도 연상의 노부부가 있어 그만해도 다행이구나 싶었다. 이런 여행을 다니다 보면 제일 연장자인 경우가 많아 곤혹할 때가 더러 있었지만 오늘은 마음이 홀가분하다.
밀양을 한자로 풀면 말 그대로 ‘비밀스러운 빛’의 땅이다. 동쪽으로는 운문산과 재약산, 서쪽으로는 화악산과 영취산 그리고 남북으로 종남산과 가지산 등의 산줄기가 병풍처럼 밀양 땅을 감추고 있는 품새다.
그래서일까. 밀양은 신비로움과 비밀이 가득하다. 수줍게 숨어 있는 밀양의 비밀을 찾아 떠나보자.


 

 

박영수  kslee@hapt.co.kr
<저작권자 © 한국아파트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기기사

기사 댓글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최대 400byte

숫자를 입력해주세요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합니다.
여백
한국아파트신문 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152-727) 서울특별시 구로구 구로3동 222-8 코오롱빌란트2차 705호 (주)한국아파트신문
대표전화 : (02)884-5445  |  팩스 : (02)884-5995  |  등록번호 : 공보 다 04289  |  발행인 : 황용순  |  편집인 : 이경석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경석
Copyright © 2002~2017 (주)한국아파트신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