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일기 99

 

 

입대의 최 병 용 회장
경기 청평 삼성쉐르빌


4년 전 청평 도서관에서 청평시대, 청, 영영, 민준아빠, 소프트맨이란 닉네임을 가진 카페 회원 5명으로 첫 모임을 시작한 입주예정자 협의회가 입주자대표회의로 발전해 1기, 2기 입주자대표회의 임무를 무사히 마치고 10월 말일부로 3기 입대의에 임무를 인계하게 됐다.
‘내 시작은 미약했으나 내 나중은 창대하리라’라는 말같이 청평 삼성쉐르빌을 ‘행복 아파트’로 만들겠다는 순수한 열정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만들어 낸 결과는 공도 많고 과도 있었지만 그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떳떳한 입대의를 만들어냈다.
지난 4년간 아파트 펜스, 피트니스 센터, 탁구장, 야외 복합 운동기구, 지압길, 유압 자전거 공기 주입기, 지하주차장 무인 차단 시스템, 제설차, 지하 청소차를 마련해 행복아파트를 위한 물리적인 시스템을 완성하고, 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피트니스 회원 동호회, 아파트 산악회, 입주민 친목 잔치 등을 통해 이웃사촌 같은 유대감을 느낄 수 있는 무형적인 시스템을 추가했다.
돌이켜보면 무조건 열심히 일 한다고 성과가 다 좋게 나오고 칭찬을 받은 것은 아니다. 많은 분들이 좋아하고 칭찬해주는 영광도 있었지만 도망치고 싶을 정도의 좌절도 있었다. ‘왜 그렇게 밖에 판단하지 못했을까?’라며 내 자신에게 실망한 경우도 많았다.
가장 견디기 힘들고 어려웠던 것이 동대표들에 대해 부정적인 시선을 거두지 못하고, 반대를 위한 반대를 위해 온라인에 지속적으로 글을 쓰는 입주민들이었다. 순수하게 아파트 발전을 위해 팔을 걷어붙인 사람들을 시행사나 시공사와 결탁해 이권을 취하려는 세력으로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선량한 입주민들을 선동하는 입주민들도 있었다.
어느 아파트나 존재하는 반대만을 위한 반대를 일삼는 입주민들을 무력화하는 최선의 방법은 투명함과 정직함이다. 불과 채 1년도 지나지 않아 입대의가 정말 순수한 사람들의 모임이란 것이 알려져 부정적인 입주민들의 시선이 바뀌고 신망을 받는 입대의가 됐지만 돌이켜 보면 그 과정은 참으로 외롭고 고된 싸움의 연속이었다.
‘석가, 공자, 예수 같은 성인도 안티가 있다’며 일부 안티 입주민들의 존재를 합리화해보기도 하고, 우호적인 입주민들의 따뜻한 위로를 위안으로 삼으며 지금껏 보내왔지만 쉽지 않은 사건들이 참 많았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일을 그만 두고 싶을 정도로 어려운 문제에 봉착 했을 때는 “내가 이 일을 왜 시작했지?” 스스로 자문하면 모든 문제는 가장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방향으로 해결책이 모색이 된다.
입대의 대표란 외로운 자리다. 입주민들의 응원과 지지가 있어야 하겠지만 설사 없더라도 일을 해야 한다. 입주민들의 집이기 전에 내 집의 일이고 내 집 관리비가 높게 나오고 내 집 살림이 허술하게 돌아가는데 가만히 있으면 안 되기 때문이다. 내 집을 관리하면서 주변의 집까지 같이 관리한다 생각하면 편하다.
입대의 대표는 전지전능한 사람이 아니다. 잘 하는 게 있으면 못하는 것도 있다. 횡령과 배임, 직무 태만 등의 중대한 잘못이 있다면 비난을 받고 책임을 져야 마땅하다. 하지만 일방적인 꼬투리잡기 식의 비난과 불평을 가한다면 아무도 더 이상 동대표의 역할을 자원하지 않을 것이다. 슬기롭고 지혜로운 아파트 구성원이 깨끗하고 인정받는 동대표를 만들 수 있는 것이다.
가장 마음에 걸리는 것이 1, 2대 관리사무소장을 떠나보낸 일이다. 덕장이 되지 못한 필자의 탓이고 그릇이 부족했음을 느낀다. 경험이 없고 의욕이 너무 앞선 탓이었지 않나 싶다. 4년간의 회장 재임 기간 중 본인의 부덕함으로 인해 상처를 입은 분들에게 지면을 통해 심심한 사죄를 드리며 입대의 대표들이 아파트를 위해 수고하는 관리주체, 경비원, 미화원들의 아픔을 헤아리는 덕장의 길을 걸어주길 부탁한다.
길고 험한 여정을 끝낸 기분이다. 이젠 삼성쉐르빌의 입주민으로서 차기 입대의에 삼성쉐르빌의 키를 맡기고 물러날 것이다. 하고 싶은 일 소신껏, 마음먹은 대로 하면서 눈물 흘리지 말고 좌절하지 말고 ‘행복아파트 삼성쉐르빌’을 지속적으로 만들어주길 부탁한다. 부족한 나의 글을 지지해주고 격려해준 모든 분들에게도 고개 숙여 감사를 표한다.

<끝>


지난 2년간 ‘회장일기’에 기고를 해온 최병용 회장이 이번 99회를 마지막으로 연재를 마감합니다. 그동안 입주민들을 위해 봉사하는 마음으로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을 해오면서 직접 경험하고 느꼈던 부분들을 독자들에게 생생하게 전달해 준 최병용 회장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저작권자 © 한국아파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