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의식 낮고 고용불안, 대면 접촉이 가장 큰 스트레스


│한국주택관리연구원 주택관리연구부

주택관리 근로자의 안전의식과 근로환경

 


1. 주택관리 근로자 현황
우리나라는 1970년대 이후 가파른 경제 성장과 함께 급격한 산업화·도시화를 경험했고 이 과정에서 부족한 도시용도 토지를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하고자 고층 집합건물의 건설이 가속화됐다. 현재 우리나라 국민의 약 70%는 이와 같은 집합건물, 즉 공동주택에서 거주하고 있는 실정이다.
2000년 이후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은 눈에 띄게 완만해졌고 인구 구조도 상당히 변해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게 됐다. 이러한 사회의 변화 과정에서 사회경제적으로 취약한 고령인구는 주택관리업(경비, 미화, 시설관리 등) 분야로 상당수가 유입됐다. 즉 1차 정년 퇴직 후 제2의 인생을 시작하는 이들 고령자들에게 주택관리업, 보다 구체적으로 경비원과 미화원은 비교적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근로 직종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주택관리를 포함한 건물관리업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경우 <표 1>과 같이 60세 이상 고령 근로자일수록 산업재해 비율이 현저히 높아지고 있는 것은 매우 우려스러운 상황이라 할 수 있다. 국내의 경우 이러한 산재 취약 계층인 주택관리업 고령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한 기초조사가 체계적으로 이뤄진 바가 없고 사회적 관심도 적은 편이었다.
이에 대한주택관리사협회는 한국주택관리연구원과 함께 주택관리업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근로환경 등에 대한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주택관리업 근로자들의 안전의식 고취 및 처우 개선을 위한 방안을 제시했다.
이 사업은 안전보건공단(www.kosha.or.kr)에서 주관하는 2016년 안전보건 지원 공고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됐으며 이하에서는 실태조사 결과를 설명하고 경비원 및 미화원에 대한 안전환경 조성 우수관리자(관리사무소장) 사례를 소개한다.

2. 안전의식 조사 결과
경비원 1,612명을 대상으로 안전의식 등을 조사한 결과 작업 시 안전도구를 전혀 착용하지 않거나 거의 착용하지 않는 경우가 25.3%에 이르는 등 안전도구 착용의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하는 비중이 여전히 높았다. <표 4 참조>
자신이 근무하는 근무지 위험환경에 대한 안전의식을 조사한 결과 <표 2>와 같이 물리적 위험 중에서는 ‘넘어짐’을, 생화학적 위험 중에서는 ‘가스나 악취’를, 심리적 위험 중에서는 ‘근무 스트레스’를 가장 위험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반면 미화원 1,039명을 대상으로 안전의식 등을 조사한 결과 작업 시 미끄럼 방지 신발 미착용 비율이 22%에 달하는 등 안전도구 착용의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하는 편이었다. 또한 근무지 위험환경에 대한 안전의식을 조사한 결과 <표 3>과 같이 물리적 위험 중에서는 ‘넘어짐’과 ‘미끄러짐’을, 생화학적 위험 중에서는 ‘세정제나 화학물질’을, 심리적 위험 중에서는 ‘근무 스트레스’를 가장 위험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3. 근로환경 조사 결과
경비원 및 미화원의 근로환경은 이번 실태조사를 통해 매우 열악한 것으로 파악됐다. 예를 들어 경비원의 경우 12시간 교대제나 8시간 교대제보다는 24시간 교대제(격일제)가 다수를 차지(87%)해 건강에 큰 부담을 줄 것으로 예상됐다.
휴게실 위치는 아파트 지하(28%)가 가장 많았다. 야간 취침은 별도 장소가 구비된 것이 아니고 근무 장소에서 그대로 취침하는 경우(64%)가 대부분이었다. 미화원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아 휴게실 위치는 아파트 지하(62%)가 대부분이었고, 미화업무 외에 분리수거 등의 업무를 담당하는 경우(35%)가 많아 노동 강도가 매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근로서비스 제공에 대한 대가 역시 열악해 경비원의 경우 90% 이상이 월 200만원 미만의 급여를 받고 있었고(평균 158만원 수령), 미화원은 이보다 상황이 더욱 좋지 않아 월 100만원 전후의 급여를 받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평균 103만원 수령)

4. 우수 근로환경 조성 사례
아파트 경비원 및 미화원의 관리자는 바로 관리사무소장이다. 따라서 이들의 안전과 근로환경은 관리사무소장의 관심 여하에 따라 상당 부분 좌우될 수 있다.
대주관과 한국주택관리연구원은 경비원 및 미화원에 대한 관심 제고를 목적으로 관리사무소장을 대상으로 ‘안전환경 조성 우수 관리자’ 공모전을 실시했고, 경비원 및 미화원에 대한 우수 안전환경을 조성한 관리사무소장 4명을 지난 10월 선정했다. (최우수 1인, 우수 1인, 장려 2인)
특히 최우수상을 수상한 충남 아산의 여상호 관리사무소장(아산 요진 와이시티아파트, 1,479가구)은 작업 전 안전점검 및 안전수칙 이행이 근로자의 머릿속에 각인될 때까지 작업일지 서명을 생활화함으로써 근로자들의 안전의식을 고취시키는데 큰 효과를 봤다고 설명한다. <오른쪽 참조>
경비원 및 미화원의 직속 관리자인 관리사무소장의 지속적 관심과 노력이 동반될 때 일선에서 근무하는 경비원과 미화원의 근로환경 개선은 보다 앞당겨질 수 있을 것이다.

 

<안전점검 확인 및 안전수칙 준수 서약>

 

5. 향후 개선방안
경비원과 미화원을 대상으로 개별적 면담을 하게 되면 이들이 가장 걱정하는 것이 바로 고용의 불안정이다.
대부분 고령의 근로자이므로 정년에 대한 걱정이 크며 통상 간접 고용의 형태로 근무하므로 언제든지 해고될 수 있다는 스트레스가 매우 강하다.
따라서 주택관리업 근로자의 권장 정년을 늘리고 정년이 지난 후에도 건강 상태에 따라 근무기간을 연장하는 등 ‘고령자고용촉진법’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최근 휴게시간을 늘려 이들 근로자의 최저임금 적용 효과를 회피하려는 아파트 단지를 종종 볼 수 있는데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논의되는 생활임금제 도입이 주택관리업 근로자의 경우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하다.
또한 이번 실태조사에서도 나타났듯이 이들 근로자의 휴게 환경은 매우 열악하며 따라서 ‘산업안전보건법’의 규정을 보완해 휴게실 설치 규정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경비원 및 미화원의 근무 어려움은 저임금이나 안전 환경 등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이들은 입주민과의 대면 접촉에서 가장 큰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있다. 입주민과 경비원 간의 갈등으로 인한 불미스러운 사건 발생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우리는 아파트 근로자와 입주민의 역할은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따라서 근로자와 입주민의 상호 이해 및 공감하려는 노력이 가장 시급하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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